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진보신당과 노회찬에게 돌을 던지나?

[기고] 보수양당체제 거부하고 새로운 미래에 투자한 14만3000여 명

우선 오해를 피하기 위해 밝혀둬야 할 것이 있다. 필자는 민주노동당의 당원이다. 그리고 이런 얘기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개인적으로 노회찬 후보에게 그다지 호감을 가지고 있지 않은 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MB정부 심판을 전면에 내걸고 민주당의 후보들이 곳곳에서 당선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서울에서 한명숙 후보가 박빙의 차이로 낙선한 것에 대해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다.

지금 진보신당의 게시판은 외부 방문객들의 글폭풍으로 난리다. 한나라당 2중대, 노회창(노회찬과 이회창의 합성어) 등의 용어가 난무하고 있다. 한마디로 진보신당 노회찬 때문에 민주당 한명숙이 떨어지고 한나라당 오세훈이 당선됐다는 것이다. 실제 노회찬이 얻은 3% 남짓의 14만여 표는 한명숙이 당선에 모자란 2만여 표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이고, 정치적 성향으로 보았을 때 노회찬 후보가 사퇴를 했다면 상당수가 한명숙의 지지표로 옮겨 갔을 것이다. 게다가 노회찬의 완주는 같은 당 소속 심상정의 후보 사퇴와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서울시에서 MB정부 심판이라는 ‘대의명분(?)’을 거스른 진보신당과 노회찬은 졸지에 역적으로 몰리고 있다.

물론 최후까지 피 말리는 접전을 펼치다가 정말 간발의 차이로 고배를 마신 한명숙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의 그 애타는 마음을 무엇에 비할 수 있을까. 서울에서도 민심은 MB정부와 한나라당의 역주행에 확실한 경고장을 보여주기를 원했고, 한명숙 후보가 당선됐다면 그것보다 더 확실한 경고장은 없었을 것이다. 그 절절한 안타까움이 진보신당의 노회찬 후보 1인에게 분노로 집중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손에 들고 있는 돌을 노회찬 후보 1인에게 던지기 전에 한 가지는 꼭 고려했으면 좋겠다.

노회찬 후보는 1인이지만 그에게 투표한 서울시민은 14만3000명을 넘는다는 사실이다. 물론 한명숙 후보에게 투표한 205만9000여 명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분명 단순히 노회찬 1인과 그를 지지한 14만3000여 명은 그 무게감이 다르다. 그러면 이 14만3000여 명이 노회찬을 지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MB정부 심판을 방해하고 오세훈을 당선시키겠다는 굳은 결의로 노회찬을 지지했을까? 진보신당의 노회찬 후보에게 돌을 던지기 전에 이 14만3000여 명의 고민에 대해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생각해 본 적은 있는지 묻고 싶다.

진보신당 노회찬에게 투표한 14만3000여 명이 MB정부 심판을 방해하고 오세훈을 당선시키겠다는 일념으로 투표장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노회찬을 지지한 14만3000여 명 대부분은 그 누구보다도 더 가열차게 MB정부의 미국산 광우병 위험 소고기 수입에 반대하고 4대강 삽질에 분노하며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에 분노하는 사람들일 게다.

하지만 그들은 MB정부의 그런 작태들에만 분노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미국산 광우병 위험 소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만큼 노무현 정부의 한미FTA 추진에 반대했고, 4대강 삽질에 반대하는 만큼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부역하는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파병에 반대했으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대량해고에 슬퍼하는 만큼 노무현 정부 때 경찰에 맞아 사망한 두 농민의 억울한 죽음에 슬퍼했다.

그렇다. 진보신당 노회찬을 지지한 14만3000여 명은 MB정부 심판이라는 다른 이의 ‘대의명분’이 아닌 보수양당체제 심판이라는 자신들의 ‘대의명분’으로 노회찬을 지지한 것이다. 설사 한나라당의 오세훈이 당선되는 한이 있더라도 ‘보수양당체제’를 심판해야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진보할 수 있고 희망찬 미래가 가능하다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현재 전 세계는 기존의 보수양당체제가 무너지는 양상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자민당 정권이 몰락한데 이어 민주당 정권마저 지지율이 바닥을 치며 하토야마 총리가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영국에서도 최근 총선에서 보수당과 노동당 양당체제가 균열이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진작 보수양당체제가 무너진 중남미에서는 진보정권들이 도미노처럼 당선되어서 무상의료 무상교육의 진보세상을 열어가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민중들이 기존의 정치구조로는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기존의 구태의연한 양자택일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선택을 할 때 사회는 변화하고 진보하는 것이다.

