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부와 바코드 국가에 대항하는 유럽시민들

[국제통신] 9.11 국제행동의 날 거행...전자증명서 추진 반발 확산

정부와 여당의 전자주민증 도입과 스마트폰 감청 추진으로 논란인 가운데 9월 11일 독일 베를린에서는 감시와 통제에 반대하며 수 천명이 시위를 벌였다.

“자유를 두려워하지 말라!” 국제행동의 날로 진행된 이번 시위는 핀란드 헬싱키, 프랑스의 파리,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등 8개국에서 공동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특히 유럽의회가 경찰, 군대 그리고 비밀기관의 공동작업과 정보교환 그리고 인터넷 감시에 관한 유럽 보완정책인 “스톡홀름 프로그램”(2009년 6월 10일 발표)이 유럽 시민들의 삶을 위협한다고 비판하며 자유롭고 삶을 위해 가치있는 유럽을 요구했다.

  정부의 감시와 검열 정책을 비판하며 수천명의 이들이 베를린 포츠담광장에서 시위 중이다.

독일에서는 무엇보다 전자주민증과 함께 납세민번호, 전자건강보험증(eGK), 전자소득증명(엘레나) 제도 도입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개인정보 통합하고 전자적으로 기록

우선 납세민번호는 2008년 8월부터 시행돼 그 사이 8천2백만의 독일인은 11자리의 신분(ID) 번호를 가지게 됐다. 이는 세금 징수 목적에 의해 고안된 번호체계이며 출생시부터 사후 20년까지 공문서에 기록된다. 이와 함께 소위 새로운 "인구조사" 정책에 의해 2011년부터 거주지 등록과 고용지원 기구의 정보가 통합되며 통일된 지역번호에 의해 연결된다. 이 제도는 건물과 거주지 소유자의 소유관계와 세입자 관련 내용을 세부적으로 기록하여 개인 정보 인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생체정보를 수록하는 RFID 칩이 포함된 전자주민증(Personalausweis, 개인증명)도 오는 11월부터 전면 도입될 예정이다.

또한 전자건강보험증제도가 이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NRW)에서 시범실시 중이며 연말까지 독일 전역에 도입될 예정이다. 새로운 전자건강보험증에는 환자의 이름, 출생일, 보험상태 등 신상정보 뿐만 아니라 의사가 카드에 기록하고 약사에게 전달되는 전자식 처방을 포함한다. 독일 정부는 전체 건강제도, 즉 의료 보험, 의사, 약사, 재활치료자 등 모든 행위자들의 공동프로젝트라는 점을 강조하며 효율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보인권 단체들 뿐만 아니라 의사 등 의료 당사자들 또한 환자의 정보 안전과 인권을 문제로 반대한다.

  의료인들이 전자보험증에 반대하여 상징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자적 소득증명(명세)으로 노동자 통제

이러한 전자건강보험증이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면, 엘레나(ElENA)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활동을 기록한다. ”엘레나”는 “전자적 소득증명서”의 약칭이다. 이는 일전에 “직업카드 프로젝트”로 불렸던 독일정부의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2009년 3월 28일 독일 의회는 관련법을 승인했고 이에 따라 2010년 1월 1일부터 모든 경영주는 모든 직원에 대해 매달 1번씩 자료를 제출하게 됐다. 경영주가 기록하는 전자소득증명은 2012년 1월부터 독일의 노동관청과 사회관청이 열람하게 된다. 독일 정부는 기업의 관료주의 개선과 효율성을 위해 엘레나를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정보인권활동가들과 노동조합은 위험하며 헌법에 상응하지 않는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전자적 수록사항은 노동자의 총소득과 과세 등급, 아동부양공제, 활동 및 주당 노동시간에 대한 진술, 연금, 사회보장, 실업과 요양(돌봄)보험 공제, 업무 시작과 끝 그리고 결손 기간의 “종류”(병, 어머니보호, 돌봄, 부모시간, 병역/병역 대체 근무 등), 세금이 포함된 지출의 액수와 종류, 구매(성탄, 휴가 등), 노동시간변화 이유, 노사관계에 대한 진술, 해고와 사직에 관한 진술, 사무직 노동자와 육체 노동자의 “계약 위반 사항”에 대한 표기 등 노동자 신상정보뿐만 아니라 노동 성과, 사생활과 정치적 입장 등을 포괄하는 극단적인 반인권, 반노동의 문제를 보인다.

이 뿐만 아니라 학생 ID 번호 도입, 어린이포르노그라피 차단을 이유로 도입된 인터넷 차단제, 공항 알몸투시기 등 빅브라더국가로의 정책들이 촘촘하게 입안돼 왔다.

