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집회에 참석한 백여 명의 청소년들은 자유발언 등을 통해 자신들의 인권부재 현실을 고발하고, 실종된 인권을 되찾기 위해 △중간기말부터 수능까지 시험 폐지 △입시경쟁 및 학벌 폐지 △교육예산 확보 △학교운영에 학생참여권 보장 △차별금지 및 학생 인권 보장 등 다섯 가지 요구를 소리 높여 외쳤다.
경기도 의정부지역의 한 고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은 “작년에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발표돼서 학교가 많이 바뀔 줄 알았는데 우리학교는 아직도 핸드폰을 걷고, 주변 다른 학교는 심한 체벌도 하고 두발규제도 하는 등 별로 바뀌는 게 없다”며 “이렇게 된 데는 교육청에도 책임이 있지만 우리 학생들도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인권침해를 당하고도 그냥 바라보기만 하고 교육청에서 알아서 해주겠지 하는 생각이 문제”라며 “누군가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할 때 저항함으로써 우리 모두의 힘으로 학생들의 인권이 보장되는 학교를 만들자”고 말했다.
‘레스’라는 별칭을 사용하는 청소년도 “서울지역의 학생인권조례 서명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소년 스스로 행동하고 인권침해 상황에서 싸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에서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 운동을 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조례라는 수단을 통해 누리게 한다는 현실 역시 반인권적 상황”이라며 청소년들의 직접행동을 촉구했다.
한 대학생도 자유발언을 통해 청소년들의 ‘행동’을 독려했다. 그는 “청소년일 때 일제고사 반대 집회에 참여했었는데, 당시에 ‘그런 거 해봤자 현실을 바꿀 수 있냐’면서 무시하던 교사들에게 더 당당하게 내 권리를 말하지 못했던 게 후회가 된다”며 “우리가 잘하면 잘못된 교육제도를 바꿀 수 있다. 지금 자유롭지 못하면 대학 가서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은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문자발언’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도 했다. 한 청소년은 “당신들이 우리를 숫자로 평가하면 우리도 당신들을 숫자로 평가해야 하나요”라는 문자로 배움의 즐거움을 막고 학생들을 서열화하는 시험에 대해 문제제기 했으며, 한 청소년은 “교육은 교육적이어야 해! 인권이 비교육적인 거야?”라며 인권이 배제된 한국 교육 현실에 물음표를 남겼다.
이들은 또 “청소년, 지금 여기에서 행복해져야 합니다” “미래가 아닌 지금 모두가 상처받지 않고 행복한 학교 만들어 나갑시다”라며 더 이상의 행복의 유예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