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른 촛불, 12일 다시 시청 광장으로

5일 이후 소규모·산발적 촛불집회, 대책회의 주관 12일 주목돼

지난 5일 50여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촛불집회 이후 경찰의 '시청 광장 촛불집회 원천봉쇄 방침'으로, 촛불집회가 서울 시청 광장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맴돌고 있다.

그러나 촛불은 매일 어디서든 밝혀졌다. 지역 시도단위 촛불집회는 물론이고 서울에서는 강남서초지역, 신촌지역 등 '동네' 단위 촛불이 새로운 경향으로 자리잡았다. 이들은 촛불을 들고 동네 한바퀴를 돌거나 이웃끼리 이야기를 나누며 하나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경찰 봉쇄에도 소규모 촛불 매일 켜져

서울 시청 광장에서의 촛불도 꺼지진 않았으나 상황은 다소 어려웠다. 대규모 촛불집회 다음날인 6일에는 경찰이 전경버스로 시청 광장 주변에 차벽을 세워 놓아, 촛불을 든 수백 명의 시민들이 전경버스 밖으로 원을 그리며 일곱 바퀴 행진을 했다. 7일에는 '촛불교회'가 주관한 '촛불기도회'가 시청 광장에서 진행됐지만 경찰이 이곳으로 들어오려는 시민들을 철저히 차단하는 바람에, 차벽을 사이에 두고 밖에서 촛불을 든 시민들이 광장에 목소리를 전달하려 두 시간 가량 애를 쓰기도 했다.

8일 촛불집회는 서울 여의도 MBC 앞에서 열렸다. 하지만 이 날에도 백여 명의 시민들은 경찰의 원천봉쇄를 피해 낮부터 시청 앞 잔디광장에 들어와 '자체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자유발언을 하며 나름대로 광장을 사수한 것.

9일에도 경찰은 시청 광장으로 모인 시민들을 완전히 막진 못했다. 백여 명의 시민들이 이날도 차벽에 둘러싸인 채 작은 촛불집회를 무사히 마쳤다. 경찰은 인도 위에서도 촛불을 든 시민들의 통행을 막고, 전철역을 출입하는 시민들도 통제하는 등 나날이 강경한 입장을 보여 시민들의 원성을 샀다. 그러나 시청 광장에서 작게나마 촛불집회가 유지된 이 며칠간 경찰과 시민들간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어제인 10일은 좀 달랐다. '촛불을 지켜내려는 시민들의 모임'은 종로 1가 보신각 앞에서 교수3단체, 보건의료단체, 문화예술계의 릴레이 기자회견으로 촛불집회 공간을 열었다. 보신각 주변을 경찰이 에워쌌으나, 짧은 집회 후 인도 행진, 그리고 급작스런 도로 진출로 경찰의 허를 찔렀다.

보신각 앞 촛불집회를 제안한 시민 이모 씨는 이날 촛불집회에서 "5일 이후 시청 광장이 원천봉쇄되고 연일 전경버스 밖에서 맴돌다 보니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안된다'는 우려가 들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비록 힘이 부족해서 서울 광장에 못 들어가지만, 12일에 힘차게 광장을 열려면 어디서든 힘을 모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5일만의 거리행진이 확인한 것, 12일 시청으로"

교수, 의사, 예술인, 노동사회단체 회원들, 네티즌 등 이날 모인 5백여 명의 시민들은 며칠 만에 깜짝 게릴라 시위를 펼쳐 12일 집중 촛불집회를 앞두고 다소간의 역동성을 보여주었다. 경찰의 해산 작전으로 한 시간 반만에 상황은 종료됐으나 "12일엔 꼭 시청에서 모이자"고 다독이며 헤어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시민 6명이 연행되고 3명이 다치는 '출혈'도 있었다.

직접 촛불집회를 주관하는 일수를 줄이고 일단 12일과 17일에 집중 촛불집회를 열기로 한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오늘 논평에서 "정신나간 경찰과 정부의 온갖 공안몰이와 폭력 진압에도 불구하고 촛불이 꺼지지 않고 계속 타오르고 있다"며 "어제(10일) 5일만의 거리 행진은 국민들이 정부의 폭압적 탄압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평했다.

내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등은 오후 4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촛불의 바람에 응답하는 세 번째 시국미사'를 가진 후 촛불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민주공화국 문화행동 기획단 배후세력'이라는 문화예술인 모임은 12일 자정부터 13일 새벽까지 퍼포먼스와 전시 등 문화행동을 벌이겠다고 해, 일주일만의 '밤샘시위'도 예고하고 있다.

대책회의는 "잘못된 쇠고기 협상의 폐기와 재협상을 위해, 국민을 섬기기는커녕 두들겨 패는 이명박 정부 심판을 위해, 공기업 민영화·의료보험 민영화·학교 자율화 등 민생파탄정책의 폐기를 위해" 국민들에게 12일 서울 시청 앞으로 나와줄 것을 호소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일주일만에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주관하는 토요일 촛불집회에 대규모 인원이 다시 모일지, 경찰이 원천봉쇄하고 있는 서울 시청 광장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오늘 오후 2시부터 이후 방향과 계획 등을 논의하는 전체 대표자회의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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