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하지만 노동자가 아닌 사람들

[박병학의 글쓰기 삶쓰기]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금요 집회에서

지하철 대학로 역에서 내려 땅 위로 나왔다. 하늘은 구름 하나 없이 말끔했다. 아직 점심 전이어서 그런지 불빛도 없고 사람도 없는 대학로 거리는 좀 쓸쓸해 보였다. 굴러다니는 낙엽들을 바삭바삭 밟으며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 천막 농성장 쪽으로 가는데 저 앞쪽에서 걷고 있는 웬 남녀 한 쌍이 눈에 들어왔다. 누구지? 뒷모습의 윤곽이 너무나 강렬해 마치 내 눈을 꽈악 움켜잡는 것 같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나는 짧은 순간 멈칫거리며 그 남녀를 흘끔 바라보았다.

어쩌면 처음 뒷모습을 보았을 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설마 하는 마음에 잔뜩 긴장한 채 남녀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그랬다. 한 4년 전쯤에 헤어진 연인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남자는 4년 전에 나 대신 그 연인의 곁에 들어앉은 후배였다. 나는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헤어짐 이후로 소식이 끊겨 얼굴도 보지 못했고 소문도 듣지 못한 것이 벌써 4년이었다.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었던 4년 동안의 시간이 저기 뚜벅뚜벅 걷고 있었다. 가슴속에서 쿵 하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술 생각이 나지도 않았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고 생각했다.

11월 28일 금요일이었고, 재능교육지부가 천막 농성을 시작한지 344일째였다. 횡단보도를 건너니 저 앞에 있는 천막 농성장이 보였다. 깃발도 사람도 없이 휑뎅그렁했다. 집회 시간을 잘못 알았나 싶었다. 천막 안으로 들어가 볼까 생각하고 있는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사람이 손전화로 통화를 하며 내 옆으로 휙 지나갔다. 이런저런 집회에서 얼굴을 익힌 사람이었다. 나는 그 사람을 쫓아 천막 농성장 옆 골목으로 꺾어 들어갔다.

  재능교육지부 금요 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

사람들은 골목 안쪽 주택가에 모여 앉아 있었다. 큼직한 건물 옆이라 햇빛도 들지 않는데 바람이 거세게 불어 옷 속으로 자꾸만 파고들었다. 피켓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는 방송 차량이 한쪽에 서 있었고 그쪽 담장 위에는 ‘주민은 열 받는다, 집회 허가하지 말라’라고 씌어진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재능교육 박성훈 회장이 지역 주민들을 동원해 걸었다는 현수막이었다.

“천막 침탈 당하고 난 다음날에는 다섯 명이서 집회를 했었는데 오늘은 그 때보다 훨씬 더 많은 동지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오수영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사무장의 씩씩한 목소리로 집회가 시작되었다.

추웠다. 나는 주머니에 손을 푹 찔러 넣고 대오 뒤쪽에서 줄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지부장을 비롯한 여러 사람이 나와 발언을 했다. 얼마 전에 난간에 묶은 밧줄로 목을 매단 채 4층 사무실 아래로 뛰어 내려 목뼈가 부러졌다는 울산 현대미포조선 정규직 노동자 이야기가 나왔다. 이명박 정권이 날이 갈수록 노동자들의 삶을 파탄 내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 성균관대 학생은 이명박이 당선된지 어느덧 일 년이나 되었다는 말을 했다. 나는 간간이 사진을 찍고 뭔가를 수첩에 끼적거리며 두 손을 호호 불었다. 일 년이라는 말을 속으로 가만히 중얼거려 보았다.

벌써 일 년. 일 년 동안에 사람들의 삶은 얼마나 망가지고 얼마나 결딴이 났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포기했을까? 얼마나 많은 배고픔이 생겨났으며 얼마나 많은 폭력이 휘둘러졌을까? 고작 일 년 동안 정말 많은 것들이 변했다. 아니, 변했다기보다는 과거 정권들이 똑같이 해 오던 짓거리를 이명박 정권은 숫제 멍석까지 깔아 놓고 아주 보란 듯이 저질렀다. 대선이 끝난지 아직 일 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켜 들고 깃발을 세워 지금껏 하도 많이 싸워 온 탓인지 아니면 TV에 라디오에 신문에 걸핏하면 출몰하는 지긋지긋한 대통령 때문인지, 꼭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가 버린 것만 같았다.

