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최저임금 노동자 한 끼 식사비는 820원'

홍희덕 의원, “최임위는 통계조작으로 경영계 비호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이 최저임금 5180원 확보를 위해, 28일과 29일 양일간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홍희덕 의원은 농성에 앞서 경영계의 주장을 반박하고, 최저임금위원회의 통계조작을 밝힌 자료를 공개 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2011년 최저임금 심위를 위한 사용자위원의 생계비안은 최소한의 생계비조차 담보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한 끼 식사 820원, 월 교육비는 0원?

홍희덕 의원이 밝힌 지난 5월 3일자 2011년 최저임금 심위를 위한 사용자위원의 생계비안에 따르면, 최저임금 대상 노동자들인 소득수준 하위 25% 노동자의 한 끼 식사비는 820원, 월간 의류구입비 5000원, 가정용품은 1500원, 교통비 10000원, 통신비는 3만원이다.

의료비는 3000원으로 병원이용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며, 월세, 전기세, 수도세를 합쳐 14만원, 교육비는 0원이다. 기호식품인 담배와 주류에 사용가능한 돈은 1000원이다. 아이들 교육조차, 심지어는 병원도 갈 수 없는 최저임금의 삶은 절대적으로 ‘최저’라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다.

홍희덕 의원 측은 “이러한 생계비 산정은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이 현재 수준으로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결국 열악한 삶이 개선되지 않거나, 심지어는 대물림 될 수도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최저임금법 제 1조에는 최저임금의 목적으로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조동력의 질 향상 및 제고’가 명시되어 있다. 홍희덕 의원은 “경영계 측의 자료에 의하면 최저임금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 질의 향상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최임위의 통계조작, 경영계 편들기

홍의덕 의원은 또한 최저임금위원회가 조작한 수치들을 위원회 회의에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경영계측의 주장을 비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희덕 의원이 확인한 최저임금위원회가 조작한 자료는 △영국저임금 위원회 자료 인용 조작(2009노동 분석지표 보고서 최임위) △시급- 월액환산과정에서 최저임금 뻥튀기(최임위 발간 모든 자료) △GNI대비 최저임금 수준 자료 조작(‘09, ’10 노동분석지표 보고서)으로 3건에 이른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009년 발간한 ‘최저임금 심위를 위한 주요 노동 경제지표’에서 영국저임금위원회의 자료를 인용하며,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낮지 않고 높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표에 따르면 한국은 프랑스, 뉴질랜드 등에 이어 6번째로 임금 수준이 높다.

하지만 조사 결과 영국 저임금위원회 레포트에 한국 지표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자료를 삽입하여 발표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위원회와 노동부는, 최저임금근로자가 월 85만 8990원을 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급을 월급으로 계산하는 과정에서 모든 최저임금 노동자가 ‘휴일수당’을 받는 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

하지만 홍의덕 의원 측은 “최저임금 노동자 중에 휴일수당을 받는 사람은 2.8%, 16%(시간제, 비전형)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즉,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의 월급은 정규직 월급 계산과 같이 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시급기준을 그대로 사용하면, 이들은 월 71만 2400원을 수급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최저임금위원회는 GNI대비 최저임금수준을 비교할 때, 월액 환산과정에서 44시간 근로로 최저임금 수준을 뻥튀기 하여 국제수준과 비교했다. 다른 국가는 월급 40시간 근로를 기준으로 계산하고 있다.

조작된 수치에 따르면, GNI대비 최저임금의 한국 수준은 26개국 중 11위지만, 월 40시간으로 조정 후 유가휴급을 제외하면, 26개중 20위에 해당한다.

홍희덕 의원은 이에 대해 “최임위는 자료 왜곡을 통해 우리의 최저임금 수준이 다른 국가와 바교해 높은 것처럼 발표해왔다”면서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할 최저임금위원회가 편파적으로 경영계편을 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희덕 의원은 지난 주, 최저임금위원회에 이와 같은 조작된 수치를 제시했으며, 최저임금위원회 사무국은 “시정조치를 할 예정이다”라고 답한 상태다.

작년 최저임금 2.75% 인상,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수당은 70% 인상

2009년, 최저임금은 물가인상률에 훨씬 못 미치는 2.75% 인상을 기록했다. 작년 전원회의에서 경영계는 ‘경제 위기’를 그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최저임금위원회의 회의 수당 지출은 2008년도 2760만원에서, 2009년도 4729만원으로 70% 인상되었다. 최저임금 인상률의 25배를 웃도는 수치다.

홍희덕 의원은 이에 대해 “한끼 식사를 820원에 해결할 것을 강요하는 경영계 측과 회의자리에 앉아서 회의수당만 챙겨가는 최저임금위원회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재 최저임금 교섭시한은 채 하루도 남지 않은 상태이며 최저임금위원회 위원들은 28일 오후 2시부터 교섭에 들어갔다. 최저임금위원회 앞에는 여성연맹 조합원들은 계속되는 농성과 홍희덕 의원의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홍희덕 의원은 “최저임금위원회와 경영계를 생각하면 분노가 끓어오른다”면서 “우리나라가 미국 다음으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노동자들의 삶의 질부터 개선시켜 주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며 농성을 진행 중이다.

작년에 이어 또 다시 물가 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상안이 발표될 지, 노사 간의 적정 인상률이 발표될 지, 최저임금위원회의 안과 밖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이 감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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