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군파 희생자 가족, 정부에 비밀문서 공개 요구

[국제통신] “실수, 조작, 개입...정보기관은 무엇을 숨겼나?”

1977년 독일 적군파(Rote Armee Fraktion, RAF) 희생자 가족들이 적군파 수사과정에 수많은 실수와 과오 그리고 조작이 있었고, 정보기관이 은밀히 개입됐었다며 관련된 모든 문서의 공개를 요구했다.

  적군파 희생자의 2세 세명이 기자회견 중이다. [출처: http://www.bild.de]

독일 언론 빌트(BILD) 9월 23일자에 따르면 1977년 적군파의 희생자 가족들이 안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지그프리트 부박(Siegfried Buback) 살인 사건에 대한 지금까지의 비밀 문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의 요구는 9월 30일 독일 스튜트가르트 고등법원에서 시작하는 독일 적군파 조직원 베레나 벡커(Verena Becker)에 대한 소송을 계기로 이뤄졌다. 58세의 벡커는 전 연방검찰총장 지그프리트 부박과 그의 두 호송인에 대한 공동 살인 혐의로 기소돼 있다.

빌트에 따르면, 희생자들의 2세인 코린나 폰토(Corinna Ponto), 미하엘 부박(Michael Buback), 외르크 슐라이어(Jörg Schleyer)는 총리에게 “77건의 살해에 대한 정보를 가진 모든 공무원이 베레나 벡커 소송에서 제한없이 발언할 수 있도록 허락하고, 법원에 현재까지 비밀로 보관된 모든 자료를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들은 자신의 아버지와 적군파의 다른 희생자 살인을 의구심 없이 조사할 수 있는, 규정에 얽매이지 않은 범죄전문가, 법학자 그리고 역사가로 구성된 국제적 연구팀 배치를 요구했다.

지그프리트 부박은 1977년 4월 7일, 드레스드너 은행 대표 위르겐 폰토는 1977년 6월 30일, 그리고 납치됐던 경영자연합 의장 한스 마르틴 슐라이어는 1977년 10월 18일 적군파에 의해 사살됐다. 그러나 빌트는 당시 사건들은 여전히 해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폰토 살해의 경우 당시 상황이 납치가 실패했던 것인지 또는 계획된 사살인지 오늘날까지 분명하지 않다고 한다. 부박 사건의 경우도 지금까지 근본적으로 해명되지 않았다. 42일간 납치상태 후 사살된 슐라이어 사건의 경우 또한 누가 그를 사살했는지도 아직까지 분명치 않다.

적군파에 의해 희생된 이들의 2세들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살인 규명 당시 수많은 수사 과오와 모순이 있었다고 비난했고 정보기관이 은밀히 참여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미하엘 부박은 그의 아버지에 대한 적군파의 공격 조사 과정에서 거의 모두 벡커에게로 전가된 상당한 실수, 과오 그리고 태만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베레나 벡커에 대한 소송의 공동 원고로서 나는 지금도 여전히 비밀인 연방안전기획부의 자료를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들 자료가 조작됐다고 판단한다”고 부박은 말했다.

빌트에 따르면 연방정부는 이러한 비난을 반박했다. 그러나 베레나 벡커에 대한 심문 과정이 기록된 녹음테이프가 왜 연방안전기획부에 의해 폐기됐는지는 현재까지 설명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사본 또한 없는 상황이다.

코린나 폰토는 조사과정에 대해 “정부는 자주 거절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규정에 얽매인 검사들은 모든 것을 말하지 않으며, 정부는 모든 가능한 자료를 기밀로 보관중이다. 그리고 아무도 우리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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