옛 연인을 아무런 마음속 울렁거림 없이 생각할 수 있게 되기까지 나는 4년이면 충분했다. 4년은 오히려 차고 넘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겨우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주었을까? 현대미포조선의 한 노동자는 왜 자기 목숨을 내던지려 하면서까지 밧줄에 목을 매고 4층 아래로 뛰어내렸을까? 왜 사지 멀쩡하고 정신 똑바로 박힌 사람들이 높은 곳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할까? 왜 두어 달씩이나 굶어 가며 단식농성을 할까? 왜 따뜻한 자기 집 놔두고 천막 안에서 추운 밤을 지샐까? 이미 이명박 정권은 일 년 동안 너무나 많은 것을 저질러 버렸다. 나는 한숨이 하얀 입김이 되어 눈앞에서 흩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새 담배에 불을 붙였다.


집회가 끝났다. 상암동에 있는 한솔교육 쪽으로 이동한다고 했다. 나는 다행히도 재능교육지부 조합원들의 차를 얻어 탈 수 있었다. 뒷좌석에 오수영 사무장과 나란히 앉아 내가 평소에 궁금히 여겼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기사를 보면 재능지부 노동자들이 투쟁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수수료 삭감 문제 때문이라고 많이 나오잖아요. 그런데 그 수수료라는 개념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특수고용직이 뭔지는 아시죠? 저희는 일반 노동자가 아니라 특수고용직이라서 급여를 수수료로 받아요. 학습지 회원들이 3만원 회비를 내면 거기서 38%에서 55% 정도가 저희가 받는 수수료예요. ‘완전성과급제’라서, 입사 직후에 38%부터 시작하는 거죠. 그러다가 성과가 누적되면서 수수료 퍼센트도 올라가는 거고. 예를 들어 1년을 일했는데 새로 들어온 회원이 50명이고 그만 둔 회원이 40명이면, 결국 플러스 10명이 되는 거죠? 그렇게 되면 퍼센트가 올라가는 거예요. 회원 수에 따라 자기가 받는 돈도 달라지는 거죠.”

“그런데 그 수수료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 싸움이 시작된 건가요?”

“작년에 노조랑 사측이 단체협약을 맺는데, 그때 사측이 장기 근무 노동자들이 받는 수수료를 삭감하겠다고 했거든요. 오래 일해서 누적된 성과가 많은 노동자들은 원래 50%에서 55% 정도 되는 수수료를 받았는데, 그걸 무시하고 사측이 단기 평가 성과급제로 가겠다는 거였어요. 최근 3개월 동안의 성과만으로 수수료를 준다는 거죠. 그래서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100만원씩이나 삭감되고…… 당시 노조 집행부는 그렇게 단체협약을 맺은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를 했어요. 오래 일한 노동자들도 700여 명이나 일을 그만두었구요. 선생님이 자주 바뀌면 자연히 회원 수도 줄어들게 돼요. 하루가 멀다 하고 선생님이 바뀌는데 어떤 어머니가 자기 아이 교육을 맡기고 싶겠어요? 회원들이 한 17만 명 정도가 확 줄었어요. 그래서 그 이후로 사측이 다시 단기 평가제를 없애 버렸죠.”

“또 다른 문제점들이 있나요?”

“처음 듣는 분들은 잘 이해 못 하실 수도 있는데. (웃음) 저희가 보통 세 가지를 이야기해요. 첫번째가 ‘마이너스 월별 삭감’.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다달이 성과가 나와야 하는데 어느 달에 회원이 많이 그만둬서 결국 마이너스 5명이 돼 버렸다고 쳐요. 그러면 7000원 곱하기 5를 한 액수의 돈이 급여에서 빠져 나가요. 그 달에 성과가 안 나왔다고 저희들이 받는 돈이 깎이는 거죠.

