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평화자동차·서해갑문 방문

[남북정상회담] 평화자동차·서해갑문 방문 스케치

노무현 대통령은 평양 방문 마지막날인 4일 오전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남포시에 위치한 평화자동차 조립공장과 다목적 방조제인 남포 서해갑문을 방문했다.

노 대통령 내외는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오전 8시에 출발, 50분간 평양-남포 구간 고속도로인 청년고속도로를 달려 오전 8시50분에 남포시 상대두동에 위치한 평화자동차 입구에 도착했다.

평화자동차는 지난 2002년 4월에 부지 규모 14만4000여 평방미터, 건물 규모 2만4650 평방미터에 연간 1만대 생산능력으로 설립됐으나 현재 연간 1000대의 승용차, 승합차, 화물차, 소형버스 등을 생산하고 있다. 종업원 수는 216명.

노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평화자동차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공장 입구에서 양정만 평화자동차 지배인으로부터 공장 현황을 들었다. 이어 공장 안으로 들어가 승용차, 승합차 조립 공정을 둘러본 뒤 헤드라이트 테스트 공정에 잠시 서서 북측 근로자에게 “밝기를 보는 겁니까”라고 물은 뒤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권 여사와 함께 쌍용자동차 부품을 조립해 만든 체어맨급 ‘준마’를 시승을 위해 운전석에 올랐다. 노 대통령은 핸들을 잡은 뒤 차 앞에 있던 수행원들에게 “자, 갑시다. 앞에 있는 사람들은 나와 주십시오”라며 시동을 걸었으나 차가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자 노 대통령 바로 뒤에서 조립공정을 살펴보던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노 대통령 쪽으로 다가가 앞 차문을 열고 브레이크 잠금장치를 점검하면서 시승을 도왔으나 끝내 차는 움직이지 않았다.노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옆에 있던 정몽구 회장을 가리키며 “이 분이 자동차 도사”라고 주변에 소개했다.

정 회장은 평화자동차 공장을 둘러본 뒤 ‘시설이 어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는 것 같다”고 짧게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공장을 떠나기에 앞서 양 지배인에게 “엔진도 만들고, 나중에 주변에 부품공장이 빽빽하게 들어서야죠”라며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20분 가량 평화자동차를 둘러본 뒤 다시 차에 올라 오전 9시45분께 남포 서해갑문 기념탑에 도착했다. 서해갑문은 지난 1981년에 공사를 시작해 1986년 6월 준공된 대형 다목적 방조제로, 대동강 하구의 남포시와 은율군을 이은 길이 8Km의 둑과 갑문 3개를 갖추고 있다.

서해갑문은 총 자금 40억달러와 연인원 2300만명, 시멘트 110만톤이 투입됐으며,저수능력 29억 입방미터, 통수능력 초당 4만2000 입방미터, 갑문 1시간 수위조절능력 1억5000만 입방미터 규모다.

노 대통령은 도착 후 곧바로 기념탑 내 접견실로 이동, 서해갑문 건설 과정을 담은 비디오물을 시청하며 북측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이 자리에는 경제인으로 정몽구 현대차,구본무 LG, 최태원 SK, 현정은 현대그룹, 이구택 포스코 회장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함께했다.

25분간 비디오를 시청한 노 대통령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증한 LCD TV 2대가 포장돼 도착한 것을 보고 윤 부회장과 구 회장에게 “감사하다”고 치하한 뒤 “앞으로 영상물을 더 잘 볼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기념탑 전망대로 올라가 서해갑문을 내려다본 뒤 고 김일성 주석이 기념 촬영했던 장소에서 권 여사와 기념촬영을 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가 김일성 주석이 사진을 찍은 자리냐. 김일성 주석처럼 폼을 잡아 보라는 겁니까”라고 말한 뒤 권 여사에게 “분위기 있게 팍 기대세요”라며 포즈를 취해 주위의 웃음을 자아냈다.

노 대통령은 또 김용옥 중앙대 석좌교수에게 “자, 김용옥 선생, 서해갑문을 보니 좋은 구상이 떠오르시느냐”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어 “우리 수행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겠다”며 경제인 등 특별수행원 대여섯명씩과 차례로 기념촬영을 했다.
노 대통령은 서해갑문 방명록에 “인민은 위대하다”라고 쓰고 서명한 뒤 주위의 남북 관계자들에게 “박수 한번 쳐달라”고 말한 뒤 행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최태원 SK 회장은 평화자동차와 서해갑문을 둘러본 뒤 “북한이 개발이 덜 됐다고만 말할 것이 아니라 역발상만 잘하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재현 토지공사 사장은 “1980년대면 북측 장비가 부족했을 텐데 인력으로, 자력으로 짧은 기간에 이런 공사를 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평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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