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합조단장의 모순된 주장

어뢰추진부에 열이 닿지 않았는데 흡착물 어떻게 생기나?
‘1번’ 글씨와 ‘흡착물’은 같이 있을 수 없는 ‘모순’

윤덕용 천안함 합동조사단장이 천안함 어뢰폭발과 관련해서 정반대의 모순된 주장을 해서 논란이 예상된다.

윤덕용 천안함 합동조사단장은 어뢰추진부가 열에 전혀 닿지 않았기 때문에 고열에 녹아 없어져야할 ‘1번’ 이라는 글씨가 지워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천안함 침몰 결과발표 당시 합동조사단이 밝힌 알루미늄 흡착물질 생성 과정 설명과는 정 반대로 모순된 주장이다. 합동조사단은 5월 20일 결과발표 당시 “흡착 물질에서 발견된 알루미늄 산화물은 큰 에너지를 받거나 높은 온도 속에서 형성된다”고 주장한바 있다.

윤덕용, “어뢰폭발시 추진체는 40미터 뒤로 밀려 열 전달 안돼”

윤덕용 합동조사단장은 4일 CBS 라디오 <이종훈의 뉴스쇼>에 출연해 버지니아대 물리학자인 이승헌 교수의 ‘어뢰가 만약 폭발했다면 추진체 부분의 온도가 굉장히 높이 올라가기 때문에 파란색으로 된 ‘1번’ 표기는 없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두고 “어뢰가 수중에서 폭발하면 추진체 부분은 빠른 속도로 물속에서 뒤로 밀린다는 것을 생각 안 했던 것 같다”고 반박했다.

  합동조사단이 결정적 증거로 제시한 어뢰 추진부와 흡착물 [출처: 국방부]

윤덕용 단장은 “최근 어뢰는 근접뇌관이라 어뢰 추진체의 모터와 회전축 두 개의 프로펠러 부위는 약 30∼40m 뒤로 매우 빠른 속도로 물속에서 밀리게 된다”며 “뒤로 밀리기 때문에 추진체 부분이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있을 수 있고 온도도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1번’ 글자도 남아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어뢰가 폭발하는 순간 ‘1번’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던 어뢰추진체 부분은 순식간에 버블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열의 영향을 받을 수 없다는 해명이다.

윤단장은 “버블의 크기는 대략 10미터 정도 되지만 추진체 부위는 빠른 속도로 버블 밖으로 밀려간다”며 “충격파에 의해서 빨리 움직이기 때문에 (추진부가)버블 내에 그냥 남아있을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았다.

‘버블이 상당히 뜨거운 상태 아니었느냐?, 주변에 열기를 미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버블의 압력도 높고 뜨거운 상태였을 텐데 거기에 남아있을 수가 없다”며 “물이 굉장히 온도가 찬 상태이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한 30∼40m 버블 밖으로 그냥 움직여버리면 열의 분산은 거의 안 받게 된다”고 밝혔다.

윤 단장은 이어 “버블중심은 초기에 2∼3천 도 온도까지 올라갈 수 있지만 알루미늄 합금으로 된 프로펠러 부위는 700도만 돼도 녹는데 프로펠러가 그냥 온전하게 남아있다는 것은 열손상이 전혀 없다는 것이고 결국 온도가 그렇게 많이 올라가지지 않았던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밝혔다.

합조단 발표 “어뢰 추진체 흡착물은 큰 에너지나 높은 온도 속에서 형성돼”

문제는 윤덕용 조사단장의 이 같은 주장이 민군합동조사단이 어뢰추진부와 선체, 독자 수중폭발 실험 등을 통해 제시한 ‘흡착물’ 분석결과와 전혀 모순된다는 데 있다. 합조단은 지난 5월 20일 결과발표 당시 에너지 분광기 및 X선 회절기 분석결과를 검토한 결과 천안함과 어뢰 추진체에서 발견된 ‘흡착물’이 폭발에 의해서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기자회견장에 나온 합동조사단 폭발유형분과 이근득 박사(국방과학연구소)는 “천안함 선체 8곳과 어뢰프로펠러에서 흡착물질이 발견됐다. 분석한 결과 흡착물질은 알루미늄 산화물로 밝혀졌다”며 “흡착 물질에서 발견된 알루미늄 산화물은 큰 에너지를 받거나 높은 온도 속에서 형성된다”고 말해 수중폭발임을 강조했다.

