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찾은 李대통령에 야당 푸대접

민주 '빨간 넥타이'-민노 '플래카드' 항의시위

이 대통령의 11일 오후 국회 개원 연설은 쇠고기 재협상과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을 요구하는 야당의 항의 시위 속에 시작됐다. 연설이 끝난 후에도 야당들은 대통령 연설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민노,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 한목소리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이날 본회의에 불참한 채 회의장 입구에서 '국민을 이기는 대통령은 없다'는 플래카드를 펼치고 시위를 벌였다.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이 자리에서 긴급 성명을 발표해 "국민적 요구를 폭력으로 짓밟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진행하는 대통령 연설을 용납할 수 없다"며 촛불광장 원천봉쇄 해제와 구속자 석방 및 수배자 해제를 촉구했다. 또 "공안탄압을 지휘한 어청수 경찰청장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연설에 항의 시위 중인 민주노동당 의원단.

민주노동당은 "국민주권을 포기하고, 국민의 건강권과 안전을 미국 민간업자에 헌납한 쇠고기 협상은 광우병 위험을 막아낼 수 없다"면서 "지금이라도 재협상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 68명도 이날 성명을 통해 "촛불을 든 선량한 시민들을 탄압하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도록 신공안정국을 조성한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촛불 시민들을 진압한 책임을 물어 어청수 경찰청장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구속자 석방 및 수배 해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교체 △PD수첩 검찰수사 중단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해임 등을 요구했다.

이어 "지금까지 이명박 대통령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는커녕 상황을 모면하려는 데만 급급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국민들께 진솔하게 사과하고 국민 뜻에 따라야 한다"고 재협상을 압박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같은 항의의 뜻에서 남성 의원은 빨간 넥타이, 여성 의원은 빨간 머플러를 착용하고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이 입장할 때와 퇴장할 때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기립은 했으나, 박수는 치지 않았다.

야당, 대통령 연설 일제히 비난

대통령 개원 연설에 대해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특히 경제 문제에 대한 진단 등에 대한 언급에서 큰 괴리감을 느낀다"면서 "물가가 폭등하고, 경제가 어려워진 배경에는 이명박 정부의 실패한 경제정책 탓이 굉장히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만수 장관 유임에 대해 국민과 전문가들 모두가 문제제기를 하는 것도 정부정책 실패 탓이라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재성 대변인은 "교육문제도 학교자율화 조치에 대해서 대통령이 잘 한 것처럼 말씀하신 것은 국민들 정서와 크게 어긋나있는 것"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미래 비전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면서 '정보전염병'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인터넷의 역기능만 강조한 것은 대통령의 편협한 상황인식을 여지없이 드러낸 것"이며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과거 정권의 공동선언을 언급하면서 단지 북한과 협의해 인도적 협력을 추진하겠다고만 한 것은 정책 부재와 철학 빈곤을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같은 실망에도 불구하고 우리 자유선진당은 대통령의 오늘 연설이 실천을 통해 국민 앞에 성과로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해 국정 기조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찬성의 뜻을 표했다.

강형구 민주노동당 수석부대변인은 대통령 개원 연설이 "국민과 야당의 요구를 무시한 오만과 독선의 반복"라며 "대통령이 느낀 쇠고기 파동의 교훈은 '촛불에 대한 공안탄압'이고, 그래서 국민들의 자발적인 소통을 '정보전염병'이라고 폄하하며, 원천봉쇄와 폭력연행 등 시민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힐난했다.


강형구 수석부대변인은 "규제완화와 공공부문 민영화를 '규제개혁과 공기업 선진화'로 이름만 살짝 바꾼 채 강행하겠다고 밝히고 대재앙인 한미FTA를 변함없이 강조하는 등 대통령의 국정기조는 여전히 하나도 바뀐 게 없다"고 지적했다. 연설 중 남북 대화를 제안한 데 대해서도 "여전히 북핵 해결을 남북관계의 선결과제로 내세우면서 립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지혜 창조한국당 부대변인은 "법과 질서 확립을 강조한 것은 촛불집회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합리화 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고, 누리꾼들의 의견교환을 부정확한 정보로, 사회불안을 부추기는 ‘정보 전염병’으로 운운한 것은 촛불민심을 여전히 괴담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스럽다"고 평했다.

신장식 진보신당 대변인은 "겉으로는 서민경제 회생을 이야기하지만, 서민경제를 어렵게 했던 재벌중심 수출만능주의, 삽질 우선주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경제회생 대책은 표리부동(表裏不同)의 기만"이며 "법과 원칙을 지키기 않은 사람은 국민의 건강을 팔아먹고도 이에 항의하는 국민들을 폭력으로 제압하는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다. 이런 게 적반하장"이라고 비꼬았다.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

온라인 뉴스구독

뉴스레터를 신청하시면 귀하의 이메일로 주요뉴스를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