두번째가 ‘자동충당제’. 어머니들이 회비를 제때 못 내시는 경우가 있어요. 전에는 밀린 회비를 나중에 받아도 입금 총액에 포함되었거든요. 그런데 그걸 학습지 교사 급여에서 매달마다 또 빼 간다는 거죠. 어머니들이 돈을 나중에 언제 낼지 모르니 일단 너네들 돈으로 갖다 박아라, 이런 식이에요. 교재 값이 35000원인데 10명이 밀리면 교사 급여에서 35만원이 빠져 나가는 거예요.

세번째가 ‘구간차액입금’. 예를 들어 28일쯤에 새로 시작하는 회원이 있다고 치면, 저희가 회원 테스트를 해야 하잖아요. 수준이 얼마나 되는지. 다른 학습지 회사는 월말에 시작해도 28일이나 29일 30일 같은 자투리 날에 하는 테스트는 그냥 무료로 해주거든요. 근데 재능은 월말에 해도 테스트 값 8천원을 받아요. 다른 학습지 회사는 돈 안 받는데 왜 재능은 받느냐고 어머니들이 막 따지죠. 그럼 저희는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붙잡아야 하니까 그 돈도 박아야 하는 거예요. 물론 다음달 초부터 시작하시면 된다고 어머니들에게 말할 수도 있지만 그 며칠 사이에 다른 학습지 쪽으로 가게 될 수도 있으니 저희로서는 마음이 급해지는 거죠.

이 세 가지 중에 구간차액입금은 회사가 11월 초에 폐지를 했어요. 나머지 둘은 아직도 시행하고 있구요. 그런데 시행을 하든 폐지를 하든 더 중요한 문제는 사측이 노조랑 전혀 소통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거죠. 폐지를 한 것도 노조와 전혀 이야기된 거 없이 사측이 마음대로 폐지한 거예요. 11월 1일에는 단체협약 폐지, 전임 폐지 통보도 했어요. 원래 두 명씩 노조 전임이 있는데, 이제 전임 같은 거 없앨 테니 너희들은 현장으로 가서 일해라, 그런 거였죠. 노조를 인정하려 하지 않고 사측이 자기네들 마음대로 저희들의 삶을 좌지우지하려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이에요.”


“재능교육에서 일하시는 선생님들은 몇 분 정도 되나요?”

“5300여 명 정도?”

“나이는요?”

“20대 중반, 후반에서 50대까지 다양해요. 근데 3, 40대가 많죠. 젊은 사람들은 들어왔다가도 금방 그만둬요. 3, 40대 주부들이 많이 하고 있죠.”

“제가 듣기로는 학습지 선생님들이 일도 되게 많고, 아이들 부모님과 부딪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던데요.....”

“일은 선생님들마다 다르긴 한데, 많죠. 거의 매일 밤늦게까지 일하고…… 부모님들과 만나는 건 익숙해지면 별로 스트레스 안 받아요.”


그때 앞 좌석에서 있던 다른 조합원이 고개를 돌리고 자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어떤 회원 어머니와 전화로 크게 싸웠다는 것이다. 아이가 ‘3 + 1’같은 간단한 산수 문제도 한참 걸려 풀어 내는 수준이라 조합원도 애를 먹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옆집 아이는 세 자리 덧셈을 공부하는데 왜 우리 아이는 아직도 한 자리 덧셈만 하고 있죠? 왜 우리 아이 진도만 이렇게 늦어요?”라고 조합원에게 마구 짜증을 냈다고 했다. 조합원은 아이가 아직 한 자리 덧셈조차 잘 하지 못한다고 열심히 설명을 했지만 어머니는 들으려 하지도 않고 학습지를 그만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국 다음 수업 시간에 찾아가 겨우겨우 화해를 했다고.

오수영 사무장이 말을 이었다.

“그렇죠. 부모가 요구하는 학습 수준과 아이의 수준이 다른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때 스트레스 많이 받지요.”

한솔교육 본사가 있다는 건물 앞에 이르렀다. 저 멀리 지하철 수색 역이 보였다. 한솔교육 해고 노동자인 김진찬 선생님의 원직복직을 요구하는 집회가 한솔교육 앞에서 열렸다. 재능지부 조합원들과 대학생들이 함께 한 조촐한 집회였다.

