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평택에서3-따뜻한 별

[이수호의 잠행詩간](46)

참으로 따뜻한 별은
흐린 날, 우리들 마음에 눈물 그렁거리는 날
공장 굴뚝 위에서 뜬다
옥상 위에서 뜬다
한두 개, 많아야 서너 개
가늘게 반짝인다
그것도 지상의 불빛
작은 촛불이 있어야 반짝인다

모자를 깊게 눌러쓴
젊은 아내들이 보내는
뜨거운 사랑
고사리 손 아이들이 보내는
절대의 믿음
그것이 저렇게 따뜻한 별빛으로
살아나게 한다

도장 공장 안의 전사들
추악한 신자유주의 자본과 맞장을 뜨며
따뜻한 별이 되고 있다
담장 밖 가족들
지저분한 국가권력의 개 경찰과
매일 멱살잡이를 하며
가장 고운, 그래서 가장 멀리 비치는
촛불이 되고 있다

지독한 여름, 연꽃의 계절
진흙탕 속에서 크고 예쁜 꽃 피어나듯이
음식, 물, 전기까지 끊긴 어둠 속에서
따뜻한 별빛 더욱 곱게 피어난다

자본아, 온갖 권력아
거기 빌붙어 기생하는 온갖 버러지들아
밤마다 켜드는 우리의 촛불 끄지 못하니
쌍용 굴뚝과 옥상의 별빛
더욱 빛날 수밖에

* 쌍용자동차 굴뚝농성 82일, 공장점거파업농성 73일, 교섭은 사측의 일방적 선언으로 결렬되었다. 전기까지 끊겼다. 별은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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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 눈물 , 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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