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김영남 상임위원장 환담

[남북정상회담] 첫날 오후 분주한 일정

평양을 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 일행은 방문 첫날 주어진 일정에 따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오후 4시부터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만났다. 김영남 상임위원장과의 환담은 환영행사 시간이 약간 늦어져 순연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환담 결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만수대의사당은 남측의 국회의사당에 해당하는 곳으로, 최고인민회의와 주요 정치 행사나 국가회의가 열리는 곳이다. 1998년 당시 김정일 당 총비서가 국방위원장으로 추대된 곳이기도 하다.

김영남 상임위원장과의 면담 뒤 노무현 대통령은 3대혁명 전시관 내 중공업관을 참관하고 이후 저녁 만찬에 참석한다. (기사 추가 : 김영남 상임위원장과의 면담이 길어져 중공업관 참관은 3일로 연기되었다.)

노 대통령, 김영남 위원장 면담

노무현 대통령은 2일 오후 만수대 의사당에서 북측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면담을 가졌다.

노 대통령은 오후 4시 만수대 의사당에 북측 최승철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김용걸 만수대 의사당 의례 책임자의 영접을 받으며 도착, 의사당 1층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 상임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남측 공식 수행원들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권오규 경제부총리 등 남측 수행원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노 대통령과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 회담장으로 향했다. 회담장 앞에는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등 9명의 내각 책임자들이 도열, 노 대통령 일행을 맞이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장 자리에 앉은 뒤 노 대통령에게 “점심 드셨습니까. 이번에 육백리 먼길을 넘어오셨습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넸고, 노 대통령은 이어 “우리 일행을 따뜻이 성대하게 환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또 “위원장님 말씀을 듣고 보니 먼길인데, 감회가 새롭다”면서 “느낌은 가까운 것 같다. 이번 방북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재정 통일, 김장수 국방, 변재진 보건복지 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 권 부총리, 김우식 과기부총리, 임상규 농림 장관, 성경륭 청와대 정책실장 순으로 남측 공식수행원들을 정식으로 소개했다.

김 위원장도 바로 옆에 앉은 김일철 부장,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로두철 내각 부총리, 김용삼 철도상, 라동휘 육해운상, 최창식 보건상, 권호웅 내각사무국 참사(남북장관급회담 북측단장), 최승철 부부장, 이경식 농업상 등 내각 각 부문 책임자들을 소개했다. 당초 김일철 부장은 참석 대상자에 포함돼 있지 않았으나 회담장에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양측은 각자 준비해온 회담 의제를 놓고 회담에 들어갔다. 회담은 당초 오후 5시까지 1시간 동안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예정 시간을 훨씬 넘겨 진행됐다. (평양=공동취재단)

권양숙 여사는 오후 3시 백화원 영빈관에서 북측 여성지도자와 간담회를 가진 후 4시 30분부터는 인민대학습당을 참관했다. 인민대학습당은 남의 국립중앙도서관과 유사하며, 노동자와 청소년의 사상 교양 장소로 활용된다.

[출처: 공동취재단]

권 여사, 북측 여성지도자들과 간담회

박순희, 류미영 위원장 등 북측 인사 11명 참석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평양을 방문 중인 권양숙 여사는 2일 오후 3시,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박순희 조선민주여성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류미영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회 위원장 등 북측 여성 지도자 11명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권 여사는 “이번 방문이 정상 두 분에게 의미 있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방문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우리 모임도 방문 성과에 작은 도움이나마 됐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권 여사는 또 “서울을 떠나서 평양에 오는 동안 추수를 하기 전 들녘을 보면서 서울과 평양이 다르지 않고 참으로 가깝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이렇게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환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북측 여성 지도자 대표인 박순희 위원장은 권 여사에게 “여러분들과 마주앉아 보니 시집을 갔다 오랜만에 만난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집안에 경사가 생겨서 한 집안이 모여 앉아 있는 것 같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통일의 마음을 안고 좋은 계절에 평양을 방문한 권 여사와 남측의 여러 여성 인사들과 만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북남 수뇌상봉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권 여사를 열렬히 환영하면서 전체 북녘 여성들의 따뜻한 동포애적인 인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당초 40여분 가량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25분 가량 더 길어져 오후 4시7분에 끝났다. 간담회가 끝난 뒤 권 여사와 참석자들은 접견실 옆 대기실에서 총석정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이날 북측 여성 지도자 대표로 참석한 박순희 위원장과 류미영 위원장은 남한의 국회격인 최고인민회의의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인 북측 고위 여성 인사다.

이외에 북측에서는 홍선옥 조선여성협회 회장, 최금춘 김일성종합대학 교수, 장금숙 모란피복공장 지배인, 허덕복 평양시 농업근로자연맹 위원장, 김혜련 고려의학과학원 소장, 리명순 조선민주여성동맹 중앙위원회 과장, 김영희 조선여성협회 위원, 오선화 인민대학습당 처장, 강선미 김일성종합대학 학생 등이 참석했다.

