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5일 발표한 지난해 12월 식품가격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최대는 식량폭동까지 낳았던 2008년 6월이었다.
FAO는 식품 가격이 더 상승할 것으로 보여 2007~08년에 일어난 것과 같은 식품을 둘러싼 폭동이 재발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압돌레자 압바시안 FAO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식품) 가격이 상승하고, 최고치를 웃돌았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2007~08년 식량 폭동의 재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FAO에 따르면 육류, 낙농 제품, 옥수수, 식용유, 설탕 등 장바구니 가격지수는 지난해 12월 214.7로 전달의 206에서 4.3% 상승했다. 12월 수준은 FAO가 통계를 시작한 1990년 이후 최고이다. 2008년 6월 지수는 213.5. 이때는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식량부족으로 폭동이 일어났다.
2008년 당시의 식품가격 상승은 석유 등 다른 상품의 가격상승이 이끌었지만, 세계 경기의 악화로 곡물 재배가 다시 증가하면서 가격 상승은 단기적인 것으로 끝났다.
▲ 식품가격 지수 변동 [출처: FAO] |
12월 설탕 가격 지수는 398.4로 전달에 비해 6.7% 올랐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금까지의 최고는 작년 1월이었다. 설탕은 감미료로 수요 증가와 세계적인 재고 감소로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식용유 지수는 8.1% 상승한 263, 옥수수는 6.4% 상승한 237.6로 전달인 11월에는 각각 243.3, 223.3이었다. 육류, 낙농 제품의 상승폭은 0.5%, 0.3%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FAO는 식품 가격 인상요인으로 중국의 수요 증가 및 기상이변과 이에 따른 곡물 작황 부진 등을 꼽혔다. 밀의 경우 작년 여름 러시아의 가뭄에 따른 수확량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가뭄으로 밀 생산이 줄자 수출을 중단시키는 극단적인 조치까지 취해 세계 밀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인도에서 발생한 홍수로 설탕가격은 물론 양파가격까지 폭등하고 있다.
한편, 설탕과 밀의 주요 수출국인 호주도 최근 퀸즈랜드주를 덮친 홍수 때문에 향후 수개월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불름버그] 등에 따르면, 홍수로 인해 석탄생산은 물론 소고기 생산도 억제되고 있어 물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FAO는 “이상 기후를 포함해 여러 불확실성 때문에 곡물 가격이 더 올라갈 수 있다” 며 “남미 지역의 곡물 생산에 문제가 생기면 가격은 훨씬 더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