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협상 요구 귀막은 정부 "이제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승수 총리 대국민담화.."불법폭력 시위 엄정 대처할 것"

한승수 국무총리는 26일 정부의 고시 강행에 따라 촛불 시위가 거세지는 데 대해 "우리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며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승수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에 대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순수한 촛불시위가 민주정권 퇴진을 위한 폭력시위로 변질되고 있다"고 유감을 표하며 "불법폭력 시위에 대해서는 국민의 편에 서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추가협상으로 국민 걱정 대부분 해소돼"

한승수 총리는 "정부는 이번 미국과의 추가협상에서 무엇보다 국민건강권을 지키는 데 최우선을 뒀으며,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도록 하고 검역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등 국민의 뜻을 반영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는 정부 입장을 되풀이하며 "이제부터 합의 내용이 철저히 지켜지도록 빈틈없이 관리하고 원산지 표시, 검역조치 강화 등 후속조치를 철저히 시행해 국민건강권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추가협상 결과에 대해 "부족한 점이 없지 않지만 국민의 걱정이 많이 해소됐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하며 "추가협상 직후 고시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국민 의견을 폭넓게 듣고 미흡한 점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면서 국민에게 추가협상 결과를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공적을 치하했다.

그러나 "고시를 너무 미루면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수 있고 국가 간 신뢰 하락을 일으킬 수 있어 이런 점을 고려해 고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어제(25일)가 6.25 58주년이었음을 상기하며 반세기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한 역사를 되짚은 뒤, "우리의 국력은 몰라보게 커졌고 우리의 국가경쟁력과 대외협상력도 그만큼 높아졌다. 국제사회의 여러 가지 협상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퍼주기 협상' '굴욕 협상'을 했다는 비난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어 "이번 추가협상만 하더라도 미국 측에서 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한미FTA 협정에 대해 미국 국익에 손상을 입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이제는 국제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서 세계 어떤 큰 나라와도 대등하게 협상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았다.

"경제가 어려운데 언제까지 이렇게 할 거냐"

한 총리는 또 "우리 대외경제여건이 매우 어렵다"고 운을 뗀 뒤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국민 불편이 가중되고 특히 상인, 식당 주인, 버스 택시기사 등 불편이 너무 크다. 우리 무역 및 대외신인도에 금이 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위상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시위 장기화에 따른 사회 혼란이 잘못된 협상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정하지 않고 되려 '경제 위기'를 이유로 들어 민의를 틀어막으려는 태도다.

한 총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갈 수는 없다.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누구보다 서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 세계와 경쟁해야 할 젊은이들이 길거리에서 천금같은 시간을 낭비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면서 "우리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정부는 이번 협상 과정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국민의 뜻을 더욱 받들고 경제와 민생에 모든 것을 집중하겠다"면서 고시 강행으로 극한 대치 중인 정치권을 향해 "국회를 하루빨리 열어 민생법안 처리에 노력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한 총리는 끝으로 촛불시위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하면서, 촛불 시위를 '순수한 촛불'과 '폭력 시위대'로 구분해 정부가 '순수한 촛불'의 편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불법 시위에 대해서는 국민의 편에 서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면서 "순수한 촛불시위가 민주정권 퇴진을 위한 폭력시위로 변질되고 있다.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라고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정부는 순수한 촛불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민건강권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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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 촛불시위 , 한승수 , 쇠고기 , 강경진압 , 추가협상 , 고시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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