진보신당과 노회찬 1인에게, 아니 ‘보수양당체제’를 끝장내야 우리에게 더 나은 미래가 가능하다고 믿는 14만3000여 명에게 과연 돌을 던질 수 있는가? 당신이 든 그 돌이 진정 다양한 의견을 품을 수 있는 ‘민주주의’를 위한 돌인지 묻고 싶다. 단순히 보수양당 중 다른 쪽을 지지해 주는 것이 MB정부 심판의 모든 것은 아닐 테다. 오히려 ‘보수양당체제’를 거부하고 새로운 미래에 투자한 저 14만3000여 명의 씨앗이 오히려 우리 사회의 진보를 위한 진정한 밑거름이 될 수 있지는 않을까?
덧붙이는 말

이 글은 울산노동뉴스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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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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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이

    차라리 그러면 노회찬후보는 노무현 심판을 내걸고 등장하는게 옳치 않을까요 그러나 토론 이나 여러가지보면 노무현 심판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고 mb심판은 내세우고있어요

  • efwe

    한명숙이 사퇴했으면 노회찬이 당선 되지 않았을까??자기의 뚜렷한 정치적신념 가지고 진보신당으로 나온 사람인데 남의 당 게시판에 들어가서 부모욕까지 써가면서 에휴..자꾸 그러니까 전라도 사람들이 욕먹는거지

  • 정성훈

    지금 이문제 가지고 갑론을박 하는 사람들을 이해 못하겠습니다. 진보신당 이었기에 찍어고 더군다나 노회찬 이었기에 찍엇습니다.... 노회찬님 천분에일두 미안해 하지 마십시요 진심입니다. 이문제 가지고 미안해 하심 저두 지지철회 하겟습니다.

  • 진보신당편

    노회찬 투표했습니다. 야당단일화요??ㅋㅋ 단일화 했으면 오세훈 찍었습니다..한나라당보다 민주당이 더싫거든여?? ㅋㅋ

  • 노무현이랑 이명박 정권 정책적으로 다른거 4대강정도 빼고 뭐있는지부터 말해봐라

  • 신희철

    사회당 신희철입니다. 오랜만이네요. 글 잘 보았습니다. 동감입니다.~~~^^

  • 노희찬지지

    그럼 왜 단일화를 집권당시 반 노동자적인 행위를 했던 한명숙이아니라 노희찬으로 하지그랬나 그러면 노희찬은 무조건 당선되었을텐데...노희찬표가 한명숙에간다고 천만의 말씀...난 노희찬을 지지하고 투표를 했지만 노희찬이 후보 사퇴를 했으면 투표 기권했을것이다...후보사퇴하지 않아서 더 노희찬을 지지하게되었습니다...배신자는 바로 심상정입니다.

  • 그래서

    14만표로 대한민국을 바꿔보려고요? 미국 녹색당 네이더 짝 나겠네요.

  • 강철비버

    어이없군요.. 자기가 시험못봐서 떨어져놓고선 연필이 나빠서 떨어졌다는 핑계랑 똑같군요..이런자세로 다음대선에서 되겠어요?

  • 그래서`

    그래서 10년동안 민주당이집권하면서 한게 뭐있는데.노동자는 노동자의시각으로 세상을 보면 14만표가 희망의표로 보이고..민주당과 그의 똘만이들의 눈으로 세상을보면 14만표가 배신의표로 보이겠지.

  • 봄도가을

    으흐흐,,,써지는 구나..본론은 민주당 애들도 제정신이라면 선거연대 없이 정권획득은 힘들다는 것을 알았으리라는 거죠. 너무 낙관적인가? 하긴 개념없는 김민새가 선대본부장하고 있는 꼴을 보면, 개들은 다음 대선에도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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