알루미늄 산화물을 증거로 제시하면서는 고열을 받았다는 주장을 통해 수중폭발이 있었다고 했지만 ‘1번’ 글씨의 존재 여부를 주장할 때는 열이 닿지 않았기 때문에 글씨가 지워지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즉, 윤 단장 주장대로 어뢰가 폭발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뒤로 밀려 나서 ‘1번’ 글씨가 남아 있다면 어뢰 추진부에 흡착물은 없어야 하고, 흡착물이 있으면 ‘1번’ 글씨는 없어야 한다. ‘1번’ 글씨와 흡착물이 동시에 남아 있다는 것은 모순이다.

합조단 수중 폭발 실험도 무의미

또 윤 단장의 주장대로 어뢰추진부가 버블 밖으로 급속하게 밀려 났다면 어뢰추진부를 결정적 증거로 제시하기 위해 실시한 ‘수중폭발 실험’도 무의미한 것이 된다. 어뢰추진부가 열에 닿지 않았기 때문에 같은 조건을 만들어 폭발실험을 했다는 전제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승헌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교수와 서재정 존스홉킨스대학 국제정치학 교수도 “민군합동조사단의 ‘흡착물’ 분석결과는 천안함을 격침시킨 어뢰의 폭발이 없었음을 입증한다”며 “필자들이 합조단의 에너지분광기 및 엑스선회절기 분석결과를 검토한 결과 천안함과 어뢰 추진체에서 발견된 ‘흡착물’이 폭발에 의해서 형성된 것이라는 합조단의 결론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정이 났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에너지분광기 분석에서는 나타나는 알루미늄 원자가 X선회절기 분석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불일치 현상은 기존 이론을 뒤집지 않는 한 우리가 아는 한 과학적으로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어 왔다.

천안함 논란이 6.2 지방선거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천안함 어뢰 폭발에 대해 합조단의 모순된 주장을 어떻게 설명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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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 합조단 , 어뢰 , 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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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민

    일반적으로 물속이나 공기중 알루미늄은 알루미늄 산화막이 생기기 때문에 700도씨 이상에서도 녹지 않습니다. 우리가 알루미늄 포일(foil)로 요리도 하고 불속에 넣어 고구마 감자를 구어 먹지요. 그때 알루미늄 포일이 녹아 버린다고 생각해 보세요. 고구마를 먹을 수 있나..

    KAIST교수님으로 상당히 존경받으시는 분으로 알고 있는데, 단순한 상식에서 실수를 하셨네요. 아마도 폭파에 대한 집착이 강하셨나 봅니다.

  • 천안삼거리

    해민님, 참 바보같은 소리를 하시네요. 알미늄 호일이 불 속에서 녹지않은 이유는 그 속에 수분을 가진 고구마가 들었기 때문이지요. 그냥 넣어놓으면 타버리거든요. 호일에 고기 같은 것을 구워먹을 때도 음식물 수분 때문에 알미늄이 괜찮은거지.... 정말 상식이 없으시네!

  • 해민

    천안삼거리//고구마 수분 이전에 더 근본적으로 Al2O3 박막이 생깁니다. Al2O3 박막은 아주 높은 온도에서도 견디지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Al이 600-700oC에서 녹을 수 있는 조건은 산소가 없는 조건입니다. 즉 진공중이지요. 그리고 Al포일이 녹아 없어지지않고 탄다는 것은 얇기 때문에 모두 Al2O3로 되기 때문입니다. 이 것이 얇은 Al인데도 불구하고 녹지 않고 타는 이유입니다. 고구마를 포일에 싸서 구워 보셨나요. 일부 고구마껍질이 타지요..

  • 해민

    그 탄 부분은 고구마의 평균 온도보다 높은 부분입니다. 그 부분에 Al 포일도 (녹지 않고) 타버립니다. 앞서 애기 했듯이 Al2O3막으로 변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어뢰는 완전히 Al2O3막으로 변할 만큼 얇지 않지요.

  • 해민

    더욱이 "알루미늄" 100%가 아니라 "알루미늄 합금"입니다. 어떤 합금인지는 모르겠지만, 무기에 사용되는 합금이라면 Al보다 훨씬 녹는 점이 높은 것이 상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접착제라면 모를까 어떤 구조체가 납이나 인듐과 합금은 아니겠지요

  • 시민

    해민//그렇죠.저 교수는 곡학아세의 대명사가 되지 않을지.

    =============================
    합조단 윤 단장은 이어 “버블중심은 초기에 2∼3천 도 온도까지 올라갈 수 있지만 알루미늄 합금으로 된 프로펠러 부위는 700도만 돼도 녹는데 프로펠러가 그냥 온전하게 남아있다는 것은 열손상이 전혀 없다는 것이고 결국 온도가 그렇게 많이 올라가지지 않았던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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