김정일 위원장, 노무현 대통령 영접

[남북정상회담] 4.25문화회관 광장 공식 환영행사

예상대로 김정일 위원장이 공식 환영행사에 나와 노무현 대통령을 영접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11시 50분 경 무개차를 타고 김영남 북 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과 함께 4.25문화회관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출처: 공동취재단]

수곡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노무현 대통령 일행은 청와대를 출발한 지 3시간 30분, 군사분계선을 넘은 지 약 2시간 30분 만인 11시50분 경 공식 환영행사가 열리는 4.25문화회관에 도착했다. 최초 예정된 인민문화궁전에서 4.25문화회관으로 장소가 갑자기 바뀐 이유는 김정일 위원장의 동선을 노출하지 않기 위한 관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시 모란봉 구역 비파거리에 위치한 4·25문화회관은 크고작은 공연장과 영화관을 갖춘 문화시설로, 1975년 10월 북한노동당 창당 30돌을 기념하여 건립됐다. 1995년 10월 2.8문화회관에서 4.25문화회관으로 명칭을 변경했으며, 7층 규모의 석조건물 안에는 6,000석 규모의 대극장, 100석 규모의 소극장, 600석 규모의 영화관과 휴게실, 연습실 등 600여 개의 방이 갖추어져 있다. 4.25문화회관 및 광장에서는 지난 6월 18일 김정일 위원장 당 43돌 중앙보고대회, 9월 8일 정권창건 59돌 중앙보고대회 등이 열린 바 있다.

[출처: 공동취재단]

노무현 대통령은 영접을 나온 김정일 위원장과 반갑게 악수를 나눈 후, 분열대에 올라 북 육해공 3군 의장대의 분열을 받았다. 광장을 가득 메운 평양 시민들은 '만세'를 외치며 환호했고, 노무현 대통령 내외는 김정일 위원장의 안내를 받는 가운데 시민들의 환영에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환영 행사를 마친 노무현 대통령은 백화원 영빈관까지 차량으로 이동, 그러나 2000년 정상회담 때처럼 김정일 위원장이 동승하지는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 평양 공식 환영 스케치

"반갑습니다"(김정일 국방위원장)
"반갑습니다"(노무현 대통령)

2007년10월2일 낮 12시2분. 손을 맞잡은 남북 정상의 인사말은 짧았다.

7년 만에 이뤄진 남북 정상간 만남은 지난 2000년 때와 마찬가지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깜짝 영접'으로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과 만나기 5분 전인 오전 11시57분, 평양시 모란봉구역 4. 25 문화회관 광장에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수천 명의 인파가 문화회관 주변에 운집한 가운데 4대의 벤츠 차량이 잇따라 들어왔고, 그 중 두번째 차량에서 황색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광장은 삽시간에 함성의 도가니였다.

환영 행사에 나온 평양 시민들은 일제히 "만세"라는 함성과 함께 연분홍색,보라색,붉은색 꽃술을 흔들었다.

김 위원장은 손을 들어 화답했다. 2000년에 비해 다소 나이가 들어보이는 모습이었지만 몸짓은 당당했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을 기다리는 동안 뒷짐을 진 채 주변을 둘러보기도 했으며 손짓으로 측근들을 불러 뭔가를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기를 5분여. 마침내 노 대통령이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함께 탄 오픈 카가 4.25 문화회관 광장에 도착했다.환영 인파들은 다시 "와","만세"라는 함성과 함께 꽃술을 일제히 흔들었고 노 대통령은 손을 들어 환호에 화답했다.