남측에서는 정현백 여성단체연합 대표, 김화중 여성단체협의회 회장, 김홍남 중앙박물관장, 김정수 청와대 2부속실장, 최경희 교육문화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한편, 대통령 부인이 백화원 영빈관에서 행사를 주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000년 제1차 남북 정상회담 때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북측 여성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지만 그 때는 백화원이 아니라 인민문화궁전에서 가졌다. 북측 행사 관계자는 “영부인 행사를 위해 백화원 회의장소를 빌려 주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매우 파격적인 대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화원은 평양 대성구역에 위치한 북한의 대표적인 국빈 숙소로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과 가네마루 신 일본 부총리, 1998년 북한을 방문한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이 곳에 머물렀다. 2000년 제1차 남북 정상회담 때도 김 전 대통령 내외의 숙소로 이용됐다.

백화원은 건물 뒤편으로 울창한 숲이 있고 앞에는 대동강을 끌어와 만든 대형 인공호수가 있어 조경이 매우 아름답다.백가지 꽃이 피어 있다고 해서 이름이 백화원이다.건물 내부는 대리석으로 단정돼 있으며 곳곳에 벽화와 산수화가 걸려 있고 복도에는 연두색 카펫이 깔려 있다. (평양=공동취재단)

권여사, 인민대학습당 참관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평양 방문 첫날인 2일 오후 평양시내 인민대학습당을 방문해 도서관 시설을 둘러보며 북측 관계자들과 환담했다.

권 여사는 이날 오후 4시 30분경 인민대학습당에 도착한 뒤 1시간 동안 홍선옥 조선여성협회장 겸 대외문화연락위원회 부위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전자도서관, 사회과학열람실, 외국어강의실, 음악자료실 등을 둘러봤다.

홍 회장은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평양 인민문화궁전을 방문했을 때도 안내를 맡았다.

권 여사는 분홍색 한복을 차려입은 북측 안내원이 사회과학열람실에 있는 ‘조선문학고전연구’ 라는 책을 꺼내 읽어봐 줄 것을 부탁하자 “돋보기가 없어서 안 보이네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권 여사는 영어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 외국어 강의실에서는 “반갑습니다. 수업 중인데 제가 왔네요”라고 인사했고, 이동 중에는 북측 안내원에게 “문맹은 없느냐”고 물었다. 북측 안내원이 “전혀 없다”고 하자 권 여사는 “열의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권 여사는 음악자료실에서 북측 안내원으로부터 카세트를 작동해 볼 것을 주문받고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반갑습니다’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권 여사는 “남과 북의 문화교류가 활발해지길 바란다”며 ‘국립박물관 명품 100선’이란 책 10여권을 인민대학습당측에 선물했다.
북측의 한 안내원은 “권 여사가 평소 소외된 사람과 책, 도서관에 관심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관심을 나타냈다.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함께 견학한 소설가 조정래 씨는 평양 방문에 대한 소회를 묻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운을 뗀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조 씨는 “점심식사를 하는데 식전 메뉴로 6가지 떡이 나왔다. 반달떡도 있고 남측과 정말 똑같았다. 민족의 동질성이란 걸 느꼈다. 그런데 그게 60년 만이라는 거죠. 아, 비극이지요”라며 감격스러워했다.(평양=공동취재단)

한편 특별수행원은 오후 4시부터 김책공업종합대학 전자도서관을 둘러봤다.

특별수행원, 김책공대 전자도서관 참관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해 평양을 방문중인 정계, 재계 인사 등 특별수행원은 2일 김책공대 전자도서관을 참관했다.

이날 전자도서관에는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문희상 전 우리당 의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와 도올 김용옥 중앙대 석좌교수 등 40명이 방문했다.

특별수행원은 도서관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열람실과 도서관 서고, 화상수업실, 어학실, 컴퓨터 동영상실 순으로 견학했다.

김 전 의장은 내부시설을 둘러보다 컴퓨터 동화상으로 영어공부를 하는 한 학생에게 “영어공부가 어렵지 않느냐”고 물었고, 이에 그 학생은 “반복해서 학습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책공대 전자도서관은 2001년 9월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학교 시찰 도중 전자도서관을 새로 지을 것을 지시한 뒤 공사에 들어가 2006년 1월 완공됐다. 건물 전면에는 책과 전자기록매체를 상징하는 조형물과 함께 김 위원장이 건립을 지시한 날짜인 ‘2001.9.19’가 크게 새겨져 있다.

이 전자도서관은 지하1층 지상5층의 1만6,500여㎡ 규모에 12개 전자열람실과 11개 도서열람실, 4개 개방형 열람홀로 구성돼 있다. 2,000여명의 동시 열람이 가능하며 420대의 컴퓨터가 비치돼 있다. 도서관에는 200만권의 일반도서와 1,150만건의 전자도서가 비치돼 있어 학교 내부에서는 물론, 랜선이 연결된 다른 기관에서도 컴퓨터 접속이 가능하며 가정에서도 전화선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참관이 끝난 후 김 전 의장이 특별수행원 대표로 방명록에 ‘평화와 민족 공동번영을 위하여 함께 힘을 합칩시다’고 적었다.

한편 북측 안내원인 김성혜 씨는 도올 김용옥 교수를 만난 자리에서 “김 선생의 저서를 몇 권 읽어봤다”고 친근감을 표시했다. 이에 김 교수는 “이곳에도 내 책이 읽혀진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평양=공동취재단)

오후 7시로 예정된 공식 환영 만찬은 목란관에서 개최된다. 목란관은 북의 대표적인 공식 연회장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다. 공식 만찬에는 방문단 전체가 참석하며, 남측 일행은 만찬 행사를 끝으로 평양 방문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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