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국민대책회의, "이병렬 님 소생에 최선 다할 것"

이병렬 씨 치료중인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입장 밝혀

지난 25일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며 분신을 기도해 중태에 빠져있는 전주시민 이병렬 씨와 관련해,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입장을 밝혔다.

국민대책회의는 27일 오전 10시에 이 씨가 입원해 있는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대통령은 사죄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강성심병원 앞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이병렬 씨의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

이병렬 씨는 민주노총 공공노조 전북평등지부 조합원이자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회원으로, 전주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에 매번 참석해 오다 지난 25일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자필 유인물을 배포한 후 분신을 기도했다. 한강성심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이 씨는 현재 전신 80%에 3도 화상을 입어 위독한 상태이며 28일 오전께 피부이식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이 씨는 분신 직후 전주 예수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되기까지 주변 사람들의 말을 알아듣는 등 의식이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동행했던 한상렬 목사는 "이병렬 님에게 '꼭 살아야 한다'고 말했더니 고개를 단호히 가로저었다"고 전하며 "죽을 결심을 단단히 했던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병렬 씨가)누구 때문에, 무엇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겠는가"라며 "들어선 지 100일도 안돼 초등학생부터 온 국민의 저항에 부딪힌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목숨을 파리 목숨으로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병렬 님의 소중한 뜻이 헛되지 않게 모두 한 마음으로 나서야 쾌유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성규 공공운수연맹 위원장도 "우리 노조 조합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국민인 이 씨가 분신한 것은, 수십 명으로 시작한 촛불이 수만이 되기까지 이명박 정부의 태도가 변하지 않은 탓"이라며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좀더 간절히 투쟁하길 바란 듯하여 반성의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임성규 위원장은 "노동조합이 보다 적극적으로 투쟁 수위를 높여가고 국민과 함께 최선을 다해 투쟁하는 것이 이병렬 동지 쾌차의 길"이라고 말했다.

  한강성심병원 앞에 마련된 분신대책팀 천막 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병렬 씨 가족, 치료와 제반 사항 대책회의에 위임

국민대책회의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국민의 뜻을 외면한 채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강행하고 이에 저항하는 국민들을 폭력적으로 억누르는 이명박 정부에 있다"고 규탄하고 "이병렬 님의 쾌유와 치료비 마련을 위해 범국민적 모금운동을 전개하는 등 소생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인천에 살고 있는 이병렬 씨의 친형 이용기 씨도 한강성심병원을 찾았다. 이용기 씨는 기자회견에서 "제 동생이지만 이런 생각이 많은 줄 몰랐다, 이번 사태가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이용기 씨는 이병렬 씨의 용태에 대해 "병원에선 이 정도 화상이면 10명 중 9명이 사망한다고 말했다"며 "가슴이 아프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생의 분신에 대해선 "만난지 10년이 넘었지만 어릴 적부터 남다른 점은 있었다"며 "한편으론 그렇게까지 (분신)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이 씨의 병원 치료와 제반 모든 사항을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 위임한 상태다.

민주노총, 공공노조,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등으로 구성된 '분신대책팀'은 한강성심병원 앞에 천막 상황실을 설치해 놓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병렬 씨의 치료비 모금계좌는 아래와 같다.

국민은행 406202-01-339459 안지중(광우병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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