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어느 가을날 오후

[이수호의 잠행詩간](68)

어제 오후 두시 광화문 문화관광부 정문 앞
옛 전남도청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야 한다!
펼침막 펼쳐들고 기자회견 한다고 기세 좋게 모여드는 사람들 있었다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선생님을 비롯, 오종렬 상임고문, 민가협 어머니들 등
늘 모이는 분들에다, 광주에서 농성하시다가 검은 양복에 넥타이까지 매시고
급하게 올라오신 광주5월단체 대표까지
‘옛 전남도청 보존을 촉구하는 전국 시민사회단체 일동’ 20여 명이 엄숙하게 섰다
근데 정작 기자회견 장에 기자는 없었다
공중파는 카니와 그 흔한 인터넷 방송용 카메라 한 대 없고
소속을 알 수없는 사진기자 세 명 왔다갔다하는데
그 중에 한 명은 원희였다
시간이 되었으므로 기자회견을 시작하겠노라는 사회자의 선언과 함께
여는 말씀으로 백 선생님 한 마디 하신다
이렇게 맑은 가을날 오후, 기자회견장에 많-이 모여주신 기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로 시작하는 선생님의 그 쩌렁쩌렁한 말씀이
오늘은 왠지 쓸쓸했다
가을인가 보다

* 이날 문광부 유인촌 완장과 광주시장을 비롯하여 금뺏지 몇 명 모여 옛 전남도청을 헐 것인가 말 것인가 결정한단다. 백 선생님 호령에도 헌다면 하면 그놈들 정말 사람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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