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

[이수호의 잠행詩간](91)

날이 추워졌다
전에도 11월 중순이면 이랬나 싶다
우리는 추울 때
내일이면 따뜻해지겠지 했고
하늘은 우리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은 웬일인지 일기예보마저도
며칠째 이 도시에서는
내일이 더 추울 것 같다만
되뇌고 있다
오늘도 올해 들어 가장 춥다고 했는데
오후쯤이면
내일은 더 추워질 것이라는 예보를
아무렇지도 않게 또 할 것 같다
이런 찬바람이 일어나는 곳
도시 재개발 뉴타운의 그늘
허물다 만 골목들
쓰러지다 겨우 남은 집들
그 구석구석 틈 사이
떠날 곳 없는 철거민들
이똥처럼 끼어 있다
그들의 한숨 눈물 원한
시베리아 고기압보다
더욱 차다

* 그래도 그 철거민들은 이까짓 추위보다는 눈깔 휘번득거리고 돌아다니는 용역들이 더 무섭고, 뒤에 서서 실실 웃고 있는 경찰이나 구청 직원이 더 밉고, 우리 사회의 무관심과 냉대가 더 서럽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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