  한솔교육 본사 앞 집회

집회가 끝나고 김진찬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원래는 재능지부 이야기를 글로 쓸 때 한솔교육 이야기를 거기다가 살짝 덧붙이려고 했는데, 김진찬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재능지부는 재능지부대로 쓰고 한솔교육 이야기는 따로 오롯하게 정리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김진찬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수첩에 꼼꼼히 적었고 인터뷰 기사에 쓸 생각으로 사진도 찍었다. 오수영 사무장과 조합원들은 천막 농성장을 지켜야 한다고 해서 아쉽게도 일찍 자리를 떴다.
김진찬 선생님과 헤어지고 나는 수색 역까지 내처 걸었다. 재개발 된지 얼마 안 된 곳이라 그런지 높은 건물들은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벌판에 생뚱맞게 세워진 커다란 말뚝들처럼 보였다. 잎 하나 달려 있지 않은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바람이 윙윙거렸다. 나는 어깨를 옹송그리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잊는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잊는다는 것은 잊었다는 것도 잊었다는 뜻이다. 나는 옛 연인을 생각했고 오늘 만난 학습지 노동자들을 생각했다. 재능교육 학습지 노동자들은 사측이 몰고 온 용역 깡패들의 얼굴을, 전경들의 군홧발 소리를, 박성훈 회장의 으리으리한 자가용을, 노동자로 대접 받지 못하던 가슴 아픈 시간들을, 그 숱한 상처들을 잊을 수 있을까? 풋사랑 하나쯤은 바람처럼 순식간에 지나간다. 실연은 인간 존재를 거꾸러뜨리지 못한다. 하지만 학습지 노동자들은 매일매일 밤늦게까지 몸이 부서지도록 일해도 현행법상 노동자가 아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들은 존재를 인정 받지 못한다.

재능교육은 다른 고용주들이 노동자를 부려먹는 것처럼 학습지 선생님들을 철저히 부려먹고 있다. 공권력은 평소에 용역 깡패와 힘을 합쳐 노동자들을 짓밟던 모습 그대로 재능지부 조합원들을 괴롭히고 있다. 학습지 선생님은 노동자가 아니라고, 노동자가 가지는 권리를 가질 수 없다고 그들은 버릇처럼 말하지만 그들이 재능지부 조합원들을 탄압하는 방식은 지금껏 노동자들을 탄압해 온 방식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노동자가 투쟁하면 얻어맞고, 노동자도 아닌 것들이 노동자인 척하고 투쟁하면 괘씸죄로 더 얻어맞는 것일까? 나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재능지부의 싸움이 조합원들의 승리로 끝난다고 해도 그들이 지금껏 아파해 온 상처들은 과연 아물 수 있을까. 시간이 얼마나 흘러야 마음은 자기가 처음에 있던 자리로 온전히 돌아오게 될까. 사실 그건 내가 4년 전에 나 자신에게 끊임없이 묻고 또 물었던 물음이었다. 어쨌든 내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기에 나는 내 안에서만 지지고 볶으면 되었다. 하지만 노동자들을 괴롭히는 것들은 노동자들 밖에 있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끈질기게 버텨 온 괴물 같은 것들은, 절대로 시간이 해결해 주지 않는 것들은, 노동자들 밖에 있다. 나는 흠칫 몸을 떨었다. 12년 전에 대법원은 학습지 선생님은 노동자가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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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농성 , 학습지 , 재능교육 , 특수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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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래농

    잘 읽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노X과개X학습지 사원이셨죠.
    집안 사정으로 병든 아버지와 저와 동생을 먹이고 대학까지 보내려고 그 박봉을 받으시면서 일하셨어요..

    읽으면서 내내 예전 생각이 나서 우울했습니다.
    글을 잘 쓰셔서 읽으면서 이해도 많이 가고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변하고 싶은 사람보다 변하기 싫은 사람들 때문에 힘든 세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 회사도 비슷하더군요 하지만 사정은 더 안좋아서
    어머님 안좋을때는 30만원까지 받으시면서 일하시더군요..
    도시가 침체되고 아이들이 없어지는 소도시에 살다보니 상황은 더욱 안좋아지는데 아이들은 학습지를 안하고..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일하고 받은건 이웃에 대한 깊은 불신감과 30만원의 박봉이었네요..

