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산시민 8천여 명 촛불집회 뒤 거리행진

"이명박은 물러나라. 박맹우, 김상만도 물러나라. 훌라훌라"

울산노동자 사전 결의대회, 일반 조합원 자유발언으로 진행

10일 오후 6시 울산대공원 동문 광장에서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대운하 백지화! 공기업, 의료 사유화 반대! 공교육 강화! 2008년 투쟁승리 울산노동자 결의대회'가 진행됐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3000여 명의 조합원들이 모인 이날 결의대회는 언제나처럼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열렸으나 지난 9일 오전 끝내 분신사망한 이병렬 열사에 대한 묵념으로 여느 집회와는 달리 숙연하게 시작됐다.

사회자는 "파격적으로 진행하겠다"며 대오 속에 있는 일반 조합원들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첫 발언은 13일 전면파업을 결의한 화물연대 조합원이 시작했다.

화물연대 조합원은 "죽기아니면 까무러치기로 할 것이다. 모든 것 다버리고 하나의 목숨을 바치더라도 끝까지 싸우겠다"며 투쟁을 힘차게 외쳤다.

이어 마이크를 넘겨 받은 건설플랜트노조 울산지부 조합원은 "지난 7일 울산대공원 앞에 천막을 쳤으나 경찰에 침탈당하고 다시 9일 저녁 SK 정문 앞에 컨테이너를 설치했다"며 "사측이 경비를 통해 10일 밤 컨테이너를 철거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투쟁을 시작한지 1년이 돼가는 이랜드일반노조 울산분회 조합원이 발언을 이었다. 이랜드일반노조 울산분회가 투쟁기금 모금함을 돌리는 가운데 하남숙 조합원은 "또 이렇게 모금함을 돌리려니 죄송하다. 많이 도와주길 바란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결의대회 마지막 발언은 전교조 울산지부 김진연 조합원이 나섰다.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이라는 김진연 조합원은 "학생들도 이명박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광우병 문제로 시작했지만 더 큰 것을 쟁취했으면 좋겠다. 더 이상 고통받지 않고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투쟁이 확대됐으면 좋겠다.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의대회가 진행될수록 투쟁조끼를 입은 민주노총 울산본부 조합원들 주변과 그 사이사이로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생들, 예비군복을 입은 아저씨들, 어린아이 손을 잡고 온 가족들, 환자복을 입은 할머니들까지 수많은 시민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울산지역 노동자노래패연합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FTA 걷어치워라'라는 노래로 막을 내린 결의대회는 곧바로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이명박 정권 심판 민주주의 사수 100만 촛불대행진
"대운하 삽질! 민영화는 꺼져! 버시바우 SHUT UP! 조중동은 찌라시! 재협상! 재협상!"


6.10 민주항쟁을 기념하는 이날 촛불집회 역시 고 이병렬 열사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전국공공노조 울산본부에서는 집회장 한쪽 편에 근조 만장을 펼쳐 걸고 열사 참배소를 설치했다.

어느 때보다 많은 민주노총 울산본부 조합원들과 시민들 8000여명이 함께 해 울산대공원 동문 광장은 촛불들로 가득 메워졌다. '광야에서'에 맞추어 흔든 촛불로 울산대공원 동문 광장 일대는 그야말로 촛불의 물결이자 촛불의 광야였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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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부영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이 "3000명의 노동자들이 오늘 촛불집회에 함께 한다"며 어느때보다 힘있는 목소리로 첫발언을 진행했다.

다음 자유발언에 나선 한 울산시민은 "국민들 8~90%가 재협상을 원하는데도 대통령은 하지 않겠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겠나? 우리의 대통령 맞나? 국민들 힘을 보여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사를 좋아한다는 여고 2학년 학생은 "역사는 승리한 자들의 기록이란 말이 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오늘의 촛불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가 6.10 민주항쟁을 배우는 것처럼 우리 학생들이 커서 부모가 되었을 때 촛불을 들었던 오늘의 투쟁을 가르치고 싶다"고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

키가 훤칠한 고등학교 남학생은 "광우병 걸린 소 침흘리고 다리 풀려서 죽는데 그런 소가 우리 식탁에 올라오려 한다"며 분노했다.

또 "학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0교시 부활, 우열반 등으로 학생들 망치고 있다. 아무리 머리가 나빠도 그 정도는 안다.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이라고 하는데 그런 청소년으로서 현재를 망치고 있는 대통령을 가만둘 수 없어 올라왔다. 이 빛의 물결을 청와대까지 보내서 국민들의 힘을 보여주자"고 말해 시민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집회 첫머리를 장식했던 '내드름 전통 연희 예술단'의 모듬북 공연, 울산지역 노동자 노래패와 몸짓패의 합동공연, '양근국 선생님과 태평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공연 등이 이어졌다.

