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위해 망루에 올랐었던 철거민들에게 중형이 내려진 28일 용산 4구역 남일당 건물 앞. 경찰은 인도 위 천막도 허락하지 않았다.
오후 9시 경 시작된 재판 결과 규탄대회를 마치고 용산범대위 대표자 5명은 단식을 하기 위해 남일당 건물 분향소 앞에 천막을 치려했다. 경찰은 인도도 도로라며 도로교통법 위반을 이유로 천막을 강제로 빼앗아갔다. 천막을 잡고 유가족들과 경찰이 대치한지 1시간 30여 분 만이었다. 경찰은 지난 26일 단식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에서 용산범대위 대표자 5명을 강제연행 하기도 했다.
“나도 똑같이 불태워 죽여달라”는 유가족의 울부짖음에도 경찰은 거침이 없었다. 유가족들은 물을 뿌리며 저항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용산범대위 대표자들은 천막 없이 3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갔다.
천막을 빼앗는 과정에서 경찰이 신용산역 앞 도로를 막아 교통체증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재판결과 규탄대회에는 구속 10개월 만에 석방된 두 명의 철거민이 함께 했다. 이들은 이날 재판에서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고 석방되었다. 다시 남일당 건물 앞에서 선 이들은 “가슴이 무너진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들은 “누구보다 앞장서 싸워나가겠다”는 결의를 밝히기도 했다.
징역 6년을 받은 이충연 용산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의 어머니이고, 고 이상림 씨의 부인인 전재숙 씨는 “판사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었는데 검사보다 더 심하더라”며 “한발 한발 걸을 때 마다 이명박 정부를 저주할 것이며 이길 때까지 싸울 것이다”고 목소리 높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철거민은 무죄다”고 외치며 힘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