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긴축조치로 5년간 160만개 일자리 축소

[국제통신] 파업, 점거, 봉쇄… 고조중인 저항

영국정부의 긴축조치로 민간 영역에서 향후 5년 동안 16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폐지될 것이라는 평가가 제기됐다. 영국정부는 지난 10월 20일 향후 5년간 830억 파운드(약 147조원)의 세출 삭감을 포함한 1130억 파운드 규모의 긴축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2일자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에서 가장 큰 인적자원 관리 및 개발 전문기관인 영국 공인인력개발연구소(CIPD)는 공공부문 인력에 대한 정부 지출 삭감과 부가가치세의 급격한 인상의 영향이 공식적인 예상 보다 클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연구소는 일자리 약 90만개가 민간영역에서, 72만5천개가 공공영역에서 폐지될 것으로 예측했다.

영국 정부의 긴축정책을 조사한 예산책임청은 애초 정부의 지출 삭감이 공공부문에서 495천 개의 일자리가 폐지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러나 이 연구소의 수석 경제학자 존 필포트는 “긴축재정의 효과에 대한 연립 정부의 예상은 최소화됐다”고 평가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민간부문에서, CIPD는 정부지출 삭감은 정부와 직접 계약을 맺은 회사 또는 이들과 거래하는 다른 회사에서 65만개 일자리를 잃게 할 것이며, 오는 1월 20% 부가가치세 인상은 추가적으로 25만개의 일자리를 폐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정부는 민간부문은 향후 몇년에 걸쳐 경기를 회복할 때 새로운 고용 기회를 창출할 것이며 공공부문 일자리 폐지 효과를 경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필포트는 5년 동안 잃게 되는 160만개의 일자리 보전은 영국 경제 성장이 최근 예측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때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신 실업률 통계에 따르면 구직자 수당을 요구하는 147만명을 포함하여 245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경제학자들은 향후 몇달간 실업률이 보다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기업연합(CBI)의 수석 경제학자 이안 맥카퍼티는 실업에 대해 향후 4년 그리고 5년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위원회에 비정규노동과 파트타임이 불황 속에서 전체 일자리 손실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영국노총(TUC)의 수석 경제학자 아담 렌트는 최근 두 번의 경기침체 후 일자리 시장이 회복되는 데는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고 보다 비관적인 전망을 밝혔다.

한편, 2차 대전 이후 최대규모의 세출 삭감 계획에 대한 노동자, 학생, 활동가, 시민들의 저항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영국 소방노동자들이 파업중이다. [출처: http://london.indymedia.org.uk/articles/5863]

2일 런던에서는 5천5백명의 소방관들이 8시간 노동과 해고 저지를 위해 두번째로 8시간 파업을 벌였다. 런던 올드 거리에서 소방노동자들은 푯말을 들고 강경하게 회사 측의 파업 침탈 시도를 막아냈고 계속적인 침탈을 막기위해 노동자들은 소방서를 봉쇄하고 문을 쇠사슬로 잠궜다. 서더크 지역에서 한 소방관은 파업을 방해한 한 소방차에 치이기도 했다고 런던 독립미디어가 보도했다.

최근 이들은 11시간 노동의 낮교대, 13시간 노동의 밤교대 근무가 강요됐고 이에 서명하지 않을 경우 해고될 것이라고 위협됐다. 소방관들은 이미 10월 23일에도 파업한 바 있으며 오는 5일에도 파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또한 같은 날 영국 포츠머스에서는 시 노동위원회와 노동조합들에 의해 조직된 시위가 벌어졌다. 포츠머스시는 4년간 7.1%의 삭감이 계획돼 있다. 행진 중 노동위원회 사무총장 루이스 맥도널드는 “우리는 삭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는 일자리와 복지에 계획된 학살을 참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런던 지하철 노동자들은 11월 2일 21시를 시작으로 3번째 24시간 동맹파업에 나섰다. 이번 파업은 일자리 축소, 악화하는 노동조건 그리고 약화되는 안전성에 반대하여 조직됐다. 이 뿐만 아니라 이들은 정부의 삭감정책에 또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런던 독립미디어에 따르면 이외에도 11월 4일에는 BBC 언론노동자들이 공정한 연금정책을 위해 48시간 파업할 예정이며, 5일과 6일 그리고 15일과 16일 영국 전국언론노동조합은 BBC 언론노동자들에 연대해 48시간 파업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정부의 삭감정책을 반대하는 활동가들은 영국의 대형 이동 통신 사업자인 ‘보다폰(Vodafone) 대리점 봉쇄 운동에 나서고 있다. 영국 독립미디어에 따르면 시위자들은 보다폰 사가 현재까지 60억 파운드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며 정부의 삭감정책이 불공평하다고 주장한다.

27일과 28일에 이어 봉쇄운동이 다시 벌어진 30일에는 런던 도심에 위치한 4개의 대리점과 함께 브라이튼, 브리스톨, 에딘버러, 글래스고, 헤이스팅스, 리버풀,맨체스터, 옥스퍼드, 요크에 위치한 대리점들도 문을 닫았으며 각 지역마다 수십에서 수백명이 함께 시위했다.

시위자 중의 한명인 데보라 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삭감은 불공평하다. 우리는 모두 같지 않다. 정부는 왜 부자 기업들로부터 수백억 파운드의 세금을 거두는 데 나서지 않는가? 정부는 벌이에 나서는 보통 사람들은 범죄자처럼 취급하면서 대기업들의 세금은 탕감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다폰 대변인은 “우리는 영국에서뿐만 아니라 우리가 영업하는 다른 모든 국가에서도 세금을 지불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보다폰 사 봉쇄 시위는 10월 27일부터 벌어졌으며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활성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에서의 시위도 고조돼 왔다. 10월 29일 옥스퍼드에서는 약 천명의 대학생들이 거리를 가로질러 삭감정책에 대항하여 행진했다. “등록금과 삭감에 반대하는 전국운동” 홈페이지에 기고한 숀 엠블러는 이번 시위에 대해 “오늘 우리는 새로운 학생운동의 출현을 목격했다”며 “우리는 옥스퍼드를 파리로 바꿀 것이다”라고 표현했다. 런던 예술대학의 학생연합은 삭감정책에 반대하며 “이것은 삭감할 수 없다!”는 최근 운동을 비디오로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에딘버러에서는 10월 23일 대학생들과 노동자들 그리고 시민들 2만여명이 함께 삭감정책에 대항하여 시위했다. 10월 22일 25명의 버밍엄대 학생들은 등록금과 삭감에 반대하여 대학부총장 사무실을 점거하기도 했다. 영국 중고등학교와 대학 활동가들은 “등록금과 삭감에 반대하는 전국 운동”을 조직하고 전국적인 공동투쟁을 준비하고 벌여왔다. 10월 31일에는 4백명의 교육활동가들이 킹스 대학에 모여 향후 교육운동 전략을 토론하기도 했다. 이들은 오는 10일 전국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영국 북쪽지역의 10개 대학 연합은 11월 1일 공동으로 등록금과 삭감에 반대하여 공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밖에도 영국 톤턴시에서는 11월 6일 삭감정책에 반대하는 대중시위 등이 계획돼 있다. 삭감정책에 맞선 시위는 계속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노총인 노동조합회의(TUC)는 영국 정부의 삭감계획에 맞서 내년 3월 최대규모의 시위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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