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교육감, 학생인권조례 있으나마나”

학생인권 실종신고...“청소년은 ‘지금’ ‘여기’서 행복해야”

진보교육감이 당선되고,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됐지만 청소년들의 삶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학교에서는 여전히 두발규제, 강제야자가 질긴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체벌도 공공연히 이루어진다. 이에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19일 청계광장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실종신고:제대로 된 교육과 학생인권을 찾습니다’ 집회를 열고 학생인권이 실종된 현실을 규탄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백여 명의 청소년들은 자유발언 등을 통해 자신들의 인권부재 현실을 고발하고, 실종된 인권을 되찾기 위해 △중간기말부터 수능까지 시험 폐지 △입시경쟁 및 학벌 폐지 △교육예산 확보 △학교운영에 학생참여권 보장 △차별금지 및 학생 인권 보장 등 다섯 가지 요구를 소리 높여 외쳤다.


경기도 의정부지역의 한 고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은 “작년에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발표돼서 학교가 많이 바뀔 줄 알았는데 우리학교는 아직도 핸드폰을 걷고, 주변 다른 학교는 심한 체벌도 하고 두발규제도 하는 등 별로 바뀌는 게 없다”며 “이렇게 된 데는 교육청에도 책임이 있지만 우리 학생들도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인권침해를 당하고도 그냥 바라보기만 하고 교육청에서 알아서 해주겠지 하는 생각이 문제”라며 “누군가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할 때 저항함으로써 우리 모두의 힘으로 학생들의 인권이 보장되는 학교를 만들자”고 말했다.

‘레스’라는 별칭을 사용하는 청소년도 “서울지역의 학생인권조례 서명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소년 스스로 행동하고 인권침해 상황에서 싸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에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운동을 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조례라는 수단을 통해 누리게 한다는 현실 역시 반인권적 상황”이라며 청소년들의 직접행동을 촉구했다.


한 대학생도 자유발언을 통해 청소년들의 ‘행동’을 독려했다. 그는 “청소년일 때 일제고사 반대 집회에 참여했었는데, 당시에 ‘그런 거 해봤자 현실을 바꿀 수 있냐’면서 무시하던 교사들에게 더 당당하게 내 권리를 말하지 못했던 게 후회가 된다”며 “우리가 잘하면 잘못된 교육제도를 바꿀 수 있다. 지금 자유롭지 못하면 대학 가서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은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문자발언’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도 했다. 한 청소년은 “당신들이 우리를 숫자로 평가하면 우리도 당신들을 숫자로 평가해야 하나요”라는 문자로 배움의 즐거움을 막고 학생들을 서열화하는 시험에 대해 문제제기 했으며, 한 청소년은 “교육은 교육적이어야 해! 인권이 비교육적인 거야?”라며 인권이 배제된 한국 교육 현실에 물음표를 남겼다.

이들은 또 “청소년, 지금 여기에서 행복해져야 합니다” “미래가 아닌 지금 모두가 상처받지 않고 행복한 학교 만들어 나갑시다”라며 더 이상의 행복의 유예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