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하우스에서 하룻밤, 예술노동자의 눈물

[기자의눈] 일방해고 철회를 외치며 농성중인 국립오페라합창단원

  허울좋은 예술인에서 문화예술노동자로. /안보영 기자

2007년 12월 12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라보엠 공연 중 불이 났다. 처음엔 배우가 실수로 불을 냈다는 말이 돌았다. 국립오페라합창단원들은 다치고 유독가스도 마셨다. 그러나 단원들은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 오페라단 규정상 그들은 산재보험도 안 되는 연습생에 불과했다.

“정말 상임단원 되는 줄 알았어요.”

“공연하다 다치고 연기 마시고 정신이 없었죠. 병원 가서 약 바른 게 다예요. 무엇보다 목이 중요한데 화기(火氣)를 다 마시고도 처방을 못 받았죠.” 합창단 5년차 이모 씨의 말이다. “불난 뒤 상임화 얘기가 쏙 들어갔어요. 고용불안이 밀려 왔어요.”

조남은 공공노조 국립오페라합창단지부장은 “2002년 창단부터 해마다 연말 연봉협상땐 꼭 상임화 문제가 등장했다”고 했다. 국립오페라단은 합창단 첫 모집 공고에 상설화를 확약했고 좀만 열심히 하면 상임화 시킨다고 여러 번 말했다. 공연 횟수는 해마다 늘었고 호평도 받았다. 2007년 대구 국제오페라축제에서 유례 없이 합창단이 대상을 받았다.

  2002년 국립오페라단합창단 첫 모집공고에 언급된 '상설화' 계획. /안보영 기자

당시 언론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에 선정된 국립오페라합창단은 올 무대에 올린 작품 ‘라 트라비아타’에서 활력 넘치는 정확한 가창으로 극 전체에 생동감을 불어 넣어 작품성을 드높였다” (쿠키뉴스 2007년 10월 23일자)

유례없는 오페라 대상이란 극찬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그러나 상임화는 소문뿐이었다.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속상했어요. 우리는 정말 실력 있는 합창단인데...” 1년 뒤 합창단은 연말 공연이 한창이던 2008년 12월 말 합창단 해산을 통보 받았다. 그것도 구두로. 12월30일 마지막 공연 뒤 서로 부둥켜 안고 펑펑 울었다.

“이소영 단장은 우리 자존심을 짓밟았다.”

“월급요? 70만 원 받아요. 거기에 공연수당이 붙죠. 규정상 월, 수, 금 나와서 하루 3시간만 연습하면 그만이에요. 그러나 실제론 몇 배나 더 많은 시간을 연습해요. ‘국립’오페라합창단이잖아요. ” 조남은 지부장의 말이다. 지역공연 갈 때 오가는 시간과 체류시간은 모두 무료봉사다. 보상도 없다.

“어려운 조건에서 우리는 자부심 하나만으로 공연해왔어요. 이소영 단장이 일방 해고한 사실에 화가 났어요. 이렇게 농성하는 건 예술적 자존심을 짓밟혔기 때문이예요. ” 소프라노 이윤아씨의 말이다.

  자기가 노래하던 오페라하우스에서 잠든 합창단원 머리 위로 벗어놓은 신발 /안보영 기자

국립오페라단은 지난 10일 교섭에서 “일방 해고통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장은 지난해 11월 28일 면담에 아무 권한도 없는 김헌진 사무국장 내정자만 보냈다. 김 국장은 합창단의 입장을 단장에게 전하겠다고 했다. 그 뒤에도 단장은 면담을 차일피일 미뤘고 지난 1월 8일 이소영 단장과 처음 마주 앉았다.

“공연 연습 때 얼굴 살짝 비춘 뒤 처음이었다. 부임한지 6개월 만에. 단장은 자기 얘기만 10여분 하고 나가버렸어요.” 옆에서 조남은 지부장이 “아니 우리 질문에 딱 3개 답했다”고 바로 잡았다. 그 뒤 단원들은 공공노조에 들어와 정식 교섭을 요청했다. 지난 3일 1차 교섭에서 노조가 준비한 기본협약안을 사측에 제시했다. 교섭 다음날 집으로 해고통지서가 날아왔다. 전날 교섭에선 어떤 언급도 없었는데. 2월 3일자 소인이 찍혀 있었다.

