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유가족 검찰총장 면담 요구

1인 시위 천정배 의원 출근길 김준규 총장에 수사기록 공개 요청

11일 용산참사 유가족과 범국민대책위원회가 김준규 검찰총장에게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이 면담을 추진한 이유는 용산참사 수사기록 3천 쪽 때문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천 쪽 공개와 검찰총장 면담을 요구했다.


노수희 범민련 남측본부 공동의장은 “용산현장에 특공대가 어떻게 투입됐는지 3천 쪽에 담겨 있으리라고 본다”면서 “용산문제를 해결해야 헌법과 민주, 법치, 인권이 수호되고 공권력이 살아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수사기록 3천 쪽을 공개하라는 1인 시위를 대검찰청 앞에서 벌였다. 천정배 의원은 “1월 20일 경찰과 공권력은 생존권을 외치는 국민을 짓밟고 죽음으로 내몰았다”면서 “8개월 동안 사태를 방치한 것은 비인도적인 처사로 유족들을 볼 때 마다 제 자신의 양심 때문에 견딜 수가 없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검찰 수사기록 3천 쪽은 개인이 만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세금으로 봉급을 받은 검찰이 정식으로 수사해서 스스로 만든 기록으로 그 진실을 공개해야 용산참사 해결의 출발점이 된다”고 공개를 촉구했다.

용산참사 유족 권명숙씨(고 이성수씨의 부인)는 “검찰은 뭐가 그리 두려워 수사기록을 감추는지 모르겠다”면서 “진상이 규명되지 않고 3천 쪽이 은폐되는 한 유가족들은 꿋꿋하게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규탄했다.

범국민 대회위원회는 “김준규 신임 검찰총장이 수사기록 3천 쪽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검찰의 대대적인 쇄신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취임한 검찰총장을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수사기록을 공개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고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는데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천정배 의원인 1인시위 도중 김준규 검찰총장을 만났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5분께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수사기록 3천 쪽을 공개하라며 1인 시위를 벌이던 천정배 의원과 김준규 검찰총장의 출근길 짧은 만남이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둘은 천 의원이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할 때 김 총장이 법무실장을 맡아 친분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천정배 의원은 김 총장에게 “총장께서도 나름 고충이 있겠지만 실무자에게만 맡기지 말고 직접 검토하시고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준규 총장은 천 의원을 반갑게 맞으면서도 천 의원의 요청에는 “다시 한 번 챙겨보겠다”고만 짧게 말했다.

천 의원은 이날 만남을 두고 “김준기 총장에겐 애정과 기대가 있다. 김 총장이 이 문제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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