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되기 직전, 앞에서 행진을 인솔하던 사람이 “여기서 해산하고 내일 다시 만나자”라고 선언한 이후 시민들은 해산을 할 것인지를 놓고 두산타워 앞에서 논쟁을 시작했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시민들은 서로의 말을 경청하며 이후 계획을 놓고 논의를 이어갔다. 한 시민이 “나도 경찰이 연행할까 두렵기도 하지만 여기에 계속 모여 있으면 더 많은 시민들이 올 수도 있고 그러면 다시 거리로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에 이곳에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자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이 과정에서 중부경찰서 정보과장이 나타나 “지금 해산하면 안전귀가를 보장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시민들은 “신분증을 보여 달라”, “우리가 해산하면 연행된 사람들 풀어줄거냐”라고 물으며 경찰의 과잉대응에 항의하기도 했다.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중부경찰서 정보과장은 두산타워 건너편으로 사라졌다.
한편, 인권단체가 구성한 인권감시단은 집회 시 인권침해를 받은 사실이 있다면 cafe.daum.net/rightsrights로 신고할 것을 시민들에게 공지하기도 했다.
29일 오전 1시 40분 현재, 시민들은 두산타워 앞에서 “이명박은 물러가라”를 외치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 항의하는 시민들과 질문을 쏟아내는 기자들을 피해 길 건너 편으로 횡단해 가는 중부경찰서 정보과장 |
갑작스런 해산 선동에 시민들 논쟁 중
[28일 23:50] 행진대열 맨 앞에서 "내일 다시 만나자"라고 선동
▲ 처음 동대문 운동장에 도착한 사람들이 해산 한 후 10여분 뒤, 그 뒤를 쫓아 오던 사람들이 동대문 두타 앞에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
29일 오전 0시 5분 경, 동대문운동장 두산타워 앞에는 100여 명의 시민들이 "고시철회 협상무효 독재타도"를 외치며 다시 집결했다. 한 시민은 "두산타워 앞으로 모여 달라는 문자를 친구들에게 보내자"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시민은 "이곳에서 연행이 될 수도 있지만 연행이 되더라도 함께 하자"라고 말했으며,
"누가 해산하라고 했지만 여기서 흩어질 순 없다"라며 "오늘 잡혀가다라도 다같이 잡혀가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시민들은 환호성을 보내기도 했다.
0시 30분 현재, 시민들은 두산타워 앞에서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논의 중이다.
"오늘은 이만 해산하자"는 선언에...
오후 10시 50분 현재, 청계광장에 갇혀 있던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경찰들은 한 사람이 빠져 나갈 수 있는 작은 통로를 열어줬다. 이에 시민들은 "우리가 쥐새끼냐"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삼삼오오 빠져나온 시민들은 다시 모여 퇴계로와 충무로 대한극장 앞을 지나 동대문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오후 11시 50분 현재, 시민들은 동대문 운동장 두타 앞에 집결해 있다.
11시 경 동대문 운동장 앞에 도착한 3백 여 명의 행진 대열은 “고시철회! 협상무효!”, "연행자를 석방하라"를 외치며 행진을 지속하려고 했다. 하지만 행진대열 맨 앞에서 구호를 외치던 한 사람이 “오늘은 이만 해산하자! 내일 다시 만나자”라고 말하며 행진을 중단할 것을 시민들에게 선언했다.
▲ 11시경, 동대문 운동장 앞 해산선언 |
이에 한 시민이 행진 종료를 선언한 사람에게 “너무한 것 아니냐. 그러면 왜 우리는 동대문까지 힘들게 달려왔냐”라고 항의를 하기도 했다. 산발적인 항의가 이어지자 해산을 놓고 현장에서는 시민들 사이에 논쟁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미 “내일 다시 만납시다”를 외치자고 한 상황에서 행진에 참여했던 시민들은 삼삼오오 흩어진 상황이었다.
▲ 맨 처음 동대문 운동장에 도착한 시위대가 해산하자 바로 병력이 배치되었다. |
이 와중에 경찰 기동대가 도착해 시민들을 인도 쪽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경찰들의 갑작스런 등장에 당황한 시민들은 넘어지기도 해 찰과상 등의 부상을 입기도 했다. 오전 12시 현재 경찰병력은 동대문 쪽으로 빠진 상황이다.