두 명의 시민들이 '대운하 냉큼 중단하라'는 피켓을 직접 만들어 들고 자유발언대에 올랐다. 이들은 대운하에 대해 "독일에서도 실패한 정책으로 매년 엄청난 적자, 매년 주체못할 토사, 문화재 파괴 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대운하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현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을 방관하지 말자. 국민들의 단합된 힘을 보여주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28살 대한민국 청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청년은 "조중동은 찌라시"라고 외치며 "조중동은 반드시 폐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FTA반대 울산여성대책위 회원들은 아이들과 함께 손을 잡고 무대에 올라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이들은 "광우병 말고 한 가지 더 알려드릴 게 있어 나왔다.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 26.2%, 쌀을 제외하면 5%다. 95%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엄마 아빠들이 모두 소비자다. 착한 소비 해야 한다. 이 마당에 광우병 소가 웬말이냐? 엄마들 힘을 합쳐 광우병 소 막아내자. 학교급식에 광우병 소 못올린다"고 외치며 아이들과 함께 최근 널리 퍼지고 있는 개사된 뽀뽀뽀 노래를 합창했다.

집회장 주변에는 "목숨걸고 먹어야 하는 광우병 위험 음식 베스트 30"으로 1위 설렁탕, 곰탕, 국밥, 2위 햄버거, 3위 라면, 4위 젤리, 5위 과자에 마지막 30위로 화장품과 의약품까지 정리돼 있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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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는 가운데 사회자가 서울에서는 40만이 모였다고 전하자 집회 참가자들은 큰 함성으로 환호했다.

2명의 학성여고 교사는 "학생들 여기선 환한데 학교에선 그렇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빼먹은 야자시간이 얼만데 국민들을 이렇게 우습게 보냐. 이런 대통령 끌어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학생들과 교사들 보충수업과 야자 때문에 촛불집회에 올 수 없다"며 "보충수업과 야자를 폐지해야 한다"고 외쳐 학생들의 큰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화봉동에 산다는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는 "이명박 아저씨 이해를 못하겠다. 4800만명 중에 1명이라도 광우병으로 죽어선 안되는 것 아니냐"고 떨리다면서도 또박또박 할 말을 다하고 내려갔다.

마지막 자유발언에 나선 교복을 입은 고3 여고생들은 "지금 광우병 쇠고기 수입한다는데 왜 공부하고 일하나? 이명박이란 사람이 우리를 짓밟고 죽이려 하는데 말이 되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우리는 쓰레기가 아니다. 미국의 개도 안먹는 30개월 이상 쇠고기 먹을 수 없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께도 먹이지 못한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쇠고기 재협상이 아니다. 이명박 물러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외쳤다. 이에 참가자들은 "청와대로 가자"는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촛불집회는 파란의 노래공연으로 끝이 났지만 대오는 '이명박 정권 심판 민주주의 사수 100만 촛불대행진' 플래카드를 들고 또다시 거리로 나섰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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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선 8000여 촛불...두시간 행진
"이명박은 물러나라. 박맹우도 물러나라. 김상만도 물러나라"


촛불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울산대공원 동문 광장을 빠져나와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공업탑로터리 방면으로 접어든 대오는 달동사거리를 돌아 울산시청 방면으로 행진했다. 시위 대열은 달동사거리에서 울산시청까지 4차선 차도를 가득 메웠다.

시민들은 애국가와 아리랑을 부르며 훌라송에 맞춰 "이명박은 물러나라" "박맹우도 물러나라" "김상만도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쳤다.

행진은 태화로터리에서 잠시 멈췄다. 대오 일부가 태화교를 건너 우정동 방면으로 향했지만 나머지 대오는 태화로터리를 돌아 오던 길로 다시 길을 잡았다.

행진은 태화로터리-울산시청-달동사거리-공업탑로터리를 거쳐 울산대공원 동문 광장에서 밤11시에 끝났다. 참가자들은 "대한민국 국민 만세"를 삼창한 뒤 13일과 14일 촛불집회를 기약하며 이날 집회를 모두 마무리했다.
  전국 100만 촛불대행진에 맞춰 울산에서도 8000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연 뒤 두시간동안 거리행진을 벌였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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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 촛불집회 , 광우병 , 쇠고기 , 태화동 , 울산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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