사생활을 범죄화하고 개인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빼앗으며 개인을 전자적으로 기록하여 바코드국민화를 추진하는 독일 정부에 대항하여 정보통신운동 단체들은 대중적인 법정투쟁과 시위를 조직하며 맞서고 있다.

감시와 통제에 맞서는 법정투쟁과 가두시위

독일 역사상 가장 많았던 34,939명의 소송인들이 공동으로 제기했던 전화 통신 자료 기록 위헌 소송 승소 이후 정보인권단체들은 22,005명의 소송인을 모집하여 지난 3월 31일 전자소득증명에 대한 헌법위헌 소송을 냈다. 이와 함께 인구조사 제도 관계법에 반대하는 14,000명의 헌법 위원소송인단 또한 모집됐다.

한편, 각 주에서도 정보인권을 방어하기 위한 소송이 진행중이다. 170명의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쾰른 시민은 납세민번호제를 “유리로된 시민”(유리처럼 투명하게 비친다는 의미에서)화로 문제삼고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해당법원은 지난 9일 헌법 적합성에 대한 현저한 의심이 있지만 헌법에 불합치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자건강보험증에 대한 소송도 제기됐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뒤셀도르프 사회법원은 다음주 전자건강보험증을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판결할 예정이다. 이 주는 독일에서 가장 처음으로 전자건강보험카드를 지난해 10월부터 배부해왔다.

  한 시위자가 "9.11의 진실은 이제 조지오웰의 1984"라는 푯말을 들고 시위중이다.

시위에서 통신자료 저장에 반대하는 작업공동체의 파트릭 브라이어(Patrick Breyer)는 9.11을 회상하며, “그러한 범죄(테러)에 대응할 것인지 아닌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대응방식이) 정당하고 지성적인 방식인가에 있다”며 “현 정부의 정책에 의해 그런 범죄들은 개선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어떠한 테러공격도 시민의 개인 정보를 미국에 넘기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군수, 통신, 정보산업이 함께 부른 빅브라더 사회

  국가폭력과 권력에 문제제기하는 다양한 상징이 작은 천에 인쇄돼 판매되고 있다. 한편, 시위 중에는 정보통제를 비판하며 인권을 외치는 저항의 노래가 계속 울려나왔다.

정보에는 국경이 없지만 개인의 인권과 사생활의 경계는 개인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정보인권활동가들은 지적한다. 그만큼 감시와 통제는 지구적 문제며 9.11 이후 뚜렷해진 제국주의의 군사적 획책과 정보기술 산업의 속도와 이해의 변주 속에서 자국민을 옥죄고 있다.

매해 약 10여개의 각국의 정보인권 활동가들이 선정해온 빅브라더시상식도 그러한 현재의 윤곽을 비틀어 지목한다. 2010년 프랑스 시상식에선 사르코지 대통령과 문화부 장관, 국가 통계 및 경제 연구소(INSEE) 소장과 학교에 생체인식(Biometrics) 통제제도를 도입하려는 추진자들, 소니사 등 음악산업의 로비스트들 그리고 군수, 보안, 정보산업체인 탈레스기업(groupe Thales)이 빅브라더상을 받았다. 헬싱키에서 열린 핀란드 빅브라더 시상식에선 GPS 차량 시스템 기반을 조성한 판다(PANDA) 프로젝트와 노키아 등 관련 기업 등이 그리고 네덜란드에서는 테르 호르스트(Ter Horst) 내무부장관, 지문 정보 은행, 그리고 테러방지를 이유로 각국에 도입되고 있는 알몸투시기 등이 빅브라더상을 받았다.

"자유를 두려워하지 말라" 9.11 국제 행동의 날 공동성명

감시의 광풍이 확산일로에 있다.

작업장과 사적 공간에서의 감시는 점점 증가해왔다. 노동자는 작업장에서, 때때로 심지어 사적인 생활 또한 감시되며 모니터되고 있다. 동시에 정부기관은 우리를 기록하고,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우리가 무엇을 하든, 누구에게 말하든, 누구를 부르든, 어떤 모임에 참여하고 있고 어떤 관심을 가지는지는 상관없다. “빅브라더(큰형)”인 정부와 “작은 남동생들과 여동생들”인 기업들은 항상 한발 앞서 있으며 보다 잘 알고 있다. 개인 정보보호의 결핍은 우리 사회를 위험하게 만든다. 감시되며 모니터되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느끼는 사람들은 편견으로부터 자유롭고 용기있는 방식으로 권리와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행동으로부터 억제된다.

