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에 이어 ‘자원 전쟁’ 임박

국부펀드 자원확보 경쟁 확대, 국제원자재 가격폭등 우려확산

환율전쟁이 결국 자원확보 전쟁으로 이어지는가? 세계 각국이 환율전쟁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자원확보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본격적인 보호무역주의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어 힘겨운 자본주의 세계경제에 더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달러 홍수로 외환보유액 사상 최고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전망이 가속화 되면서 남아도는 달러들이 일본과 중국, 브라질, 한국 등 주요 신흥국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또 각국 정부의 환율개입조치도 확대되면서 각국의 외환보유고는 사상최고치를 연일 갱신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최고인 중국은 이미 2조6천억 달러를 넘어섰고, 일본도 1조1천억 달러를 넘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현재 2900억 달러에 육박해 세계 5위다.

[로이터 통신]은 13일, 외환보유액의 급증과 일본의 국부펀드 설립으로 자원확보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 전망했다. 막대한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활용하여 해외의 천연자원에 대한 지분취득에 나서게 되고 세계적인 차원에서 자원확보경쟁에 불이 붙을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본,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국부펀드 설립 검토

집권당인 일본 민주당은 지난 주 엔화 강세를 바탕으로 전자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를 포함한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하고, 중국이나 싱가포르와 같은 ‘국부펀드’의 설립을 제안했다.

특히 일본의 이런 움직임은 조어도 분쟁을 둘러싼 중국과의 마찰 때문에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한 한 것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일본은 중국이 생산하는 희토류의 절반을 수입하고 있으며 세계의 희토류의 97%를 생산하는 중국이 수출을 중단하면 일본의 산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이 때문에 일본은 국부펀드를 선택하려 한다. 일본의 국부펀드 설립이 실현되면 선진국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이나 카타르처럼 막대한 외환 보유액을 바탕으로 전략적 투자를 하게 된다. 이른바 외환보유액이 ‘전략적 자원’으로 둔갑하게 된다.

따라서 세계 2위의 외환보유국인 일본이 실제로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세계의 희소자원을 사고 모으면 자원가격의 상승과 자원확보 경쟁을 불러오게 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자원생산국에서는 안보 혹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원이 다른 나라에 지배될 우려가 높다고 판단해 자본유입 규제책을 강화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세계 각국은 자원확보 대란이 발생하고 원자재 가격 상승과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발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전후로 원자재가격이 폭등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이런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자원확보 경쟁 치열...신규 국부펀드도 확산 추세

자원확보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앞서 조어도 분쟁에서 일본이 백기를 든 것도 중국의 희토류 수출금지조치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희토류 뿐만 아니라 핵심 전지부품인 리튬과 석유, 천연가스 확보를 둘러싼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지난해 볼리비아 정부는 헌법까지 바꿔 리튬을 국유화 했다.

최근 자원에 대한 투자액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금융컨설팅사의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석탄, 원유, 천연 가스에 대한 투자액이 112억 달러에 달해 2008년의 13억 달러에서 급증했다. 천연 자원과 농업에 대한 투자는 민간에서 행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숫자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 각국의 국부펀드 규모는 약 3조 달러에 달한다. 이것은 세계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한다. 외환보유액 급증으로 각국이 국부펀드를 더 높이고 전략적 투자로 자원확보 경쟁에 나서게 된다면 앞서의 우려들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최대 외환보유액을 소유한 중국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유한책임공사(CIC)는 에너지와 농업, 전력 분야에 대한 관심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러시아와 인도네시아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중동과 걸프만 국가는 식량 확보를 위해 동유럽과 호주에서 농지 취득을 위해 국부펀드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여기에 일본과 같이 신규 국부펀드 설립을 추진하는 나라도 확대되고 있다.

베네수엘라와 인도도 해외 에너지 자산을 획득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국부 펀드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또 앙골라와 방글라데시, 나이제리아 등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주변부 국가 중 9개 국가가 국부펀드 설립을 모색 중이다.

환율전쟁에 이어 자원확보 전쟁 벌어지나?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과 저금리로 전세계가 달러 홍수의 피해를 보는 가운데 환율전쟁은 여전히 확전일로에 놓여 있다.

금리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는 자국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 환율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이처럼 환율문제로 각국이 과민반응을 보이는 상황에서 일본이 국부펀드 설립과 자원확보 경쟁에 나서게 될 경우, 각국의 대응도 속도전 양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각국의 금융시장은 저금리와 달러 때문에 나날이 팽창되고 있고 수출이 줄어들면 터져버릴 금융버블에 버틸 수 있는 나라들이 별로 없어 보인다. 그리고 자원은 제한되어 있다. 환율전쟁에 이어 자원전쟁으로의 발전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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