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서는 아랍 대륙의 민중들

[국제통신] 바레인, 예멘, 이라크, 이란으로 확산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의 추락과 함께 민중봉기의 물결이 중동 아랍세계로 깊숙히 뻗어가고 있다. 예멘에서 뿐만 아니라 리비아, 바레인, 이란 그리고 이라크에서도 사람들이 거리에서 생활조건 개선과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아랍대륙 민중과 어깨를 걸었다. 팔레스타인에서도 17일 수천명이 모여 팔레스타인이 하나가 될 시간이 도래했다며 하마스와 파타흐의 단결을 호소했다.

바레인, "우리는 변화를 원한다"

[출처: http://www.welt.de/]

알자지라, 도이치벨레 등 외신들에 따르면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14일 정권에 맞서 시위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날 1명이, 이 다음 날, 전날 목숨을 잃은 시위자의 장례행렬 중 경찰 발포에 의해 또 다른 한 명이 그리고 17일에는 급기야 적어도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첫날 시위자 1인의 사망 후 바레인 국왕은 사과하고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위자들은 흩어지지 않았다. 특히 이들은 마나마 도심의 “진주 에움길(Roundabout)”을 점거하고 이를 바레인의 타흐릴 광장으로 만들하고자 했다.

16일, 바레인 국왕 하마드 빈 이사 알 칼리파는 보기 드물게 방송회담을 가졌고 “우리 사랑하는 아들 2명의 죽음”에 대한 애도를 표현했고 위원회가 살인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위자들은 너무 늦었다는 반응이었다. 바레인 인권센터의 대표 나벨 라잡(Nabeel Rajab)은 알자지라에 “사람들은 단지 살인 2건에 관한 조사만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변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시위자들은 그들의 주요 요구가 바레인이 독립한 1971년부터 집권해온 국무총리 샤익흐 크할리파 빈 살만 알-칼리파의 사퇴라고 말한다. 또한 정부가 약속했던 정치수 석방 그리고 새 헌법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알자지라는 빈곤, 높은 실업률과 함께 수니파의 정부 독점이 시이파 사이에서 불만을 높여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는 시위자들의 요구에 대해 폭력으로 대응하고 있다. 16일밤 무장한 경찰은 “진주 에움길”에서 자고 있던 시위자들의 농성장을 공격했고 이때 적어도 4명이 사망했으며 수십명이 부상당했다. 알자지라 통신원은 17일 “충돌이 더 이상 한 곳에 제한되지 않고 다른 도시로 퍼져나갔다”고 말했다. 부상자들이 병원에 가득하며 이들 중 몇몇은 총상으로 인해 심각하게 다쳤다. 심지어 의사와 비상대기근무자들 또한 이들이 부상자들을 돌보려 하는 동안 경찰에 의해 짓밟히기도 했다.

시위자들을 해산시키려 사용된 최루탄으로 추정되는 굉음이 도시 곳곳에서 들렸다. 최근 보도에서 알자지라 통신원은 군대가 거리를 순찰하고 있으며 수도에는 팽팽한 고요가 엄습했다고 보도했다. 야당은 정부의 경고 없는 공격이라고 규정하고 맹비난했다. 현재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는 군대와 탱크가 주둔하고 있다.

리비아, "모든 민중은 거리로 나오라"

카다피 정권의 리비아에서는 17일 “분노의 날” 시위가 진행됐다. 정부는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할 경우 발포할 것이라고 협박했지만 사람들은 경찰의 진압을 문제시하지 않고 4개의 도시에서 시위를 감행했다. 시위 중 수백명의 사람들이 리비아 베이다의 동부 도시에 있는 경찰서 전초지에 불을 질렀다. 시위자들은 “민중은 정권의 끝을 원한다”고 함께 외쳤다.

“베이다의 모든 민중은 거리로 나오라”고 페이스북에서의 시위 호소한 후 체포됐었던 25세의 라비 알-메스라티(Rabie al-Messrati)는 말했다. 이들의 온라인 호소는 지난 며칠 동안 빠르게 확산됐다.

한편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120킬로미터 떨어진 첸탄의 서부에서 수백명의 사람들은 거리를 가로질러 행진했고 보안초소들과 경찰서에 불을 질렀다. 또한 이들은 도시의 중심가에 천막을 쳤다. 활동가들은 정부지지자들 그리고 경찰과 충돌했고 이때 경찰은 고무탄을 발포했고 물대포 또한 투입했다.

16일부터 현재까지 적어도 14명이 정부 지지자와 시위자들 사이의 충돌 시 사망했다. 뉴욕 인권감시센터는 리비아 당국이 반정부 시위를 준비하던 14명의 활동가와, 작가 그리고 시위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지난 주 시위들이 벌어지자 리비아정부는 식료품비를 인하했고 대부분은 이슬람연합에 속한 110명을 석방한 바 있다.

