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답례만찬 '화기애애'.. 여흥도 곁들여

[남북정상회담] 국정원장 '정상선언' 조율 위해 만찬 불참

노무현 대통령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을 초청해 주최한 답례 만찬은 3일 오후 10시10분에 시작해 자정이 넘도록 계속됐다.

평양 중구역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만찬은 남북측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하지만 앞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일 환송 오찬에 참가하겠다고 말한 뒤 이날 만찬에 불참해 2000년 정상회담 때의 떠들썩한 분위기보다는 가라앉은 가운데 시작됐다.

[출처: 공동취재단]

노 대통령 부부와 김 상임위원장은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했다. 대동강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에서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고 난 직후 만찬장으로 이동하느라 만찬은 당초 예정 시간보다 40분 정도 늦게 개최됐다.

특히 전날 만찬에 참석했던 남측 인사들 중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이 만찬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일(4일) 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에 서명할 합의문 작성 때문에 불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어제 오늘 저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며 “특별히 우리 일행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으신 김정일 국방위원장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또 “지난 20세기 우리 민족은 제국주의와 냉전의 질서 속에서 큰 시련을 겪어야 했으나 이제는 다르다”며 “남과 북이 경제 공동체를 이루고 함께 번영하는 시대를 열어 나가자”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낮 동안 비가 내려 기온이 뚝 떨어진 가운데 야외 경기장에서 1시간30분 동안 아리랑 공연을 관람한 때문인지 목소리가 가라앉아 약간의 감기 기운이 있는 듯 했다.

노 대통령에 이어 만찬 답사를 시작한 김 상임위원장은 “위대한 장군님께서 노 대통령을 맞이해 주시고 만나주신 격동적 소식은 지금 내외에 폭풍 같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남측의 대통령이 육로로 분계선을 넘어 평양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고, 대통령이 자기 차를 타고 오신 것도 처음”이라며 “이것은 6.15 공동선언 이후 또 하나의 경이적인 현실로서 온 겨레에 커다란 기쁨과 희망을 안겨줬다”고 덧붙였다. 김 상임위원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우리 민족끼리”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날 헤드 테이블에는 노 대통령 내외와 김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북측에서 박관오 평양시 인민위원장,김용진 교육상(교육부장관),로두철 부총리,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류미영 천도교 중앙위원장,강능수 문화상,김용삼 철도상,박순희 여맹위원장이 자리했다. 남측에서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구본무 LG 회장,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구택 포스코 회장 등 기업인들과 백낙청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이 자리했으며, 정부 인사 중에는 권오규 경제부총리와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헤드테이블에 앉았다.

노 대통령은 전날 북측이 주최한 만찬 때처럼 식사를 하면서 김 위원장과 쉼없이 대화를 계속했다. 정상회담이 마무리된 이후여서인지 두 사람의 표정은 시종 밝았다.
참석자들은 남측이 준비한 팔도대장금 요리와 8도의 전통 술을 함께 들며 늦은 저녁 식사를 하면서도 테이블 곳곳에서는 건배 제의가 이어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지속됐다.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헤드테이블로 가서 노 대통령과 술잔을 마주친 뒤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남측이 준비한 팔도대장금 요리와 8도의 전통 술을 함께 들며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 식사가 끝날 무렵 영화배우 문성근씨의 사회로 간단한 여흥시간이 이어졌다. 안숙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벗님가’와 ‘사랑가’ 등을 불렀고, 도올 김용옥 세명대 석좌교수가 북채를 잡고 즉석에서 고수 역할을 맡았다.

이어 문 씨가 “김 위원장과 노 대통령,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과 민족통일의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 술잔을 들어달라”며 건배를 제의하며 만찬이 끝났다. 참석자들이 일어난 시각은 4일 0시20분이었다.

이날 만찬은 재료에서 요리, 서빙까지 모두 남측이 주관했다. 요리 재료는 2일 저녁6시 서울에서 평양으로 가져왔고, 롯데호텔과 워커힐호텔 조리담당 직원 11명이 함께 와 북측 요리사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었다.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장이 음식 준비를 도왔다.

