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계광장이 ‘좌빨 척결’ 함성과 국방색으로 물들었다. |
청계광장이 ‘좌빨 척결’ 함성과 국방색으로 물들었다.
재향군인회, 국민행동본부, 국가정상회추진위원회 등 52개의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천안함전사자추모국민연합’이 14일 오후 2시, 청계광장에서 ‘천안함 전사자 추모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대부분 군복차림으로 7천여명이 운집한 이 대회는 사망한 장병들을 추모하는 자리라기보다는 보수단체들의 ‘빨갱이’ 히스테리를 발산하는 장소가 되었다. ‘천안함 전사자 추모 대회’는 사실상 천안함 침몰사태를 북한의 소행으로 규정하고 ‘북한 주적개념 부활’, ‘좌파 빨갱이 척결’, ‘대북 응징’등의 극우민족주의를 고무시키는 발언들로 채워졌다.
대회사에 나선 이상훈 애국단체총협의회 상임의장은 “친북좌파세력이 천안함 유족에게 접근해 미국에 의한 국내 안전사고니 대정부투쟁을 하자고 꼬셨다”면서 “친북세력을 국가보안법과 내란죄로 왜 못 다스리는지 알 수가 없다”며 흥분했다. 또한 “북한선박 항해금지, 주적개념부활, 개성공단 철수를 실시하고 좌파세력을 척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홍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고문은 한걸음 더 나아가 “국민들의 힘으로 모금을 해서 천안함을 건조하는 운동을 진행하자”면서 “천안함을 건조한 후 김정일에게 보여주자”고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연평해전 전사자 황도현 중사의 부친인 황은태 씨는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민족문제연구소, 진보연대 등을 언급하며 “빨갱이들이 다 어디에 숨었나. 다들 남한에서 활개치며 잘 살고 있다. 이들을 조사해 빨갱이를 색출해 달라”며 정부에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또한 “개성공단을 철수하고 촛불집회 참가단체를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욱 고엽제 전우회 사무총장은 친북좌파 인사들에 대한 또 다른 조치를 내놓았다. 그는 “천안함이 암초에 의한 좌초라고 생존 전우들을 선동하는 국회의원들은 즉각 사퇴하고 김정일을 찾아가서 대의원이나 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민주당의 박영선, 민주노동당의 강기갑 등 친북좌파들은 내부의 적으로서 김정일을 두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북응징’을 주장하는 의견들도 많았다. 이들은 ‘북한 어뢰에 의한 천안함 폭발’을 전제로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은 “대북응징을 결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천안함 합조단의 신상철이 ‘천안함은 미군함과 충돌한 것’이라고 했는데 미친놈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정신 차리지 않으면 북한으로 보내야 한다”고 엄포를 놓아 큰 박수를 받았다.
김종일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공동대표도 “무사안일에 빠져 북한 도발에 상응한 응징을 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전쟁 등 더 크고 위험한 도발을 자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대회는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로 시작하는 ‘전우가’를 다함께 제창하고 북한을 규탄하는 만세삼창을 외친 후 막을 내렸다.
한편 천안함 침몰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국방부가 발견된 알루미늄 조각들이 북한 어뢰의 파편인지를 규명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혔으나 확인된 것은 없다. 합조단은 5월20일께 2차 중간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