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인사청문회, 김용철 출석 무산되나?

민주 "증인 채택 위해 청문회 연기".. 한나라 "연기 없다. 임명 강행"

김용철 변호사의 증인 채택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성호 국가정보원(국정원)장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통합민주당은 증인 채택 문제와 개최 시기 등을 놓고 협의를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해 당초 7일 오전으로 예정된 인사청문회는 열리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 "연기 없다. 청문회 없이 국정원장 임명 강행"

민주당은 이날 김용철 변호사에 대해 증인출석요구서를 채택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5일 뒤인 오는 12일 개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김 변호사가 청문회에 출석할 의사가 없다'며 증인 없이 오늘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또 이날 오전, 한나라당은 전날 밝힌 김 변호사에 대한 증인 출석 요구도 철회했다. 한나라당인사청문회가 무산될 시 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김 내정자를 임명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인사 청문을 요청한 뒤 20일 이후에도 국회에서 처리가 안 될 경우 자동으로 국무위원을 임명할 수 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김 변호사가 출석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의 증언은 앞으로도 믿기 힘든 것이기 때문에 인사청문회는 김 변호사 없이도 예정대로 오늘 개시되고, 오늘 종료되어야 한다"며 "연기는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안 원내대표는 "증인이 안 나온다 해서 청문회가 연기된 예는 국회 역사상 한번도 없었다"며 "믿을 수 없는 한 사람의 막연한 주장 때문에 청문회가 지연되고, 국정의 공백이 생기게 된다면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안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인사청문회 연기 주장에 대해서는 "총선을 고려한 정략적 목적으로 청문회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판하며 "국정의 발목을 잡는 일을 더 이상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 "한나라당, 김용철 증인채택 요구는 한바탕 쇼"

이 같은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선병렬 민주당 의원은 "한나라당에서는 자신들이 신청한 증인에 대해서도 철회하고, 오늘 무조건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어거지 주장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청문회 무산 시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한나라당 입장에 대해서는 "오늘 인사청문회가 무산되면 임명장을 23일에야 줄 수 있다"며 "그런데 우리 주장대로 증인출석요구서를 채택해 5일 후인 12일에 청문회를 개최하면, 그날 바로 국정원장을 임명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 주장대로 하는 것이 국정원장 공백 상태를 열흘 정도 일찍 해소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선 의원은 또 김 변호사의 출석 여부와 관련해 "김 변호사가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안하겠다' 한 것은 아직 그의 최종적 판단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김 변호사) 최종적으로 출석요구서를 받고, 고민하는 것이지 이런 식으로 임의로 (국회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최재성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어제 한나라당이 김 변호사 증인채택요구서를 제출한 것은 한바탕 쇼였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국회가 청문회에 필요한 증인 출석을 요청했는데, 증인들이 안 나오겠다는 의사를 피력하면 무력하게 증인채택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한나라당이 홍만표 홍보관리관에 대한 물타기용 증인채택 요구를 철회하고, 김 변호사를 반드시 출석시키는 것이 청문회를 청문회답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