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단일화 시기 양보..鄭-文 통합 ‘박차’

‘방송토론 7회’ 전제..시민진영에 다시 중재권 넘겨

단일화 시기 문제로 정동영-문국현 후보 진영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문 후보 측에서 정 후보 측의 입장을 수용해 시기에 대해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동영-문국현 단일화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문 후보 측 김갑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시간에 대해서는 최대한 유연성을 가지고 대처하기로 했다”며 “16일이라는 시간 때문에 문 후보의 진정성이 가려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부재자투표에 임하는 분들에 대한 예의도 충분히 반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민진영 압력·이명박 대세론 위기감 작용한 듯

지난 4일 문 후보의 단일화 제안 이후,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박영숙 전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장, 윤준하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 재야 시민사회단체 ‘9인 모임’이 협상을 중재해왔다. 그러나 문 후보 측에서 “15일 이전 단일화 불가” 방침을 못박으면서 협상은 한때 무산 위기에 몰렸다. 정 후보 측은 여론조사 허용 시한(12일)과 부재자 투표 시기(13~14일)를 고려해 10일 이전 단일화를 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문 후보 측의 전격적인 양보는 협상 좌초 위기에 따른 시민사회 측의 압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BBK 수사발표 이후 급등한 ‘이명박 대세론’에 초조함을 느꼈을 가능성도 크다.

문 후보 측은 ‘전국 방송토론 1회와 6대 권역 방송토론’을 합해 총 7회의 방송토론을 전제로 달며, 정 후보 측이 이를 수용하면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갑수 대변인은 “국민의 관심과 감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토론회는 협상의 전제가 아닌 필수 요소”라고 설명했다.

협상의 또 다른 쟁점인 단일화 방식에 있어서는 “문 후보로 단일화되면 정 후보 측이 우리를 지지해야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해야 한다. 그런 전제가 아니라면 협상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후보 측은 문 후보와의 ‘연립정부’ 구성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 후보 측은 이날 오전 협상 중재단인 ‘9인 모임’에 이같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갑수 대변인은 “이미 정 후보가 시기 말고는 모두 양보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협상의 충분한 여건이 형성됐다고 본다”고 낙관했다.

그러나 김갑수 대변인은 “정 후보가 제안하는 10일은 곤란하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혀, 단일화 시기 결정에 대한 잡음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한편 문국현 후보는 지난 5일 한국민영방송협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정책검증 토론회에 참석해 “여론조사는 시민사회가 하시면 그것을 믿어야지 대한민국을 한 단계 높이자는 데 그마저 신뢰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해, ‘비공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식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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