최근 시위는 명백한 이유없이 체포된 한 인권변호사 구금에 항의한 15년전 대학살 피해자 유족들의 시위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15년 전 아부슬림 교도소에서 비인간적 조건에 대한 항의를 문제로 총살당한 희생자 1천2백명 유족들의 대표이다. 당시 살해된 이들은 감옥 내 그리고 트리폴리의 공동묘지에 묻혔다. 희생자의 유족들은 책임자가 처벌돼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예멘, 18일 분노의 날로 시위 고조

예멘에서는 1주일 전부터 32년 간 통치해온 알리 압둘라 살레 정부와 빈곤에 맞선 시위가 지속 중이다. 시위로 인해 그는 2013년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6일에는 서부 도시 아덴에서 2명의 시위자가 사망했다. 수도 사나에서는 1천5백명의 반정부 시위자들과 정부 지지자들이 충돌해 적어도 40명이 부상당했다. 당시 수백명의 대학생들은 대통령궁전 근처 알-사비네 광장을 향해 출발했으나 막대기, 돌 그리고 단검으로 무장한 정부지지자들에 의해 공격받았다. 시위자들은 돌을 던지며 대응했고 행진을 시작한 사나 대학에서는 폭력이 벌어졌으며 경찰은 경고사격을 했다. 지역에서 시위자들은 경찰에 돌을 던졌고 타이어와 차량에 불을 질렀으며 지방정부청사로 몰아쳤다.

“경찰들은 시위자와 정부 지지자들을 분리하려 시도해 실탄으로 해산시키고 있다. 이는 18일 진행될 ‘분노의 날’에 대한 매우 긴장된 상황을 나타낸다”고 알지지라는 보도했다.

예멘에서 신뢰를 받는 이슬림 성직자 조직은 나라를 혼란으로부터 구하기 위해선 전국적으로 통일된, 6개월 이내 선거에 의해 주요 부처를 대표하는 과도연합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유혈의 살육이 없다면 이 운동들은 예멘을 이집트와 튀니지와 같은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들로 인해 알리 압둘라 살레 수반은 계획됐던 미국 방문을 연기했다.

예멘에는 2천3백만이 살고 있으며 인구의 40%가 하루에 2달러 이하로 생계를 유지하고 3분의 1이 만성적인 배고품에 시달리고 있다.

이라크, 지방정부청사 점거

  시위중인 이라크 민중들 [출처: http://english.aljazeera.net]

16일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2천명의 사람들이 질낮은 서비스를 문제로 지역정부청사를 공격하고 불을 질렀다. 이때 경찰과 시위자들의 충돌과정에서 3명이 목숨을 잃었고 30명이 부상당했다. 살해된 이들 중에는 가슴에 총을 맞고 사망한 16세 소년도 포함됐다.

사람들은 16일 돌을 던지며 시위를 벌였고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160칼로미터 떨어진 와시트 지방 정부청사를 점거했다. 지방지사 사옥을 비롯해 3개의 정부 건물이 불에 탔다.

당국은 와시트위원회에 의해 고용된 사설 경비대가 군중에게 직접적으로 발포했고 경찰과 군인은 시위자들을 단념시키기 위해 공중으로 발포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사설경비대였다. 단지 그들만이 시위자들을 쏘았다. 그들은 법을 어겼다”고 경찰 관계자는 AFP통신에 말했다.

쿠드의 경찰정보부의 모하메드 살레흐는 “사설경비대에 대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지만 이는 상황이 잠잠해진 후에 진행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위자들은 전기와 수도 등 질낮은 기본 서비스를 이유로 지방지사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란, 이집트와 튀니지 혁명 연대 시위

도이치벨레에 따르면, 이란에서는 이집트에서의 시위운동에 대한 연대를 위해 14일 테헤란과 다른 도시들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이때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에 의해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한 16일에는 테헤란에서 살해된 시위자 장례식에서 정부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간의 충돌이 벌어졌다.

15일 이란 국회에서 290명의 국회의원중 229명은 시위를 발의했던 반정부 지도자 무사위와 카루비에 대한 처형을 요구했다. 서구의 도움을 받아 시위를 조직했다는 이유다. 이들은 현재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정부를 향해 “민중으로부터 들어라”고 요구하고 있다. 메흐디 카루비는 자신의 인터넷 페이지에 “나는 그들에게 경고한다. 너무 늦기 전에 귀를 열어라”고 기록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시위들을 “민중의 승리”로서 표시했다. 지도부는 민중들로부터 권력자들을 떼어논 튀니지와 이집트 사건의 교훈을 쫓아야 한다고 그는 적었다.

18일 테헤란에서는 이란 정부가 촉구한 바 있는, 반정부지도자들에 대한 “분노와 증오”를 나타내기 위한 대규모집회가 예정돼 있다.

미국은 이집트 그리고 친미적 타 아랍정권에서의 봉기와는 다르게 이란 반정부시위를 분명하게 지지하고 있다. 이란에서 시위가 벌어진 후 몇 시간 만에 힐러리 장관은 정부반대자들에게 찬사를 보내며, “우리가 오늘 이란에서 목격하는 것은 이란 민중의 용기의 증거이며, 이란 정부의 가식에 대한 비난이다”라고 말했다.
태그

중동 , 아랍 , 혁명 , 튀니지 , 바레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정은희(객원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