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국미사는 '허용' 촛불집회는 '봉쇄' 방침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오늘 서울 시청 광장서 시국미사

경찰이 오늘도 서울 시청 광장을 전경버스로 봉쇄하고 촛불집회 개최를 원천 차단하기로 한 가운데, 오늘 저녁 6시 서울 시청 광장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비상 시국미사가 열리기로 해 주목된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정부가 장관 고시를 관보에 게재함으로서 국민 건강권과 검역권, 국가 주권과 자존감의 회복을 요구하던 국민의 염원이 철저히 짓밟혔다"며 "공권력이 저지르는 폭력과 오늘의 혼란을 아프게 바라보면서 시민들의 고뇌에 동참하되 기도와 성찰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고 여겨 왔지만, 이제는 그런 절제가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게 되었다"고 시국 미사 개최 배경을 밝혔다.

앞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신부는 오늘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 'PBS 열린세상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아프리카 케냐 국민들도 미국산 쇠고기를 식용 금지 목록에 올려 놓고 있다"며 "추가협상에 자화자찬하는 정부의 태도가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 같아 참담하다"고 말했다.

"기도와 성찰하며 절제했으나 이제는 나설 때"

김인국 신부는 "정부가 미국 압박에 자진 굴복했고, 폭력을 동원해 합당한 시민들의 권리를 억압하고 윽박지르고 있어 사제들로써 양심에 의거해 분노를 표시하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시국 미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또 "두 달째 매일밤 고역에 시달리는 사람은 대통령이 아니라 시민들"이라며 "정작 촛불을 끄고 싶은 쪽은 국민이다, 대통령이 한 일은 청와대 뒷산에서 노래 감상한 것밖에 없다"라고 꼬집었다. 김인국 신부는 "대통령도 신앙인이라고 들었는데, 뼈저리게 반성한다고 말해놓고 말과 행동이 달라 국민이 이런 점에서 상처받은 게 아닌가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인국 신부는 '오늘 시국미사마저 정부가 원천봉쇄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당장 물대포로 촛불을 끄고 최루탄과 경찰버스로 시민들 결집을 무력화하고, 미사까지 틀어막는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의 결정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지금도 너무 멀리 갔다, 빨리 돌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종교행사의 경우 집시법이 적용되지 않는 점을 감안해 오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는 허용할 방침이나, 시국미사가 촛불집회로 이어지거나 도로 행진에 나설 경우 철저하게 막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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