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주의보: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 투쟁 ①

연정의 바보같은사랑 (39)

“동지들, 엉덩이 흠뻑 젖으셨죠?”
“네~!!”
“이제 돌이킬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 투쟁에 흠뻑 젖어들었습니다. 이 투쟁, 이제 승리이건 실패이건 끝을 보아야만 합니다.”

[출처: [금속노조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맞은 편에서 금속노조 비정규투쟁본부가 주최하는 '비정규직 공동행동 촛불문화제'가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 박태수 조직부장의 사회로 진행되고 있다. 쉬지 않고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백 여 명의 노동자와 시민들이 열심히 박수를 치고, 노래 부르며 문화제의 주제인 ‘원청사용자성 인정과 파견확대 저지’를 외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오는 점점 늘어난다. 재능교육지부 동지들도 회장집 앞 야간집회를 마치고, 문화제에 함께 한다. 문화제에 오던 중 경찰과 용역들이 시비를 걸어 참여자들이 분노하는 일도 있었다.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몸짓패 ‘미결’ 동지들은 비 속에서 몸짓을 세 곡이나 하고, 그것으로도 연대의 마음을 표현하기에 부족했는지 민중가수 권영주 동지가 <불나비>를 부르자 다시 한 번 율동을 한다.


“정몽구 회장과 끝장보는 투쟁을 시작하면서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고민 끝에 이 곳에 왔고, 정몽구 회장에게 교섭요청을 하며 돗자리를 깔고 앉았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투쟁의 끝을 어떻게 맺을지 모릅니다. 물러날 수 없습니다. 자존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거 하나 지키면서 이 투쟁 해나갈 것입니다.”

  기아현대차 본사 앞에서 비를 맞으며 농성중인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 조합원

현대기아차 정문 앞에서 온 몸으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5일째 농성을 하고 있는 이백윤 금속노조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장이 힘찬 발언을 한다. 동희오토지회 조합원들은 지난 20일 연행되었다가 석방되자마자 바로 정문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요즘,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측이 용역들을 동원해 멀쩡한 인도를 막으며 “불법 무질서 행위 퇴출! 법과 질서가 곧 대한민국입니다”, “사회를 어지럽히는 법과 무질서 행위 근절” 등의 현수막을 걸고 이른바 ‘짝퉁 집회’를 하고 있다. 여기에 경찰들도 용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서 한 몫 하고 있다. 용역들은 시시때때로 농성 중인 조합원들에게 욕설 등을 하며 시비를 걸고,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농성장 주변 사측 용역과 경찰들

“저희는 잠깐만 앉아있어도 힘든데, 장대비를 맞으면서 밤새 노숙투쟁을 하는 동희오토 동지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한국 사회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이 이런 게 아닌가 합니다. 현장에서 볼트 한 번 쥐어보지 않은 정몽구는 호의호식하고 있는데, 비정규직들은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이렇게 서럽게 살아야 하는 건지 마음이 아픕니다.”

이상언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장은 엊그제 기아차지부 쟁대위에서 미약하나마 동희오토 투쟁에 함께 할 것을 결의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 시작으로 이 날 문화제에 기아차지부 정규직 조합원들도 비를 맞으며 함께 했다. 역시, ‘원청사용자성 인정과 파견확대 저지’의 기치를 걸고 투쟁하는 GM대우비정규직지회와 기륭전자분회도 꿋꿋하게 함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아산, 울산, 전주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중앙노동위원회 본조정회의에 참석하고 문화제에 합류했다.

이 날, 중앙노동위원회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교섭 당사자인 현대자동차가 교섭에 나오게 해달라는 취지의 조정 신청에 대해 이 사안이 중노위의 조정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제시했다. 중노위가 끝나고 문화제에 참석한 이상수 현대차 현대차 울산비정규직지회장은 “현대 자본은 다음 주 월요일 비정규직 66명에게 계약해지 통보를 하겠다고 합니다. 2006년 이후 제대로 투쟁하지 못해 매년 3~4백 명의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쫓겨난 것을 반성하며 투쟁을 결의하고 있습니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현대자동차 아산 울산 전주 비정규직지회장들의 결의발언

"중노위에 현대차가 우리들의 실 사용자인데, 교섭에 나오지 않으니 교섭에 나오게 해달라고 중재신청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중노위도 한통속이었는지 현대차가 사용자가 아니라고 기각을 시켰습니다. 동지여러분! 동희오토, 기아 비정규직, 현대 비정규직 3주체의 실 사용자가 누구입니까?"
"정몽구요!!"
"우리는 정몽구를 상대로 싸움을 할 것입니다. 지난 8년 간 함께 해온 3주체들이 올해는 반드시 공동파업 할 것을 결의하며 싸우고 있습니다. 정몽구를 상대로 한 싸움에서 승리하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송성훈 현대차 아산비정규직지회장의 마지막 발언이 끝나고, <비정규직철폐연대가>를 부르며 문화제가 마무리 되었다. 문화제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정문 앞에서는 서초구청 차량이 농성 조합원들의 현수막 철거를 종용하는 등 동희오토 조합원들의 투쟁을 위협하는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었다. 문화제가 끝나고, 농성장을 방문한 연대동지들은 발길을 돌리지 못한다. 온종일 맞은 비 때문에 퉁퉁 불은 조합원의 두 손을 보며, “간다”는 인사도 못하고 버스정류장에 왔다가 문화제 마무리를 하는 조합원들을 다시 만났다. 멋쩍은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올라탔다. 부디 건강하게 이 밤 잘 보내시기 바란다.

  온종일 비를 맞아 퉁퉁 불은 동희오토 조합원의 손

  17일 아침

“천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노와 한이 강한 비구름으로 변하면서 오늘 오후 5시부터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머리 위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호우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이번 폭우는 정몽구 회장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반성하기 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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