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전략회의로 민중총파업 하자

[기고] 대선 D-day 3일전, 저들의 시간을 우리의 시간으로 되돌릴 기회가 왔다

2007년 대선의 마지막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국회의 유리창이 날라가고 있고, 권력을 쫓는 저들 모두가 승냥이떼들이 되었다. 궁지에 몰린 이명박은 급기야 대선을 3일 앞둔 이 밤, 전격적으로 BBK 특검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선거 무산 국면 내지는 후보 사퇴 압력을 넘어 대선투표를 치르고 나면, 그때는 국면이 바뀔 거라는 계산일 것이다. 투표에 돌입하게 되면 현재의 추이대로 당선의 고지는 흔들리지 않을 거라는 판단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대다수 사람들의 분석도 그렇다. 통합신당은 오늘밤 안으로 계산을 마칠 것이다. 특검 통과가 아닌 사퇴 여론 조성이 지금으로서야 최대의 희망이겠지만, 그것을 밀어줄만한 국민적 힘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니 고민이 많을 것이다. 사퇴 요구로 가되, 안될 시 정동영 후보의 후보 사퇴 및 선거 보이콧 전술도 고민될 수 있다. 최대한의 사퇴 요구로 가다 안 될 시 선거를 치르고 난 후, 특검 등을 활용하여 당선 무효 운동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그 정도로 가면 이건 총만 안 든 저들끼리의 내전이 될 것이다. 사태가 복잡해지고 악화될수록 최대의 피해자는 그 권력의 주체여야 할 노동자 민중들이 될 것이다.

이때 민중운동, 변혁운동 세력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민주노동당은 과정에서의 개입력을 상당한 정도로 잃고 있다. 특검 법안 통과에 참여 정도와 진보표 사표심리 방지 정도가 가능한 일로 보인다. 하지만 정말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일까? 통합신당이 밉다고, 통합신당과 다를 바 뭐가 있냐고, 이명박의 집권을, 한나라당의 집권을 눈뜨고 바라보고만 있어야 할까?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의 집권에 사람들이 환호할 때 그들의 집권이 진보의 한낱 계기도 되지 않으리라 생각했었지만, 그보다 더 심한 시대의 퇴행을 지켜보고만 있어야 할까?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우리는 이 중요한 시기에 민중의 뜻과 힘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저들에 의해 주어진 국면 속에서 3%대의 선거공학 안에 갇히면 안 될 것이다.(민주노동당의 표는 민주노동당만의 표가 아닌 한국사회 변혁의 표다) 민주노동당에게만 맡겨 놔서도 안 된다. 민주노동당이 곤란해지는 것은 볼 수 있겠지만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가 좌절되거나 정체되는 것을 정파적 시각에 사로잡혀 방기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한 사람의 민중으로서, 한 사람의 동지 자격으로나마 꿈꾸며 제안한다. 총파업을. 거짓말쟁이를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 뽑을 수는 없다는 가장 단순한 주장을 내걸고, 300억대의 자본가가, 자신들의 아들딸들을 위장취업시켜 세금포탈이나 하는 자본가가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이 어불성설을 인정해 줄 수 없다는 민주노총과 전농 등 가능한 단위의 민중 총파업을 제안한다. 먼저 공무원노조와 전교조의 총파업을 꿈꿔본다. 국가행정을 집행해야 하는 우리는 뻔한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는 사기꾼, 투기꾼을 대통령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는, 교육을 담당하는 우리는 그런 대통령 후보를 인정하는 속에서는 어떠한 교육도 이 나라에서는 할 수 없다는 총파업에 나서는 꿈을 꾼다. 국민 누구던 인정하고 지지하지 않을 수 없는 그 투쟁에 나서 주기를 꿈꿔본다. 준공무원 신분인 철도노조 등등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가 병들었는데 어떻게 다른 병을 치유하냐고 보건의료노조가 나설 수 있을 것이다. 만약에 사기꾼, 투기꾼의 사퇴 없이 선거를 강행하면 전 농민들이 나서서 투표소를 봉쇄하겠다고 나서야 한다. 우선은 모든 농산물 출하저지 투쟁부터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저들끼리의 전쟁을 우리와의 내전으로 전화시켜야 한다.

평범한 국민들 모두가 이런 선거 국면에 진절머리를 느끼고 있다. 그런데도 대안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명박이 사기꾼 같지만, 그럼 대통합신당하는 놈들은 그러지 않았냐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놈이 그놈인데 새로운 놈이라도 뽑아보자는 것이다. 나설 자가 없는 이때야 말로 노동자 민중운동이 나서야 할 때 아닌가.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민중연대투쟁, 민중대회가 필요한 때 아닌가.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의 호기 아닌가. 심판의 주체가 저 보수여당이 아니라 노동자 민중 진영이라는 것을 확고히 보여줄 때 아닌가. 그 사회적 신뢰를 회복할 때 아닌가.

이 국면에 대한 개입력을 잃어버리고 이명박 5년, 한나라당 집권 5년 동안 늘 수세적인 싸움만 할 것인가. 민주수호세력이라고 자처하는 저 대통합신당의 그늘 아래나 쫓아 다닐 것인가. 늘 새로운 힘은 만들지 못하고, 반대와 요구만 하는 세력이라는 낙인에 만족할 것인가. 정규직 밥그릇 챙기는 운동만 한다는 핀잔이나 받을 것인가. ‘교육’은 빠져버리고 노동자만 남은 이익집단이라고, ‘공무’는 빠져버리고 노동자만 남은 특권집단이라고, ‘변혁과 헌신’은 빠져버리고 경제적 이해관계만 남은 이익집단이라는 공격 속에 속수무책 당하고만 있을 것인가.

긴급히, 2007년. 저들끼리의 격화되는 권력쟁탈의 흙탕물 속에서 무엇이 노동자 민중의 생존과 안정, 존엄을 지키는 일인지를 논의할 민중전략회의 구성과 민중총파업을 제안한다. 수구보수대연합, 기만적인 민주개혁세력대연합에 맞설 노동자 민중(건강한 시민사회, 평화, 인권, 생태, 소수자운동을 포함한) 진보대연합 구성을 제안한다. 무엇을 협의하고 조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보수정권의 등장을 지금 당장 막을 수 있는 위력적이고 진정성 어린 민중 행동, 항쟁을 실현하기 위한. 내 정파의 논리와 세를 지키기 위한 게 아니라, 이제 도래할 저 신자유주의 보수정권 아래에서 신음해야 할 노동자 민중을 진정으로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그 역사의 주춧돌을 놓기 위해 말이다.

이게 꿈일까? 지금 당장 노동자 민중운동 세력의 집권을 실현하지는 못했지만, 사회적 악을 막아내는 집단적 주체, 당당한 주체의 자리를 스스로 세워 냈다는 그 기쁨을 포기할 텐가. 이제 정치의 주체세력은 우리라는 정치적 선언을 피할 텐가.

저들은 지금도, 사실은 그게 우리여야 하고, 우리의 힘이어야 할 국회를 점거하고, 이 밤. 전략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노동자 민중운동의 지도자들이여! 어서 빨리 일어나 민중의, 시대의 새 아침을 열어다오. 할 수 있다는 용기를 회복해다오. 저들이 꾸는 꿈의 한 자락이 아닌, 저들이 꿀 수 없는 변혁운동의 새로운 상상력을 보여다오. 저들이 구사할 수 있는 전략의 모조가 아니라, 노동자 민중운동이 아니면 상상할 수 없는 연대의 전략, 진보의 전략, 변혁의 전략을 선 보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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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 대선 , 이명박 , 진보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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