"애엄마를 보내줘라"
[28일 22:40] 경찰, 인도까지 막고 시민들 노상구금
오후 10시 40분 현재도 경찰이 청계광장에서 시내로 나가는 모든 길과 인도까지 막고 있어 시민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청계광장을 봉쇄한 경찰과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 |
▲ 경찰 폭력에 한 시민이 쓰러졌다. 이에 의료봉사대가 응급조치를 하고 있다. |
오후 10시 30분 경,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는 아이를 업은 엄마가 집에 가려고 했으나 경찰은 이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엄마는 "집에 보내달라"며 경찰에게 호소를 했으나 경찰은 이를 무시했다. 이에 시민들이 "애 엄마를 보내줘라"라며 10분이 넘게 소리를 지르며 강력히 항의하자 그제서야 작은 통로를 열어줘 아이와 엄마는 청계광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인권단체로 구성된 인권감시단은 "지금 경찰이 노상구금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명백히 불법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시민들은 직접 경찰에 항의전화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아이를 업은 엄마가 집에 돌아가게 해달라고 경찰들에게 호소를 하고 있다. |
▲ 경찰은 청계광장의 사방을 모두 막아 시민들을 노상구금했다. |
현재 시민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청계광장에서 청계천 밑으로 내려가 종로방면으로 걸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시민들은 "통행권을 보장하라", "불법주차 전경버스 견인하라"를 외치며 강력한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이 흥분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지만, 시민들은 서로를 자제시키며 문제를 민주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경찰, 청계광장 사방 전경버스로 막아
[28일 22:00] 촛불집회 시민 1만 명, 거리 진출을 위해 전경과 대치 중
오후 9시 45분 경, 촛불문화제를 마친 시민들은 잠시 주춤 거리는 듯 했다. 그러나 한 켠에서 "나가자! 나가자!"라는 구호가 나오자 시민들은 이에 적극 호응하며 "고시철회 협상무효"를 외치며 대열을 지어서 행진을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 경찰은 청계천로에서 시내로 나가는 모든 방향을 전경버스로 막고 시민들이 도로로 진출하는 것을 막고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경찰은 광화문 방향과 보신각 사거리에서 안국동 방향만을 전경버스로 막아왔다. 경찰은 시민들이 행진을 시작하는 것 자체를 막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시민들은 청계천 로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현재 청계광장에는 1만 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시도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집에 돌아가려는 시민들 까지 막고 있어 시민들은 "집에 가는 방법을 알려달라"며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빨간약을 먹고 진실을 봤다”
[28일 20:50] 청계광장, 5천 개의 촛불 켜져...참가자 계속 증가
28일, 오후 7시부터 2천 여 명의 시민이 모여 시작된 21차 촛불문화제는 오후 8시 30분 현재 5천 여 명의 시민이 촛불을 들고 청계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시민들은 “고시철회! 협정무효!”와 “연행자 석방”을 외치며 촛불을 높이 들고 있다. 비가 내리는 관계로 많은 시민들이 모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오후부터 비가 그치고 날씨가 개이면서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청계광장으로 모이고 있다.
촛불문화제를 시작하며 사회자가 “장관고시가 나오는 즉시 시청 앞으로 모이자”라고 말하자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환호성으로 답했다. 광우병대책회의는 장관고시 즉시 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장관고시는 이번 주 중으로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촛불문화제는 자유발언으로 채워지고 있다. 어제 거리행진에 나왔었다고 밝힌 한 시민은 “나는 오후 9시부터 새벽 4시까지 일하는데 도저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거리행진에 함께 했다”라고 밝히고, “어제 집에 갔더니 우리 형편에 무슨 시위냐며 아내가 옷장에 있던 옷을 모두 싸서 집 밖에 내놨었다”라며 “하지만 일이 손에 안 잡히니 어떻겠냐고, 우리는 모두 약자라고 함께 하자고 말하며 설득했다”라고 말해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이윤근 씨는 “이 자리에 올라오는데 이틀이나 걸렸다”라며 “쥐새끼 욕하는데 번호표까지 뽑고 기다려야 해서 분통이 났다”라고 말해 시민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이윤근 씨는 “여기 모인 사람들은 매트릭스에 나오는 빨간약을 먹고 진실을 알아버렸다”라며 “부산에서도 가두행진이 시작됐는데 이제 부산으로 내려가서 가두행진에 함께 할 것이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지난 26일 전주에서 분신을 시도해 현재 서울 한강성심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이병렬 씨의 소식도 전해졌다. 이병렬 씨가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공공노조의 조합원이라고 밝힌 한 병원 노동자는 “이병렬 씨가 수술에 들어가기 전에 꼭 살아 돌아오라고 하자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라며 “우리 함께 이병렬 씨의 쾌유를 빌자”라고 말했다. 이에 촛불문화제의 시민들은 촛불을 높이 들고 아침이슬을 함께 부르며 이병렬 씨의 쾌유를 기원했다.
한편, 촛불문화제와 거리행진이 계속되고 이에 대한 공권력의 대응이 도를 넘자 이를 지원하는 모임도 속속 생기고 있다.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은 법률구조단을 만들었고, 인권 관련 단체들은 인권침해감시단을 꾸렸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청계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오후 8시 50분 현재,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