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쩍않는 정부, 범대위 대량난감?

박래군, “28일 범국민적 공분 청와대 향할 것”

용산참사 한 달이 훌쩍 지나도록 이명박 정부가 눈도 껌벅이지 않자 범대위가 장고에 들어갔다. 대립이 길어질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 공권력으로 버티기

정부는 현재까지 용산참사의 책임에 대해 도의적이든 정치적이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재개발을 촉진하는 각종 방침을 발표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헬기-비닐하우스’를 언급해 다시 물의를 일으켰다. 용산구청도 미동이 없고, 용산4지역조합은 26일 총회를 통해 3월부터 재개발 일정을 서두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도 지난 9일 중간수사결과 발표 이후 입을 닫았다. 다만 26일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이 참여한 유관기관 회의를 열고, 범대위 지도부의 신속한 검거, 28일 범국민대회 등 집회 원천 봉쇄, 남경남 전철연 의장의 신속한 체포 등을 결정했다.

이처럼 정부로서는 용사참사에 대한 검찰 수사발표가 이루어진만큼 모르쇠로 버티되, 반발에 대해서는 공권력에 기댄다는 태세다.

범대위는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참사 이후 매일 촛불집회와 주말 범국민추모대회를 진행해왔다. 이른바 ‘투쟁동력’이 조금씩 떨어진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형편이다.

지난 24일에는 비상시국회의를 열어 △이명박 대통령의 용산참사 유가족과 대 국민 직접 사과 △검찰수사 무효화, 국정조사.특검제 도입 △김석기 등 살인진압 경찰책임자를 구속처벌, 재발방지책 도입 △강제철거 중단하고, 뉴타운-재개발 문제 근본 대책 마련 △사망자, 부상자, 철거민 대책 마련, 구속자 전원 석방 등 5대 요구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일체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장시간의 논의 일정을 밟고 있다.

가장 애타는 측은 용산 희생자의 유족들이다. 유족들은 장기간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데 대해 분노와 고통을 호소하는 분위기다. 유족들이 집회와 기자회견 등에서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한 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것도 이에 기인한다. 범대위는 유족들의 이같은 태도에 힘을 얻으면서도, 장례위원회로의 전환 등 국면을 이끌지 못하는 데 대해 송구해하는 모습이다.


28일 범국민대회, 시민 공분 청와대 향할 것

범대위는 오늘(27일) 상황실 회의를 갖고 28일 범국민대회와 3월 활동계획을 논의했다.

박래군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내일 범국민대회에서는 MB악법 저지 투쟁과 결합해, 이미 준비해온 대로 노조원과 시민 등 최대의 인원이 모여 범대위의 요구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하고 “정부가 그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경찰의 원천봉쇄 등 공권력에만 의지하는 데 대한 시민들의 공분이 분출할 것이며, 이는 청와대를 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28일 범국민대회의 구체적인 집회 장소와 방안은 민주노총 및 총파업에 들어간 언론노조 등과 협의해 오늘 오후 늦게 발표할 예정이다.

3월 사업, 진상규명과 재개발 기본틀을 바꾸는 투쟁

범대위는 3월 활동방향으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용산4구역 재개발 사업 중단과 대안 마련 △반이명박 정부 투쟁전선 강화 등을 설정하고, 세부 활동계획을 논의중이다.

용산참사를 꾸준히 선전해 이명박정부 반대 투쟁과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 투쟁, MB악법 저지 투쟁을 반이명박 투쟁전선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기본 구상이다. 이명박 정부의 태도에 변화가 없는 한 범대위가 이같은 기조를 바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박래군 공동집행위원장은 “3월에는 진상규명 투쟁을 확대하는데 집중하고, 이를 위해 5만인 범국민고발운동을 펼치기로 했다”고 말하고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란 걸 보여주기 위해 각 부문, 지역 단위 조직에 힘을 실어, 3월말 경 예정된 국민참여재판에도 여론의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또한 “참사 해결 없이 용산4지구에서 철거와 재개발 사업이 그대로 진행되는 건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용산4지역에서 재개발의 기본틀을 바꾸는 투쟁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용산참사 책임자 처벌을 위한 범국민고발운동, 국민참여재판

범대위는 범국민고발운동에 5만 명이 참여토록 한다는 조직 목표를 세우고, 3월 2일부터 한 달간 고발인 신청을 받는다.

피고발인은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용산참사 현장에서 진압을 지휘한 지휘관, 용역업체 책임자 등이며, 업무상과실치사상죄.직무유기죄 등 6개 법률 위반 내용을 담았다.

범대위는 고발인 1인당 1만 원의 모금을 겸해 이후 신문 홍보 및 유가족 후원 기금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용산참사 당시 농성에 참여했다 구속된 철거민의 변호를 맡고 있는 공동변호인단 12명은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진실을 규명키로 하고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미 진상조사단이 주어진 한계 속에서도 많은 부분 진실을 파헤치고 의혹을 제기한 만큼 법정에서 이를 확인해나간다는 구상이다.

재판부가 신청을 받아들이면, 국민참여재판은 공판 준비 절차와 배심원 신청 등을 거쳐 3월 말 경 진행될 전망이다. 국민참여재판은 첫 기일에 예비배심원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 측의 배제 신청이 이루어지고, 배심원이 확정되면 2-3일에 걸쳐 바로 공판이 진행된다. 재판부는 배심원의 평의를 들은 후 후속 공판 없이 선고해 재판 일정이 신속하게 이뤄진다.

김종웅 변호사는 국민참여재판에 대해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만큼 사회적으로 환기할 필요가 있고 법률적 쟁점만이 아니라 진상에 대해 국민이 알아야 할 것이 많다는 점에서 신청했다”고 말하고 “철거민이 망루에 올라가게 된 배경과 경찰특공대의 진압 등 책임을 가리기 위한 범국민적 관심이 모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6일 용산4지역조합 총회가 열리는 세계일보 앞에서 참사 대책없는 재개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용산4지역을 재개발의 기본틀을 바꾸는 투쟁으로

범대위는 또한 정부와 서울시가 용산참사에도 불구하고 뉴타운 정책과 재개발을 강행하는 데 주목하고, 용산4지역에서 재개발의 기본틀을 바꾸는 투쟁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범대위는 용산4지역 재개발 사업 중단과 전체 뉴타운, 재개발, 도시환경정비사업과 관련한 사회적 의제화 작업을 추진키로 하고 세부 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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