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귀나무 아래서

[이수호의 잠행詩간](26)

자귀나무 아래서
나는 울었네
6월 장마도 가고
하늘이 맑아
더욱 서러웠네
자귀 잎처럼 하늘거리는 추억이
이렇게 아픔인 줄 몰랐네
이 여름에 저렇게 처연하게 피어
외진 길가에서
어쩌란 말이냐
겨우 마음 다지고 일어섰는데
다시 주저앉으라네
쉬라하네
다 버리고
흐르는 눈물 닦지 말고
그냥 허허 웃으며
맘껏 울라하네
자귀나무 아래서
나는 울었네
저기 가는 사람 물끄러미 보며
내 사랑
눈물방울에 비치네

*때로는 놓아버리자. 다 놓아버리자. 그래야 오히려 소중한 것이 보이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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