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강쉴래

[작가들 운하를 말하다] (15)

혈류에 빨려 들어간 바늘이

혈관 벽을 그을 때마다 비명이 하늘을 찢었다

몇 년 만에 그 사람, 목숨을 걸고 핏줄 뜯어냈다

바늘 갖고 되겠어? 이 땅의 혈관에

쇠파이프 주사기와 무쇠 가스통과 철제 침대를

통째로 집어넣는 모리배 선장이 있다

꺾지 쏘가리 해오라기 흰뺨검둥오리

남의 밥그릇에 화약을 터뜨리지 마라

갈대 갯버들 왕버드나무 물봉선

하늘밥상에 군함을 띄우지 마라

걱정 마라 철책으로 허리띠 조이고도

남부여대 이고 지고 짐이란 짐 잘 싣고 왔다

우리들의 실핏줄에 화물선을 처넣지 마라
덧붙이는 말

이정록/ 1964년 충남 홍성 출생.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벌레의 집은 아늑하다』『풋사과의 주름살』『의자』등. 김수영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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