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합당·단일화.. 범여권 ‘도로 민주당’으로

민주당·대통합신당, '합당과 대선 후보단일화' 선언

“중도개혁세력 대선 승리 위해 합당과 후보단일화”

지리멸렬한 통합 논의를 진행해 온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결국 합당과 대선 후보단일화를 선언했다.

정동영 신당 대선 후보와 오충일 대표, 이인제 민주당 대선 후보와 박상천 대표는 12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4자회동을 갖은 뒤 발표한 공동선언문을 통해 “중도개혁세력의 대선승리를 위하여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당대당 합당과 대선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는 19일까지 합당 등록을 완료키로 하고, 당명은 통합민주당(가칭)으로 정했다. 또 이들은 지도부와 중앙위원회 등 각종 의사결정기구를 양당 동수로 구성하고, 통합 이후 첫 전당대회는 내년 6월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후보단일화와 관련해 2차례의 TV 토론을 거쳐 오는 23, 24일 이틀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통해 대선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정동영, “민주세력 하나로 모이는 것은 역사 앞의 책임”

두 당의 합당으로 범여권은 또 다시 ‘반한나라당’이라는 일치된 전선으로 대선을 치르게 됐다.

이들은 이날 스스로의 정책노선을 “질 좋은 경제성장과 서민.중산층 보호를 병행 추진하는 중도개혁주의”라고 규정하며 이번 합당이 ‘수구세력’, ‘부패세력’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임을 역설했다.

정동영 후보는 “국가부도세력, 수구부패세력이 다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죄를 짓는 일”이라며 “하나가 되면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또 “국민의 요구를 받들어서 다시 후보단일화와 통합의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은 매우 의미 있다”며 “낡은 구태정치세력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이 때 민주세력이 하나로 모이는 것이 국민들의 요구이자 역사 앞에서 우리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오충일, “우린 원래 역사적으로 뿌리가 하나고 마음도 똑같다”

이인제 후보도 “아직도 낡은 기득권과 부패한 체질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집권하느냐, 중도개혁세력이 집권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통합과 단일후보를 성취해서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누르고 중도개혁 정권을 세워야 한다”고 합당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오충일 신당 대표도 “우린 원래 역사적으로 뿌리가 하나고 마음이 똑같지 않냐”며 “중도민주개혁세력 대의가 같기 때문에 이렇게 처음 만나지만 엊그제 만난 사람 만나듯이 편안하고 가깝게 느껴져서 좋다”고 이번 합당의 의미를 한껏 강조했다.

이날 합당 선언으로 범여권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으로 갈라선 지 4년여 만에 다시 한 이불을 덮게 됐고, 신당은 창당 3개월여 만에 사라지게 됐다.

국민들이 이날 합당과 후보단일화 선언을 이들의 바람대로 ‘역사 앞에 책임’을 다하는 모습으로 바라볼지, 박용진 민주노동당 선대위 대변인 표현대로 ‘외설스런 야합’으로 평가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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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 민주당 , 대선 , 정동영 , 대통합민주신당 , 이인제 , 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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