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학생, 긴축과 등록금 인상에 맞서 재무부 점거

[국제통신] “학생운동이라는 잠자던 거인이 깨어났다”

마치 총성 없는 전쟁터다. 긴축조치 마다 “역사적 기록”이란 수식을 달고 있다. 세금 청구서는 가난한 이들에게만 배달된다. 비참한 삶을 강요하는 각국 정부와 유럽연합의 긴축조치를 향한 분노의 증기가 가득찼다. 도처에서 가파르게 터져 나온 분노의 활시위는 팽팽하게 당겨졌고 대결에 나선 이들의 숨은 가쁘다. 이번엔 아일랜드의 더블린이다. 4만명의 학생들이 정부의 예산삭감 정책과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여 더블린 거리를 점거했다.

[출처: http://alles-schallundrauch.blogspot.com/]

파산으로 치달았던 아일랜드 은행을 구제한 정부가 복지국가에 맞선 공격을 시작했다. 아일랜드 경제장관은 4일 향후 4년 동안 150억 유로(약 23조원)를 절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중 60억 유로가 이미 내년예산에서 삭감된다. 이미 결정된 삭감 폭 150억 유로를 감안하면 국가예산은 2014년까지 모두 300억 유로가 감축될 계획이다.

삭감 대상은 주로 교육과 건강서비스, 어린이보육, 실업기금에 맞춰졌다. 또한 아일랜드 정부는 고등교육 예산을 대폭 삭감했고 초중고 학급수를 늘렸으며 대학 등록금을 이전 금액의 두배에 해당하는 1500 유로에서 3000 유로까지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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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아일랜드 정부의 삭감 및 등록금 인상 조치에 맞서 11월 3일 4만명의 학생들이 아일랜드 전역에서 더블린으로 몰려들어 긴축조치에 맞서 싸웠다. 4만명이란 수는 수 십년만에 처음이라고 언론들은 논평했다.

[출처: http://alles-schallundrauch.blogspot.com/]

또한 저항의 현장들을 보도해온 ‘자유인’(Freeman, http://alles-schallundrauch.blogspot.com/)에 따르면 약 40명의 학생들은 재무부 로비로 뛰어들어가 점거했고 이들은 경찰에 의해 그곳에서 구금됐다. 시위자들은 건물 앞으로 몰려들었으며 그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석방을 요구하며 거리에 연좌한 시위대를 경찰은 둘러쌌고 곤봉으로 내리쳤다. 이 때문에 연좌해 저항하던 많은 학생들이 머리에 부상을 당했고 이들 얼굴은 피로 얼룩졌다. 경찰들은 또한 연좌한 학생들을 한명씩 연행했고 해산하는 이들을 추격했다. 말, 개, 무장차 그리고 방패를 들고 곤봉을 어깨로 진 경찰들이 시위자들을 쫓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학생들이 부상당했고, 한명의 대학생이 의식을 잃는 사고가 벌어졌다.

시위중 학생들은 “나는 유권자다!”라고 외쳤다. 그들은 “이민이 아닌 교육을”이라고 쓰인 노란색 티셔츠를 입었다. 이는 높은 등록금 때문에 많은 학생들은 학업을 포기하거나 외국으로 이민을 가야 한다는 의미를 뜻한다.

영국의 “등록금과 삭감에 반대하는 전국캠페인”(The National Campaign Against Fees and Cuts, http://anticuts.com)에 따르면 아일랜드 학생조합(USI) 의장 게리 레드몬드는 “학생운동이란 잠자던 거인이 깨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오랫동안 학생들은 정부의 희생양이 돼 왔다. 하지만 운동은 이제 깨어났으며 더 이상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자신들이 아일랜드의 희망이자 미래이지만 정부에 의해 포기됐다고 말했다.

더불어 더블린대의 학생 대런 커개빈은 “우리 교육은 잔혹하게 삭감됐지만 대학경영자들은 계속 보너스를 받는다. 이것은 대학상황이 얼마나 나쁜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등록금을 낼 수가 없다. 이것은 자유로운 교육을 위한 싸움이다”라고 말했다.

영국의 "등록금과 삭감에 반대하는 전국캠페인"은 아일랜드 학생들에 대한 완전한 지지와 연대를 표명했다.

아일랜드는 수백억 유로에 달한 은행 구제기금 때문에 심각한 국가부채를 지게 됐다. 전체 국가부채는 1600억 유로이며 이는 아일랜드 국민총생산의 100%이다. 또한 올해 국가재정 적자는 국민총생산의 32%에 달했다. 유럽연합 협약에 따라 2014년까지 아일랜드는 국가적자를 다시 국민총생산의 3%까지 낮춰야 한다. 최근 독일 메르켈 총리는 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 국가부채 협약을 달성하지 못한 국가들에 대해 강한 제재 조치를 제안한 바 있고 이는 합의됐으며 머지않은 시일내 구체적인 제재조치안이 결정될 예정이다.

최근 아일랜드 경제 상황을 분석한 오스트리아 언론 쿠리어(Kurier)에 따르면 아일랜드의 경제는 계속 수축 중이다. 이미 첫번째 긴축조치 시행 이후 민간 소비는 붕괴했다고 전해진다. 과열됐던 부동산시장은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더블린의 건축공사 현장은 정지돼 있다. 고급 주택과 아파트는 구매자를 만나지 못하거나 자금조달에 살패한 상태다. 실업률은 경기침체 전과 비교해 약 2배에 해당하는 14%로 뛰어올랐다. 약 4만5천명이 내년에 아일랜드를 떠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얼마나 많은 정부기금이 앵글로 아이리쉬 은행과 같은 금융권에 실제적으로 필요한지는 아직까지 분명하지 않다. 좌파 야당은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다.

* 3일 학생시위의 주요 장면은 -> 이곳 <- 에서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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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 학생운동 , 긴축조치 , 등록금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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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

    제목에 등록금 삭감..이거 이상한거 같아요.
    첨에 제목만 보고, 등록금 삭감하는데 웬 투쟁? 이랬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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