보안에 대한 예상된 이점과 감시와 통제 조치에 대한 정당화는 의문스럽기 그지없다. 정부는 범죄로부터 우리를 보호하지 않으며, 단지 매년 수억을 지불하게만 한다. 그 때문에 보안을 위한다는 변명은 무시되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우리 사회의 실업, 불평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들을 억압하기 위한 처방으로 고안되고 있다. 이외에도, 보안 부문의 다양한 문제들은 권력의 분할과 균형을 위협하며 경찰, 비밀 기관, 군대 간의 협력과 능력을 집약시키도록 이끌고 있다. 결과적으로 감시에 관한 구조적인 제한은 폐지돼 왔다.

일상적인 감시는 소수자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우리의 종교의 자유, 표현과 정보의 자유, 자유로운 언론, 단결의 자유에 대한 권리 그리고 회사의 청렴을 손상시킨다. 수많은 시민 조직과 단체들은 이들을 트집잡으려는 방식에 의한 감시와 통제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상담자, 의료인, 노동조합 활동가, 언론인 그리고 변호사들 또한 마찬가지의 상황에 있다.

우리의 직업 및 사생활에 대한 존중은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본질적이다. 자유롭고 개방된 사회는 사적인 공간과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 없이 존재할 수 없다.

우리의 요구

1.감시 조치 철회
- 통신자료 및 위치자료 기록 금지
- RFID 여권(전자여권) 및 생체 자료에 관한 포괄적인 수집 금지
- 효과적인 노동자료보호법 도입을 통한 작업장 감시로부터 보호
- 영구적인 학생 ID 번호 금지
- 이유없는 개인정보 제공금지; 정보수집에 관한 유럽차원의 표준화 금지(스톡홀름 프로그램)
- 금전 거래에 대한 체계적인 감시 또는 유럽내 다른 대량자료 분석금지(스톡홀름 프로그램)
- 효과적인 자료보호법에 의해 미국 또는 다른 국가와의 개인정보 교환 금지
- 항구적인 CCTV 카메라 감시 폐지 및 모든 행동 탐지 기술 금지. 항공 또는 선박 여행자에 대한 포괄적인 등록 금지(PNR 자료)
- 온라인 및 오프라인을 포함한 개인 컴퓨터 시스템에 관한 비밀 조사 금지
- 현재 계획된 전자건강보험증 도입 철회
- 유럽내 금융 거래자료에 대한 체계적인 감시 및 유사한 대량자료 분석금지(SWIFT)
- 자동차 번호판과 지역에 관한 자동화된 등록 금지

2. 감시 제도 평가
우리는 기존 감시 제도의 효과, 적절성, 비용, 부작용 그리고 대안적 해결법에 대한 독립적인 평가를 요구한다. 우리는 특별히 유럽의회가 유럽 시민의 기본적인 권리를 해치는 내부 보안 관련 정책과 추가 계획을 즉시 재평가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3. 새로운 감시 제도에 관한 일시 정지
지난 몇년 동안 보안 조치에서의 “군비 경쟁”에 의해 도입된, 시민의 자유를 더욱 훼손하는 새로운 내부 보안 법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한다.

4.인터넷에서의 표현, 대화 그리고 정보의 자유 보장
- 관계법을 통한 망(네트워크) 중립성 보호
- 국가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인터넷 서비 제공자에 의해서도 자유롭고, 필터링, 검열되지 않고, 차단 리스트가 없으며 미발행 통제되지 않는 인터넷 보장
- 인터넷 접속 차단 정책 철회(“삼진아웃제” 또는 “누적 대응”)
- ISP 네트워크에서의 필터링 하부구조 설치 추방
- 내용물 삭제는 독립적이며 공정한 판사에 의한 명령에 의해 요구돼야 하며, 법적 청구에 관한 권리는 보장되어야 한다.
- 디지털 시민권에 관한 지구적 보호와 함께 21세기를 위한 디지털 인권 헌장 수립
- 오늘날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공적 토론을 위해 불가결한 멀티미디어 내용물 인용에 관한 제한없는 권리 도입
- 현재 자기검열(사기 저하 등으로)을 부추키는 부적절한 법률이 위협하는 자유로운 의사 표현 보호를 위한 인터넷 플렛폼 보호(참여 웹사이트, 포럼, 블로그 논평 등)

* 출처: http://wiki.vorratsdatenspeicherung.de/Freedom_Not_Fear_2010
http://www.vorratsdatenspeicherung.de/content/view/304/153/lang,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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