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쇠고기 반대 인터넷·언론 정말 '관리'했다

'한겨레21', 정부 언론 대책회의 문건 입수해 보도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둘러싸고 반대 의견이 봇물을 이루는 와중에 "정부가 언론과 인터넷을 '관리'하는 게 아니냐"며 대두된 의혹이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한겨레21'은 27일 발행된 712호 특집으로 지난 5월 9일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청와대 핵심 관계자와 정부부처 대변인들 22명이 연 언론대책회의의 참고자료를 독점 입수해 폭로했다. 모두 7쪽으로 된 이 문건에 따르면 "신문과 방송, 인터넷은 물론 지역신문에 대한 대처 방안"이 논의됐으며 "이를 위해 정부 광고의 집행, 언론·정부 공동(협찬) 행사 운영, 가판 모니터링 강화 등의 방법이 거론"된 것으로 한겨레21은 보도했다.

부처 대변인회의서 특정 언론 정부광고 금지 거론

문제가 된 5월 9일의 이 회의 내용은 이미 지난 17일 '경향신문'이 일부 보도했었다. 경향신문은 17일자 '쇠고기파문 보도 너무 적대적 경향신문에 광고 줄 필요있나' 제목의 기사에서 이 대책회의에 참가했던 한 인사의 발언을 빌어 "신재민 제2차관이 지난 9일 열린 국정홍보회의에서 미국 쇠고기 파문과 관련해 특정 신문의 논조를 거론하며 국가적 사안에 협조가 안 되는 언론사에 대해선 각 부처별로 알아서 지혜롭게 대처하길 바란다고 발언, 사실상 정부 광고 편성과 협찬 등 업무 협조에서 ‘불이익’을 줄 것을 지시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썼다.

이에 대해 한겨레21은 "문화부에선 '각 부처 대변인회의는 격주마다 열리는 정례회의로, 정부 광고와 관련한 얘기를 할 성질의 회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으나 이마저도 거짓말이었다"고 보도했다. "회의자료를 보면 정부 광고 운영 방안은 표지에도 '주요 논의사항'으로 소개돼 있"고 "'부처 협조사항 논의'라는 항목으로 △언론·정부 공동(협찬)행사 활성화 △특정 언론 대상 정부 광고 및 기고 금지 조치 해제 이후, 운영상 문제점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는 것.

"드러나지 않은 '포털 검열' 의혹 더 심각하다"

한겨레21은 포털사이트들이 잇달아 세무조사를 통보받은 사실을 들어 "정부의 언론통제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포털 검열' 의혹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더욱 심각하다"고 전했다. 한겨레21에 따르면 보고서에는 "네이버와 다음, 엠파스 등 주요 포털에서 독도 관련 뉴스가 어디에 어떻게 배치되는지"와 "토론방은 물론 카페와 블로그 주소, 심지어 댓글 동향에 대해서도 상세히 적어놓았다"고 한다.

한겨레21은 입수한 문건을 토대로 여러 정황을 분석한 후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파동 등에 대해 끊임없이 '괴담' 탓을 하는가 하면, 포털에 대한 댓글 삭제 압력까지 행사하는 배경이 보고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비판 언론에 대해서는 '광고' '관리' 등의 용어까지 남발하고 있는 현 정부의 언론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썼다.

이 회의의 결론은 "신문 가판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회의 내용을 먼저 보도한 경향신문은 해당 기사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로부터 지난 26일 '정정, 반론보도문 게재' 결정사항을 통보받았다.

"최루탄 3발이면 금방 엉엉 울 애들"
"게시판은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의 한풀이 공간"

한겨레21 특집기사에 포함된 '문화부 홍보지원국 교육자료'와 '빅브러더스 3인방' 기사도 눈길을 끈다.

문화부 홍보지원국 소속 공무원 12명이 참가한 정책커뮤니케이션 교육자료 중 한겨레21이 입수해 공개한 '공공갈등과 정책 커뮤니케이션의 역할' 자료에 실린 내용은 이렇다.

"대중매체는 기본적으로 감성에 민감하다. 신문의 상대적 위축과 방송의 부상 속에서 <미디어오늘> 출신 방송쟁이가 <조선(일보)> 데스크만큼 괴롭힐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식한 놈이 편하게 방송하는 법이 대충 한 방향으로 몰아서 우기는 것이다. 신강균, 손석희, 김미화 등 대충 질러대서 뜨고 나면 그만이다"

"이해찬 세대의 문제는 그야말로 아무 생각도 없고 원칙도 없다는 것이다. 학력이 떨어지니 직업전선에 더욱 급급하고, 하다 안 되면 언제든 허공에 주먹질할 것이다. 최루탄 3발이면 금방 엉엉 울 애들이지만 막상 헤게모니를 가진 집단이 부리기엔 아주 유리하다"

"다양해진 미디어를 꼼꼼하게 접하고 이해해야 한다. (인터넷) 게시판은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의 한풀이 공간이지만 정성스런 답변에 감동하기도 한다. 멍청한 대중은 비판적 사유가 부족하므로 몇 가지 기술을 걸면 의외로 쉽게 꼬드길 수 있다. 붉은 악마처럼 그럴듯한 감성적 레토릭과 애국적 장엄함을 섞으면 더욱 확실하다"

"절대 표 안 나게 유학과 연수, 정보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한 주요 기자와 프로듀서, 작가, 행정직의 관리가 필요하다"


이밖에도 한겨레21은 "언론 환경을 5공화국 시절로 되돌리는데 앞장서고 있는 정부인사"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빅브러더스 3인방'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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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 쇠고기 , 괴담 , 광우병 , 한겨레21 , 경향신문 , 신재민 ,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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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쯧쯧..

    괴담 퍼뜨린 사람이나 언론 관리하려는 정부나 마찬가지인데, 멍청한 진보는 좋다고 보도하네..

  • sad

    괴담이 아니고 진실이지 멍청한 알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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