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에 가면 시대가 보인다

고 이상림 씨 일터 '레아호프'를 문화공간으로

  용산 참사현장 부근 '레아호프'가 미디어센터로 탈바꿈한다.
용산 철거민 참사 이후 두 달이 훌쩍 넘은 현재, 서울시는 용산 4구역 철거를 강행하고 있지만 참사 현장은 새로운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문화예술인들과 미디어활동가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용산 살인진압 규탄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용산범대위는 오는 3일 용산 4구역 재개발 지역에 있는 '레아호프'에서 "용산에 가면 시대가 보인다"는 제목의 문화행사를 연다. 레아호프는 살인진압으로 유명을 달리한 고 이상림 씨 가족이 생계를 꾸려온 일터다. 참사현장인 남일당빌딩 맞은편의 레아호프가 용산 살인진압과 철거민의 아픔을 들여다보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레아호프 2층에 문을 열고 두 차례에 걸쳐 열린간담회를 진행해 온 '촛불미디어센터'가 이날 여는 행사를 진행한다. 가칭 '촛불시민연석회의'가 추진한 촛불미디어센터는 용산 투쟁에 생중계, 촛불뉴스제작, 영화상영, 경찰폭력 감시 등으로 참여하는 미디어활동가들의 사랑방이다.

이날 행사에는 고 이상림 씨의 며느리인 정영신 씨와 희생자 유가족들, 문정현 신부, 소설가 조세희 선생, 문화연대 활동가들, 문화예술인들이 참석할 예정이며, 인디밴드 '무중력소년'의 공연과 시사만화전을 비롯해 문학인의 책 사인회 등도 진행된다.

만화전, 연극제, 책 사인회, 추모음악회... 문화예술행사 활발

한편 전국시사만화협회 소속의 만화인들은 지난 27일부터 지하철 2호선 이대역 부근 카페 '티모르'에서 '용산-GAJA전'을 진행하고 있다. 전시에 참여한 만화인들은 "가진 세력들에게서 약하고 없는 이들에 대한 배려와 인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대한민국의 용산과 팔레스타인의 가자에서 이 사실을 또렷이 목격할 수 있다"며 "용산과 가자의 아픔을 아는 모든 이들에게 그림을 바친다"고 전시회 취지를 설명했다. 전시회는 4월 9일까지 이어진다.

3월 20일부터 매주 금요일 추모문화제에서 열리는 무료연극제도 진행중이다. 오는 3일의 부내굿(나무닭움직임연구소) 이후 4월 24일까지 예술공장 두레 공연, 문둥춤굿, 인형극 '소녀 이별하다' 등이 용산 참사현장에서 연이어 선보인다.

공선옥, 송경동, 손세실리아, 오도엽, 안재성, 이재웅, 박수정 작가 등 문학인들이 참여한 매주 금요일의 '무료 책사인회'도 진행중이다. 오는 3일엔 정희성, 박남준, 김해자, 안상학 시인이 사인회에 나선다.

4월 23일과 24일 양일간 '용산참사 희생자 추모음악회'도 추진한다.

  전국시사만화협회 주최 '용산-GAJA전'. 3월 27일~4월 9일 이대역 1번출구 카페 티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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