    그 때 전 어머니를 많이 못도와드려서 죄송스러운 마음 뿐입니다.. 왠지 모를 무력감과 패배감이 저를 그렇게 만들었다는 변명만 나왔어요. 하하.
    지금은 힘들게 관두시고 산모도우미 일을 하고 계시네요

    어서 돈을 벌어서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지나가는이

    재능교육 문제와 현 대통령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데도, 글쓴이의 감정과 현실인식을 초반에 너무 강조하였네요. 그리고, 따지자면, 이전 정부와 더 많은 관계가 있을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살기 힘든 시련의 겨울이 닥치고 있습니다만, 누구를 원망하는 힘으로, 증오의 에너지로 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하루빨리 회사의 입장과 근로자의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양쪽다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압니다. 그러나 이렇게밖에 말씀드릴수 밖에 없는 것이 참 안타깝네요.
    차가운 겨울, 근로자들의 마음과 가정에 따스한 햇살이 스며들기를 기원합니다.

  • 박병학

    ^^; 사실 정권이라고 하는 상징과 노동정책 사이에는 참 뭐라 말하기 어려운(근데 또 어떻게 보면 말하기 쉬운) 연결고리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노동자들이 자기 몫의 삶을 살아가지 못하게 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도 하고...... 따지고 보면 정말 아주 오래된 이야기죠. 이명박 대통령이 글에 나오게 된 건 어찌 보면 현직 대통령이라는 죄(?) 때문이기도 하지만, '당근과 채찍'도 아니고 오로지 채찍만 쳐들어 가며 노동자들을 후려치고 있는 요즈음의 노동정책을 보며 속에서 열불이 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재능교육의 문제는 재능교육만의 문제는 또 아니니까요.

    증오라... 오히려 투쟁 사업장에서 싸우고 있는 조합원들에게서는 증오나 미움 같은 독한 감정들이 잘 엿보이지 않아요. 그분들 속을 제가 들여다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오히려 자본가들이나 정치인들이 제발 좀 사람이 돼서 자기 잘못을 뉘우쳤으면 하고 바라시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나쁜 놈들 정말 밉습니다. 폭력을 과시하는 게 취미인 놈들... 근데 그런 생각도 해 보게 돼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떤 이들에게는 증오나 미움이 너무나 부족한 것은 아닐까. 분노할 때를 알지 못하고 무작정 되는 대로 살아가기만 하는 것은 아닐까. 저는 밤거리 네온사인처럼 휘황찬란하고 공허하기만 한 그런 이들의 마음속에 독한 미움과 증오를 좀 부어넣고 싶은 심정이에요. 이 세상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란 말이야! 물론 그것만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마음과 마음이 만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 학습지조합원

    간단간단하게 받아적으시던것 같던데 짧은 인터뷰를 통해서 학습지노동자들의 처지를 쉽게 이해하셨네요. 대단하세요.

    고맙습니다.

  • 누군가

    매번 조용히 글만 읽고 가다가, 오늘 처음으로 댓글을 달아봅니다.
    항상 글을 읽으면서 자주자주 울컥했어요. 투쟁하는 이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 그 끝이 보이지 않는 투쟁을 곁에서 바라보면서 막막해지는 가슴이, 그 슬픔이, 그 괴로움이 절절히 느껴져서요. 온전히 함께하지 못하고 있다는 그 자책감과 조심스러움도.

    예전에 쓰셨던 글에서 슬픔에 무덤덤해지지 않아야겠다는 부분을 기업합니다. 글을 씀으로서 슬픔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기 슬픔을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바라볼 수 있게끔 도와주고 싶다던.

    전 바깥에서 보고만 있으면서도 가끔씩은 그 현실의 무게가,그 많은 슬픔이, 그 깊은 절망이 너무 단단해서 답답해지고는 해요. 하지만 그것들에 무덤덤해지지는 말아야겠어요. 어떻게든 실천으로 이어가려고 노력해야겠다는, 그리고 현실적으로 실천이 힘들다고 해서 무관심해지거나 냉소하게되어선 안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왠지 이런 글 보시면 아주 민망해하실 것 같지만, 계속해서 좋은 글 많이 써주시고, 추운 겨울 잘 지내시길. 우소꿈도 잘 읽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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