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BBK'로 '탄핵의 추억' 되살리나

"민주주의가 무너진다.. 총궐기하라"?

'BBK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결론을 낸 가운데 대통합민주신당을 비롯한 각 정당이 빠르게 '反이명박-反한나라'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 후보에 이어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이회창 무소속 후보 역시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이명박 때리기'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신당은 소용돌이치는 'BBK 정국'을 '국민적 저항운동'으로 돌파하겠다는 심산이다. 5일 신당은 모든 유세일정을 중단하고, '장외 투쟁'에 돌입했다. 신당은 이날 오후 명동에서 주요 당직자를 비롯해 신당 지지자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검찰수사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이해찬.김근태.한명숙 공동선대위장을 비롯해 임종석 의원 등 민주화 운동 출신 의원들이 총출동했다.

신당 "이명박과 검찰 때문에 민주주의가 무너진다"

이날 이해찬 선대위장 등은 검찰을 맹비난하는 한편, "민주주의 위기론"을 한껏 강조하며 '국민적 저항운동' 동참을 호소하고 나섰다.

임종석 의원은 이날 "오늘 정동영 후보를 찍어달라고 이 자리에 모인 것이 아니다"며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뒤로 갈 수 없다는 본능이 이 자리에 우리를 모이게 했다"고 이날 집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임 의원은 검찰 중간수사결과 발표와 관련해 "국민의 검찰로 설 기회를 줬는데도, 검찰은 권력의 그늘을 찾아들어가고 있다"고 비판하며 "어깨를 걸고 지켜온 민주주의를 지켜내자"고 말했다.

한명숙 선대위장도 "이명박 후보가 아무 혐의가 없다는 검찰의 발표는 소가 웃을 일"이라며 "수많은 국민의 희생 위에서 쌓아올린 민주주의가 한번에 우르르 무너지는 소리를 듣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를 거꾸로 되돌리면, 경제도 무너지고 서민생활도 무너진다"며 "우리가 일궈온 민주주의를 거꾸로 돌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선대위장도 "우리는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군부 세력을 다 몰아내고, 35년 동안의 민주화 운동을 통해 이 나라를 바로 세웠다"며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이명박 후보가 5년 안에 다 망가뜨리려 하고 있고, 검찰이 그를 보호하고 있다"고 검찰을 맹비난했다.

김근태 선대위장은 "정치검찰은 이명박 후보에게 통째로 면죄부를 발부했다"며 "지난 어두운 시대에는 정치군부의 탄압을 극복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지만, 오늘은 정치검찰의 오만함을 극복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이명박-검찰 야합 분쇄하자... 투쟁! 투쟁! 투쟁!"

이날 집회에 연사로 나선 신당 지도부는 한목소리로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한 국민적 저항운동 동참"을 집회 참가자들에게 호소했다.

이해찬 선대위장은 "우리가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평화를 지켜내야 한다"며 "이제 우리가 궐기해야 한다"고 '민중총궐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명숙 선대위장도 "이제 진실을 향한 물결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일어날 것"이라며 "이것은 선거운동이 아니다. 이제 민주주의를 다시 바로 세우기 위한 국민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근태 선대위장은 이날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을 걸고, (검찰을) 용서할 수 없다"며 "여러분은 지금 분노해야 한다"고 집회 참가자들의 '투쟁 의지'(?)를 한껏 독려했다.

특히 이날 김 선대위장은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여러분과 함께 정치검찰과 이명박 후보의 야합을 분쇄하기 위해 투쟁해나가겠다는 각오로 내가 선창하겠다"며 "투쟁합시다. 큰 소리로 따라해 달라"며 '투쟁, 투쟁, 투쟁'이라는 구호를 외쳐 눈길을 끌었다.

신당의 '민주화 역전의 용사'들은 이명박 후보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검찰에 저항하는 것이야말로 '제2의 민주화투쟁에 다름 아니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이날 신당 지도부의 절절한 호소를 들으며, 2004년 어느 시점인가의 풍경이 '오버랩' 되는 건 기자만의 생각일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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