“합창단 해고 근거 없다”

10일 2차 교섭에선 해고 공방이 오갔다. 국립오페라단은 앞으로 ‘합창’은 국립합창단과 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국립합창단은 콘서트 합창이 전문이고 오페라합창은 우리가 유일하다고 맞섰다. 그동안 합창단 인건비를 경상비로 지출해왔기에 불법이라고 해산해야 한다는 사측의 주장에 노조는 규정을 바꿀 문제이지 해고할 이유가 아니라고 맞섰다.

  11일 아침 예술의전당 앞에서 구호를 외치는 합창단원 /안보영 기자

설전이 오가는 가운데 이소영 단장이 타협안을 제시했다. “정부지원을 받는 ‘사회적 기업’ 창출 목적 아래 모기업이 이를 준비하고 있다. 거기서 상임으로 일하도록 적극 돕겠다. 4대 보험도 된다. 이후 우리와 공연계약을 하면 지금처럼 공연할 수 있다”고 했다. 노조는 “해고를 전제로 한 교섭이 어디 있느냐, 해고를 철회한 뒤 다시 논의하자”고 했다. 단원들은 “기업체 이름도 밝히지 않았는데 뭘 믿고 해고를 받아들이겠느냐”며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10일 저녁부터 시작된 오페라하우스 농성이 만 하루를 지났지만 단원들은 무기한 농성을 예고했다.

지난해 7월 이소영 오페라단장이 취임 뒤 많은 변화가 왔다. 오페라의 주인공인 배우와 지휘자, 미술감독 등 상임단원들은 국립오페라단에서 사라졌다. 공연 때마다 캐스팅해서 사람이 계속 바뀐다. 정은숙 전 단장 때 있던 팀장은 다 교체됐다. 합창단 해고 전에 지휘자를 먼저 잘랐다. 새 단장의 머리 속 ‘문화예술’은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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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단 , 조남은 , 국립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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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

    MB같은 사람이 또 있구나...

  • manson

    그러게 말이오. 어찌 저리 MB스러울까.
    아무튼 국립오페라합창단 기운 잃지 마시고, 힘내시길!

  • 안타까운이...

    완전 단장이라는사람 자기사람만 박아놓으려는 속셈아닌가여?
    이걸보고있는 나라일하는사람도 한심하네요 나라가 어찌될라구...이러는지...

  • 베르디가웃겠소

    단장..국립오페라단을 아주 새로 만들었네요. 이게 무슨 개인오페라단도 아니고...이미 예상했던 일입니다. 이소영 단장 이 바닥에서 아주 유명하죠, 남 생각 안하기로...

  • 내참

    정권 바꿨다고 단장 물갈이 하고, 단장 물갈이 하고 나니 조직 물갈이하고.. 정말 어처구니가 없네요.. 국립오페라단 공연을 정말 즐겁게보던 관객으로써, 오페라 볼때마다 합창단의 음악과 연기에 감동받았던 사람으로써.. 정말 이 상황이 너무나 한심하고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 suga

    정말 뭐가 그리도 잘나셨길래... 본인 다루기 편한 인사들 영입하려는 거겠지요? 본인도 분명 MB로부터 똑같이 당하면 어떻게 할지 궁금하네요.

  • 어찌그럴가

    예술은 경륜을 무시하면 안됨니다 새정부의 일자리 창출 목적에도 역주행하는 결과로 엄한 정부만 인심만 잃게 됐군요 너무 알아서 긴다할까 공존의식없이 예술인들의 사회보장도 않되고있는 현실에 70만원 월급 아낀다고 짜르면 그들의 가족은 없는가 사회기반이 위태한 상황으로 내모는 현실 참 야비하단 생각이드네요 입장을 바꿔서 생각 해야하는데 모두에게 불행을 안겨준다는 것은 그사람 죄를 진다고 생각이듭니다 힘들 내세요 여러분들

  • callas

    오페라합창단원들의 열정이넘치는 공연을 하루속히보게될줄로 믿습니다...이땅에 마지막남은 우리민족의 자존심이랍니다.세계유명 음악인들의 아낌없는 찬사를받았던당신들을 아끼고 사랑합니다.

  • 오순이

    할 말 없게 만드는 이 나라 꼴...

