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알바생, “우린 10원짜리 인생이 아니다!”

청년 유니온 등, “딱! 천원만 더” 최저임금 인상 요구

사회는 20대 청년들에 대해 ‘88만원 세대’라고 명명하지만, 88만원이라는 돈조차 담보되지 못하는 청년 알바생들이 있다.


이들은 생계, 혹은 등록금을 벌기 위해 최저임금을 받으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최저임금으로는 그들의 한 달 생활비로도 빠듯하다. 설상가상으로 다수의 청년 알바생들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으며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청년 알바생, 최저임금의 비애

2달 반 째 편의점 야간근무를 하고 있는 대학생 김형근씨는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고 있다. 그는 “집에서 등록금을 보태줄 여력이 안 되고, 학자금대출은 부담이 되기 때문에 알바를 시작했다”면서 “이력서를 들고 편의점을 찾은 날, 사장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시급 4000원을 주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하루 8시간, 일주일에 3일을 야간으로 근무하며 받은 월급은 고작 40여 만 원. 이 돈으로 방값과 핸드폰 요금을 제하고 나면 밥값조차 남지 않는다. 김형근씨는 “시간을 쪼개 다른 일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하며 “현재 최저임금 협상중이라고 알고 있는데, 등록금과 생활비를 책임져야하는 많은 20대 청년들이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최저임금 인상이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학생 알바생 황재인씨. 그는 심각한 취업난에 따라 보편적으로 형성된 ‘대학 5학년생’이다. 그는 집에 손 벌리기가 민망해,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예식장에서 그릇을 치우는 일을 하며 한 달에 40만 원 정도의 급여를 받는다.

황재인씨는 “현재 자취를 하고 있는데, 그나마 친구랑 같이 살고 있어 방값은 20만원이지만, 핸드폰비 10만원, 교통비 5만 원등이 고정적으로 지출되고 있어 부모님께 손을 벌리지 않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서 “지하철 정기권을 사용하는데 돈을 아끼기 위해 버스는 타고 다니지 않을 정도다”라면서 “사실 최저임금 5180원으로의 인상도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경영계 10원 인상? 우리는 10원짜리 인생이 아니다!

이렇듯 최저임금으로 삶이 유지되지 않는 청년 알바생들이 22일 오후 1시, 대학로 거리에 모여 “딱 천원만 더!”를 외치며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청년유니온을 비롯한 참여연대와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이 2010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심위원회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 알바생들의 최저임금인상 촉구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이 자리에서 조금득 청년유니온 사무국장은 “청년유니온의 편의점 아르바이트 실태 조사 결과, 알바생의 66%가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들 중 39%는 3000원대의 시급을, 13%는 2800원대 시급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알바생 중 30%가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도, 이들 중 대부분이 최저임금을 위반하고 있는 사업주에 대해 쉽게 항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남영아 덕성여대 총학생회장 역시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은 최저임금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면서 “최저임금심의위원회의 공익위원들은 물가인상률을 반영해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18일, 경영계에서 최저임금 10원 인상안을 제시한 것과 관련 “자기들 월급이 10원 인상되면 반발하는 것과 같이, 대학생들 역시 10원짜리 인생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이어서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경영계는 면피용에 불과한 최저임금 10원 인상 입장을 철회하고 노동하는 모든 사람의 최저생계를 보장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의 천원 인상을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딱, 천원만 더! 최저임금 인상할 것 △최저임금 10월 인상, 경영계 각성 할 것 △최저임금 위반업체, 근로기준법 위반 업체에 대한 단속 강화 등을 요구했다.

한편 이들은 오는 25일 경총 앞에서 전국 편의점 최저임금 위반사업장 원청업체 고발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27일과 28일에는 최저임금 권리 찾기 문화제와 청년가계부 발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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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 대학생 , 최저임금 , 알바 , 청년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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