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2지방선거에서 최대 바람몰이를 한 반MB 연합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강남 부자계급 몰표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에 따라 6.2지방선거 결과는 반MB연합의 절반의 승리로 끝났다. 강남구가 보인 부자 계급투표는 서울시장의 향방을 갈랐다. 투표 전부터 승리를 점치기 어려웠던 한명숙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근소하게 앞서가다 막판에 강남지역에서 큰 표 차이로 져 부자 계급투표의 장벽에 막혔다. 3일 오전 7시 반까지 98.8%를 개표한 서울시장 선거는 오세훈 후보가 2만5천여 표를 앞질러 사실상 당선됐다. 지난 2008년 교육감 선거에서도 강남지역은 전체 서울에서 고르게 패배한 공정택 교육감 후보를 살렸던 힘을 다시 보여줘 오세훈을 살리는 저력으로 드러냈다.
반면 서울시 기초단체장은 25곳 중 강남3구와 중랑구 4곳을 빼고 민주당이 21곳의 지역구에서 당선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006년 선거에서 서울지역 모든 구청장에 한나라당이 당선 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완전한 압승이나 다름없다. 애초 서울시장 선거도 크게 질 것으로 관측 됐던 바에 비하면 기초단체장 선거 압승과 서울시장 선거 선전으로 서울에서 이명박 정권 심판의 여론을 확실히 보여줬다.
특히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최대 인구수를 가진 서울과 경기를 비롯해 6곳에서 당선된 것은 반MB 연합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관심이 집중됐던 곽노현 서울교육감 후보는 근소한 차이로 보수 이원희 후보를 따돌렸다. 진보교육감 당선자 중 광주와 강원도 두 곳이 전교조 출신 후보란 점을 감안하면 MB교육정책에 대한 반발 뿐 아니라 전교조에 대한 마녀사냥식 탄압이 과도했다는 것을 반증했다. 이들 교육감 당선자 들은 정부의 전교조 파면 해임 방침에 맞설 것으로 예상돼 현 정부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광역시도지사 선거에서도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 심리가 확실히 작용했다. 한나라당의 아성이었던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송영길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경남지사엔 김두관 후보가, 강원지사엔 이광재 후보가 자리를 꿰찼다. 안희정 후보도 보수의 아성인 충남지사에 당선됐다.
MB, 패배했지만 정책 바꿀지 미지수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권의 중간 평가 성격이었던 만큼 여당은 정국안정을 위해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야당은 MB정권의 실정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선거 결과 여당이 간신히 수도권에서 시도지사 두 곳을 막아내긴 해지만 전반적인 패배라고 볼 수 있어 세종시 수정안 추진과 4대강 사업 등에 일정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이명박 대통령의 지도력은 레임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MB정권은 천안함 침몰결과 발표를 선거전 돌입에 맞춰 발표하는 등 강한 북풍 몰이를 했지만 북풍에 가장 민감한 인천, 강원, 경기에서 오히려 북풍이 역풍으로 바뀌었다. 이는 대북강경 모드로 인한 전쟁 분위기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역풍은 또 이명박 정권의 마녀사냥식 탄압방식에도 솔솔 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사회를 맡은 연예인에 대한 보이지 않는 압력행사는 선거 막판 이슈로 부각됐고 민주노동당을 후원한 전교조 선생님들에 대한 무리한 해임-파면 추진도 피로도로 다가와 역풍으로 불었다.
한나라당은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박빙으로 간신히 승리해 안도하기는 했지만 노풍에 밀려 전국의 자기 안방에서 확실한 패배를 맛봤다. 리틀 노무현이라는 김두관, 이광재 후보, 좌희정이라 불리던 안희정 후보가 모두 한나라당의 아성 지역에서 당선돼 친노무현 세력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전반적으로 반MB연합은 민주당의 승리로 이어졌다. 상당수 지역 기초단체장과 시도지사에 뿌리를 내린 민주당에겐 민심이 이명박 정권의 일방적인 정책을 각 지역에서 막아달라는 것으로 해석돼 임무가 막중하다.
정부 여당은 선거가 승리로 끝나면 4대강 등 각종 이슈와 공공요금 인상 등을 밀어 붙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 정권의 패배로 선거가 끝났지만 이명박 대통령 특유의 추진력이 선거결과에 부딪혀 4대강 공사 중단이나 부자위주의 정책 중단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반MB 연합의 승리가 실질적인 민심의 열망을 얼마나 담아낼지는 4대강 사업 중단 투쟁에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부가 각 지역에서 활발히 공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문수스님의 소신공양과 불교, 천주교 등의 4대강 사업 중단 투쟁이 진행 중이다. 반MB연합의 최대 수혜자인 민주당이 4대강 투쟁과 MB의 부자정책을 막는 투쟁과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다음 대선의 향방을 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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