차에서 내린 노 대통령이 김 위원장 쪽으로 걸어오는 동안 김 위원장은 제 자리에서 기다렸다.그리고는 다가온 노 대통령과 가볍게 악수를 하며 인사말을 주고받은 뒤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도 악수를 했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에게 손짓하며 준비된 붉은색 카펫으로 안내를 했고, 두 정상은 북한측 육.해.공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았다.혁명음악대의 연주가 장엄하게 울려 퍼졌다. 김 위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사열을 마친 노 대통령은 ㄷ자 모양의 카펫을 따라 미리부터 도열해 기다리고 있던 김영일 내각 총리,강석주 외무성 부상,박순희 여성동맹위원장을 비롯한 당.정 .군 고위인사 21명과 인사를 나눴다. 김 내각총리를 비롯, 북측 고위인사들은 이날 오전 11시25분께부터 행사장에 나타나 노 대통령의 도착을 기다렸다.

북측 인사들과 인사를 마친 노 대통령 내외에게 여성 2명이 환영의 꽃다발을 증정했다.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광장 가운데에 마련된 연단에 올라 나란히 서서 북한 군의 분열 행사를 지켜봤다.

뒤이어 연단을 내려온 김 위원장은 도열해 있던 남측 공식 수행원들과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김 위원장은 악수를 하던 중 대북 특사로 방북했던 김만복 국정원장과는 몇 마디 말을 주고받는 등 친근감을 보이기도 했다.

양측 수행원들과 각각 인사를 마친 두 정상은 4.25 문화회관 정면 계단에 운집한 환영 인파들 앞을 지나며 잠시 환호에 답했다. 환영 인파들 중 일부 여성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꽃술을 흔들었다.김 위원장은 환영 인파들 앞을 지나는 동안 시종 노 대통령의 두세발짝 뒤에서 걸어오며 양 손바닥을 수평으로 마주치는, 특유의 박수를 치기도 했다.

환영 인파의 행렬 끝에 도착한 두 정상은 다시 가볍게 악수를 나눈 뒤 각각의 전용차에 올라탔다.노 대통령은 권 여사와 함께 남측에서 타고온 전용 차량에 올라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했고,김 위원장이 탄 차는 노 대통령이 퇴장한 반대 방향으로 사라졌다.

공식 환영식이 끝난 시간은 낮 12시14분이었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 첫날 두 정상의 첫 만남은 12분여 만에 끝났다.공식 환영식이 진행되는 동안 두 정상은 처음 악수를 나눌 때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말을 주고받지 않았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이 김 위원장의 평양 순안공항 깜짝 영접으로 시작된 데 반해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은 4.25 문화회관 광장의 깜짝 환영식으로 시작됐다. (공동취재단)




한편 평양에 도착한 노무현 대통령은 서면 성명을 발표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도착 성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화입니다. 지난날의 쓰라린 역사는 우리에게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습니다"라고 밝히고 "이제 남과 북이 힘을 합쳐 이 땅에 평화의 새 역사를 정착시켜 나가야 합니다"라며 평화를 강조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성명에서 7천만 겨레에게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노무현 대통령, 남북정상회담 평양도착 성명

북녘 동포와 평양 시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환영에 마음속 깊이 뜨거운 감동을 느낍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북녘 동포 여러분께 남녘 동포들이 보내는 따뜻한 인사를 전합니다.

남북은 지금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길을 가고 있습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을 보면서 더 큰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생각이 간절할수록, 우리의 의지가 확고할수록 그 길은 더욱 넓고 탄탄해질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화입니다. 지난날의 쓰라린 역사는 우리에게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이제 남과 북이 힘을 합쳐 이 땅에 평화의 새 역사를 정착시켜 나가야 합니다. 평화를 위한 일이라면 미루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나갑시다.

진심과 성의로써 정상회담에 임하겠습니다. 7천만 겨레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북녘 동포 여러분께서도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를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함께 뜻을 모아 민족의 희망찬 미래를 열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2007년 10월 2일

노무현 대통령은 오후에는 만수대 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면담할 예정이고, 이어 3대혁명사업관 가운데 중공업관을 참관하게 된다. 저녁에는 북측이 마련한 공식 환영만찬을 목란관에서 갖는다. 환영만찬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참석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참석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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