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 - 촛불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

야3당, "쇠고기 고시 연기" 한목소리..등원은 각자

흔들리는 야권 공조..정부여당 견제력 의문

정부와 한나라당이 이번 주 내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강행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3당은 23일 정부의 고시 관보 게재 강행 방침을 비판하고, 한나라당에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 동참을 촉구하는 공동 합의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자유선진당이 국회 등원 방침을 정한 데다 통합민주당도 등원 여부를 놓고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탓에, 이날 야3당 입장 발표가 정부 고시를 제지할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야3당, "추가협상 부실, 장관 고시 연기해야"

야3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동을 연 뒤 쇠고기 추가협상에 대한 입장과 향후 대응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 야3당은 합의문을 통해 "정부의 추가협상 결과는 국민의 건강권 확보와 검역주권의 회복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턱없이 부족하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근본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장관 고시를 연기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이를 외면하고 끝내 고시 관보 게재를 강행한다면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3당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고 검역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가축전염병예방법이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며 "한나라당도 더 이상 정부의 시녀가 아니라 국민의 충복으로서 당당하게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에 동참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야3당은 또 졸속 통상협정을 사전에 방지하는 통상절차법과 검역 및 유통체계 등을 정비하기 위한 광우병예방과대책에관한법률을 제정하고, 쇠고기협상 및 추가협상의 진상과 책임소재 규명을 위해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야3당은 정작 국회 등원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했다. 김정권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각 당의 입장이 달라 등원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 합의는 개원 조건과는 무관하며 고시 강행 방침에 대한 야3당의 공동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후퇴 여지를 남겼다.

당초 "재협상 선언 때까지 국회 등원을 무기한 거부한다"는 공동 합의를 지켜오고 있는 야당은 민주노동당뿐이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22일 성명을 내고 "지금 민주노동당과 통합민주당의 할 일은 국민적 대의를 받들어 수미일관하고 선명한 재협상 관철 입장을 확고부동하게 견지하는데 있다"며 민주당의 협조를 촉구했지만, 소용이 없어 보인다.

한편 당정청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긴급 당정협의회를 갖고 쇠고기 추가협상에 따른 후속조치에 대해 대국민 홍보기간을 거친 뒤 이르면 이번 주 내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고시를 발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나라당은 이날 쇠고기 추가협상을 홍보하는 당보 100만부를 배포키로 결정, 고시 강행을 위한 여론전에 진력하며 정국 반전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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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협상 , 장관고시 , 야3당 , 가축전염병예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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