노무현 대통령 만찬사 전문

존경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영남 상임위원장, 그리고 남과 북의 귀빈 여러분, 어제와 오늘 , 저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가는 곳마다 뜨겁게 맞아주신 북녘 동포 여러분의 환대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특별히, 우리 일행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으신 김정일 국방위원장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귀빈 여러분, 오늘 정상회담은 시간이 아쉬울 만큼, 평화와 공동번영, 화해협력 문제에 이르기까지 유익하고 진솔한 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나는 이번 회담을 통해 신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상대를 존중하는 가운데,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역지사지하는 자세가 불신의 벽을 허무는 첩경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 만남이 7천만 겨레에게 큰 희망의 메시지가 되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전 세계인에게 한반도의 미래가 더욱 평화롭고 밝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귀빈 여러분, 2000년 6.15 공동선언은 남북관계가 화해와 협력의 길로 들어서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지금 개성공단에서는 만 8천여 명의 남북 근로자들이 함께 땀 흘리고 있습니다. 반세기 넘게 끊어졌던 길이 다시 열려, 매일 천여 명의 사람과 2백 대가 넘는 차량이 남북을 오가고 있습니다. 교역액도 올해 17억 달러에 이를 전망입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변화들이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머물 수는 없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단순 교역이나 개발 사업 위주의 산발적인 협력을 넘어서, 장기적인 청사진과 제도적 기반 위에서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남쪽의 투자가 북쪽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고, 그것이 남쪽 경제에도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되는 방향으로 협력의 차원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농업, 보건,의료, 인프라 등 우선적으로 협력이 필요한 분야부터 성공적인 협력모델을 만들고, 서로의 장점을 살려 개성공단과 같은 협력거점을 단계적으로 넓혀 나간다면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경제공동체로 발전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귀빈 여러분,경제공동체는 평화의 공동체이기도 합니다. 이미 개성공단 사업에서 확인했듯이, 경제적 협력관계는 신뢰를 쌓고 긴장을 완화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경제협력이 평화를 다지고 평화에 대한 확신이 다시 경제협력을 가속화하는 선순환적인 발전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귀빈 여러분,지난 20세기, 우리 민족은 제국주의와 냉전의 질서 속에서 큰 시련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다릅니다.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한가운데서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장차 민족 경제공동체가 형성되면, 우리를 중심으로 중국, 러시아, 일본을 비롯한 동북아시아의 큰 시장이 연결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위에서 함께 번영을 누리면서 동북아시아에 협력과 통합의 질서를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앞의 미래입니다. 남과 북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만들어 갈 수 있는 가능한 미래입니다. 우리에게는 이를 현실로 만들어야 하는 역사적 책무가 있습니다.

함께 힘을 모아나갑시다. 남과 북이 경제공동체를 이루고 함께 번영하는 시대를 열어 나갑시다. 세계사의 중심에서 인류문명의 진보에 기여하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들어 나갑시다.

이번 만남이 우리 민족의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는 소중한 기회를 되기를 바랍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과 한반도의 평화번영을 기원하는 건배를 제의합니다. 건배!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만찬사 전문

남측 대표로서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도착과 평양시민의 열렬한 환영, 특히 위대한 장군님께서 노 대통령을 맞이해주시고 만나주신 격동적 소식은 지금 내외에 폭풍 같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남측의 대통령이 육로로 분계선을 넘어 평양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고, 대통령이 자기 차를 타고 오신 것도 처음입니다.

이것은 6.15공동선언 이후 또 하나의 경이적인 현실로서 온 겨레에 커다란 기쁨과 희망을 안겨줬습니다.

노 대통령의 짧은 평양 체류 기간동안 상봉과 회담, 좌담을 통해서 우리는 많은 의견을 나누고 서로를 알 수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이해를 더 깊이 갖게 됐습니다. 서로의 이해와 믿음에 기초해 민족을 먼저 생각하고 그 외의 모든 것을 지양시켜 나간다면 북남은 더욱 힘있게 진전될 것이며 나라의 통일과 민족의 번영을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6.15 공동선언이 있으며 민족공동의 정신을 거듭해 나가는 우리민족끼리 믿음이 있습니다. 6.15를 여는 길에 통일된 우리 민족의 미래가 있습니다.

그 길에는 외풍도 있을 수 있고 역풍도 있을 수 있습니다. 좌절과 시련도 있을 수 있습니다.

굳건한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해 온갖 도전을 이겨내고 격변하는 정세 속에서 역사의 기회와 민족의 진로를 자주적으로 열어나가야 합니다.
모든 장벽을 초월해 민족 대의를 앞에 놓고 북남이 뜻과 힘을 합해 나갈 때 이 땅에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시대, 조선민족의 일대 전성기가 펼쳐지게 될 것입니다.

비록 노 대통령의 평양체류 기간은 짧았지만, 이번 걸음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좋은 걸음으로 계속 이어지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민족의 숙원인 조국통일의 위업을 이루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 내외의 건강을 위해, 남측 귀빈 여러분의 건강을 위해, 이 잔을 들 것을 건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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