  • 오페라사랑

    독일에 사는 성악인 입니다. 우리나라에 오페라합창단이 있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러웠는데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졌군요..이 곳 독일은 대부분의 도시마다 음악극장이 있고 그곳에는 지휘자들,성악가들,연출자들 ,오케스트라 등등(세부적으로는 셀 수 없이 많은 무대공연분야의 전문인력자들..) 나라에서 월급을 받으며 자신의 분야에서 스케줄에 따라 맡은 일들을하며 공연의 질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극장의 장이 자주 바뀌는 일은 없지만 바뀐다고 한들 기존에 있는 실력자들을 말도 안되게 해고하는 일은 없습니다.지금 우리나라 국립오페란단의 이런 어처구니 없는 해고통보는 이곳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합창단원들이 악의적으로 오페라단에 피해를 줬습니까? 근무시간에 무단으로 결석했습니까? 일반 합창과 오페라합창은 다릅니다. 오페라공연의
    더 나은 발전을 위해서는 오페라 전문 가수들이 무대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이번 일로 열악한 근무조건과 오페라합창단으로서 긍지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화이팅!!

  • 이건..

    음악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이건 아니지 싶습니다.. 단원들 모두 힘내세요~

  • 참참참

    조선일보 기사 중 정명훈 인터뷰(정명훈의 세계관이 극명하게 나타난 기사군요)

    세계관, 계급의식이 달라서 빚어진 일입니다.

    라 스칼라(이탈리아의 명문 오페라 극장)보다는 아프리카에 가는 것이 더 좋다.

    최근 서울시향과 3년 임기로 재계약을 맺은 지휘자 정명훈이 예술인의 사회 봉사와 참여를 화두로 던졌다.

    올해부터 2011년까지 서울시향 예술감독 임기를 연장한 그는 "정기 연주회를 줄이더라도, 사회에 도움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니세프 친선 대사인 그는 지난해 처음으로 아프리카 배넹(Benin)을 방문해서 자원 봉사 활동을 했으며, 18일 서울시향과 유니세프 북한 어린이 돕기 자선 콘서트를 연다.

    ―사회에 봉사하겠다고요? 어떻게요?

    "올해부터 서울시향에서 어린이와 젊은 음악도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시작할 것이다.
    자선 음악회를 계속 열고, 젊고 재능 있는 음악 전공생들이 유명 독주자나 단원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한다."

    ―일 욕심이 너무 많은데요?

    "음악가는 메신저다. 음
    향이 좋은 연주회장에서 좋은 음악을 들려주면서, 관객들이 찾게끔 하는 일도 중요하다."

    ―서울시향 운영 방식이 크게 바뀌는 겁니까?

    "오는 5월부터는 서울만이 아니라, 전국 투어를 처음으로 갖는다.
    우리가 지난 3년간 열심히 연습하고 닦아온 실력을 직접 보여드리겠다는 것이다.
    내년에는 처음으로 유럽 순회 연주를 떠나려고 한다."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다 보면, 정치적 오해도 받지 않습니까?

    "나는 정치적으로 복잡한 문제는 제대로 이해도 못하는 사람이다.
    솔직히 무슨 정당이 있는지도 잘 모른다."

    ―첫 임기 내내, 한국 오케스트라의 발전을 강조한 이유는요?

    "오케스트라는 한 나라의 음악 분야 국가 대표이다.
    한국인의 음악적 재능은 특별하지만, 그에 비해 오케스트라는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우리는 어느 하나만 잘해도, 다른 사람들이 쉽게 따라오는 장점이 있다."

    ―오케스트라를 위한 후원을 어떻게 주문합니까?

    "20여 년 전에 비하면 확실히 국가 전체의 수준과 관심이 많이 높아졌다.
    요즘엔 후원자나 기업인들을 만나도 '저는 지휘가 첫 번째 일이 아니다.
    우선 아내의 짐꾼이고, 다음으로 요리사이며, 시간이 있을 때 지휘를 한다'고 농담한다.
    그러면 듣던 분들도 모두 '저도 그렇다'고 한다.
    각자 먹고살기 바쁜 데서 벗어나 여유를 갖고 봉사 활동이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관심을 보인다.
    오케스트라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하기도 훨씬 편한 것이 사실이다."

  • 이매진

    세상이 막가는구나.
    국림오페라합창단 힘내세요!!!!!!!!!!!!!!!!!!!!!!!!

  • 시민

    완전 미친년이구나. 저런 천박한 년이 무슨 오페라연출가이고 단장인가? 나같으면 저런 상황에서 단장하겠다고 넙죽 받지도 못하겠다. 완장 인촌이의 강아지로구나. 소영아, 너 벌받는다. 니가 과연 그 자리 앉아서 뭘 할 수 있느냐? 빌어먹을것.

  • 어휴

    어휴 언제나 저런 것들 꼴 안보나? 이소영이란 여자는 그렇게 살고싶을까? 후배들을 저렇게 내치고 저만 살려고, 게다가 비리의 온상이더만, 추잡스러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