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항쟁 이한열 열사 영정 광화문으로

"21년 전 항쟁이 촛불로 재현되고 있다"

  연세대에서 열린 '고 이한열 열사 21주기 추모,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공동행동' 참석자들

한편 6.10항쟁 21주년을 맞은 오늘, '고 이한열 열사 21주기 추모,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공동행동'이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5시부터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세대학교 재학생, 졸업생을 비롯한 시민 3백여 명이 참석했다.

연세대학교 재학생 조세현 씨는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는 것은 21년 전 모든 열사들의 투쟁을 헛되이 하는 것"이라며 "이병렬 씨가 어제 아침 돌아가셨고 얼마 전 서울대 여학생은 경찰의 군홧발에 짓밟히는 폭행을 당했다, 바로 그 여학생이 짓밟힌 것처럼 우리의 민주주의도 짓밟힌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현 씨는 "오늘 우리는 시청으로 행진할 것"이라며 "여러분들의 촛불과 한열 선배의 넋이 함께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추모행사에 참석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행사에 참석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참세상'과의 인터뷰에서 "이한열 열사의 21년 전 죽음의 뜻을 촛불집회가 오늘에 되살리고 있다"며 "이 땅의 모든 민중의 의식과 온 몸이 촛불에 실리고 있어 참으로 든든하다"고 말했다. 또 "21년 전과 지금은 역사적 상황이 다르지만, 역사에서 정당한 싸움이 반드시 승리했던 것처럼 우리도 꼭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모행사 참가자들은 성명을 통해 "2008년 6월, 21년 전의 6월항쟁은 이미 재현되고 있다"며 "가혹한 정부와 공권력의 탄압에 맞서 시민들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고 그 속에서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것, 그것이 6월정신이자 항쟁정신"이라고 밝혔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까지도 재협상 의사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는데, 여전히 도심에서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수많은 시민들이 피흘리고 부상을 입고 있음에도 촛불을 들고 있는 민주시민들을 상대로 불법 운운하는 것은 호도이자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 비판한 뒤 △어청수 경찰청장 사퇴 △쇠고기 수입 고시 철회와 재협상 등을 촉구했다.

  고 이한열 열사의 영정을 든 연세대학교 학생

연세대학교에 모인 시민들은 행사를 마치는대로 고 이한열 열사의 영정과 상여를 들고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광화문까지 행진을 벌일 예정이며, 인근 이화여대, 서강대 학생들도 대거 참여하고 있어 행렬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인터뷰] 고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씨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씨
추모행사에 참석한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씨는 "운동단체들이 침체될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한열이뿐만 아니라 돌아가신 열사들의 뜻이 희석되지 않는가하는 생각을 했었다"며 "그런데 요새 촛불집회를 보면 최루탄만 안보일 뿐이지 21년 전 6월항쟁과 국민의 열의가 그때나 지금이나 뜨겁다"고 말했다.

배은심 씨는 촛불집회를 바라본 소감에 대해 "그 때(6월항쟁)의 많은 죽음이 헛되지 않았구나라는 자부심이 생긴다"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가족 단위로 나와 음식도 먹고 분위기가 참 보기 좋더라"고 평했다.

최근 촛불집회에 대해 경찰이 폭력진압을 벌인 것과 관련해서는 "이명박은 옛날 독재자들처럼 공권력으로 국민의 입과 귀를 막으려 해서는 안된다"며 "국민은 이미 성숙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여 재협상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배은심 씨는 "오늘 백만 명이 모인다고 하던데 우리의 욕심은 전국적으로 몇백만 명이 모여서 지금도 꼼짝하지 않는 이명박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국민들의 힘으로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촛불집회를 독려하기도 했다.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