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고시 철회! 명박 퇴장!"

장관 고시로 가장 많은 인파 촛불 들어

29일 오후4시 장관고시가 강행됨에 따라 울산에서는 애초 동구과 북구, 남구에 나눠 열려던 촛불집회를 저녁7시 롯데백화점 한 곳으로 집중해 열었다.
  29일 지금까지 가장 많은 시민들이 모여 촛불을 치켜들고 제5차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집회는 28일 빗속에서 진행된 4차 촛불집회에 이어 다섯번째 열린 촛불집회다.

강행된 장관고시에 대한 분노 때문인지 이날 촛불집회는 평일인데도 어느때보다 많은 1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진행됐다.

자유발언에 나선 10여명의 시민들도 어느 때보다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하부영 민주노총울산본부장은 "장관 고시 강행은 국민들과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라며 "미국산 쇠고기 한 점 먹지 말고, 판매하는 곳은 불매운동을 벌이자"고 호소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장관에게 고시시키고 중국으로 도망갔다. 비겁한 대통령 아닌가? 재협상이 '나가리'면 대통령도 '나가리'"라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민영화 반대, 교육자율화 반대, 대운하 반대 촛불을 높이 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발언에 나선 한 여학생은 "전체 국민의 85%나 되는 국민들이 이렇게 반대하는데도 어떻게 장관 고시를 할 수 있느냐"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29일 집회에서는 자유발언과 함께 지역 문화단체들의 공연도 많이 선보였다.

영상으로 탄핵송, "나는 찍지 않았'읍'니다"라는 노래가 나오자 참가자들은 촛불을 높이 들며 율동을 따라하기도 했다.

개사곡을 준비해온 문화단체들의 공연과 '뚜버기'라는 창작동요단의 공연, '결'의 모듬북 공연이 진행됐다.

한 임산부는 "우리를 마루타로 아는 것 같다"며 "뱃속의 아기에게 미안해서 나왔다"고 말해 시민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50대 현대차 사내하청노동자라고 밝힌 한 아주머니는 "미국산 쇠고기를 사먹지만 않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며 "너무 화가 나서 잠이 안온다. 미국 급식에서는 금지하고 있는 것을 냉동된 상태로 수입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로 햄버거로 햄으로 만들어 팔면 어쩌나. 곧 아들이 군대가는데 주는 것 다 먹어야 하는데 어쩌면 좋냐"고 울분을 토하며 "학원 가는 아들에게 학원은 가서 뭐햐냐 하고 촛불집회 끌고 나왔다"고 말해 시민들이 공감을 샀다.

공공노조 김태우 울산대병원분회장은 의료보험 민영화의 위험에 대해 설명하고 "얼마전 전주에서 한 조합원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해 분신했다"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노를 표했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가족단위로 참가한 시민들과 함께 노동자들의 참여가 부쩍 늘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출정식을 마치고 나와 많은 조합원들이 참여했고, 가정용 현수막 1000개를 제작해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나눠주었다.

동구에서 열렸던 촛불집회에 이어 두번째로 참가한다는 울산대병원분회에서는 '의료민영화, 영리화 정책반대 국민서명'을 촛불집회에서는 처음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이렇게 조직적으로 참가한 노동자들의 대오와 함께 촛불집회 주변에는 아직 적극적으로 자리에 앉지는 못했지만 자리를 뜨지 않은 채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29일에도 학생들의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는데, 10명의 남학생들은 "반에서 10명을 뽑아 나왔다"며 교복을 입고 참석했다.

그 중 촛불집회에 처음 참석한다는 한 남학생은 "전에 촛불집회 한다고 들었을 때는 그렇게 할 일이 없나 했는데 와 보니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국민 생각은 안중에도 없어서 화가 난다"며 현대차지부에서 배포한 가정용 현수막을 두르고 열심히 집회에 참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합원들이 신청해 자유발언에 나오게 됐다는 윤해모 현대차지부장은 "그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게 부끄럽다"며 "이명박이 식칼테러의 장본인이다. 이제 이 투쟁을 우리가 받아안아 하겠다. 다음엔 현수막도 더 많이 만들어서 배포하고 힘차게 조직적으로 참가하겠다"고 선언해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고시 철회! 명박 퇴장!" 밤11시까지 거리행진

오후9시30분께 롯데백화점 앞 집회를 마친 시민들과 노동자들은 누구랄 것 없이 "시청으로 행진하자"며 거리로 나섰다.

500여 대오는 롯데백화점 건너편 인도를 따라 현대백화점을 지나면서 도로 2차선을 점거해 달동 방면으로 행진했다.

촛불을 들고 현수막을 몸에 두른 시민들은 "고시 철회! 명박 퇴장!"을 외치며 거리시위를 벌였다.

경찰병력은 연신 해산을 종용하며 시민들을 인도로 몰아넣었고 시민들은 인도로 물러났다가 다시 도로로 나서기를 반복하며 행진을 계속했다.

현대해상을 지나 달동사거리 방면으로 행진하던 시민들은 인도까지 막아선 경찰에 밀려 다시 현대백화점 방면으로 돌아왔다.

밤11시 현대백화점 앞에 모인 시민들은 "장관 고시가 철회되고 이명박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촛불집회를 매일 계속할 것"을 기약하며 행진을 모두 마쳤다.(울산노동뉴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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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 촛불집회 , 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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