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무상교육!”...칠레 학생들의 폭발적인 교육투쟁

[국제통신] 노동조합, 교육투쟁 지지 전국 총파업 벌여

24일 칠레 노동자들이 2일간의 전국 총파업에 나섰다. 수도 산티아고의 수많은 지역에는 바리케이트가 설치됐고 주요 도로는 봉쇄됐다. 최루탄과 물대포로 진압을 시도하는 경찰력에 대해 시위대들은 화염병과 돌로 맞섰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칠레 노동자들의 전국 총파업은 노동조합들과 좌파정당 그리고 학생동맹들의 주도했으며, 이들은 새로운 노동권 확대, 사유화된 연금보장제도의 국유화, 건강과 교육제도 내 공공기관 설치를 위한 헌법과 관련법 개정을 요구했다. 특히 노동조합들은 이번 파업을 통해 지난 3달 간 대대적으로 확산돼온 청소년 학생들과 대학생들의 교육투쟁을 지원하고자 한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파업노동자들에 대해 자국내 안전 지속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1937년에 도입된 국가보안법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파업 시위는 24일 오후 수많은 도시에서 시작됐다. 23일 오전부터 경찰로부터 시위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시위대들은 미리 바리케이트를 설치했다. 24일 오후 수도에는 2천명 가량의 경찰이 배치됐다. 정부 요지에는 준군사적인 제복경찰(Carabineros)이 방어했다.

  8월초 벌어진 학생 시위 중 [출처: http://cryptome.org/info/chile-protest/chile-protest.htm]

지난 3달간 수십만 명의 청소년과 대학생 그리고 교직원들은 교육조건 개선과 정의로운 교육제도 도입을 위해 시위를 벌어왔다.

8월 21일에는 100만 명이 거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칠레 대학생들은 등록금으로 1년에 약 66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학생들은 거리와 학교와 대학을 점거했으며 매일 아침 조깅시위, 춤시위, 좀비시위 그리고 키스시위 등 다양한 시위 행동으로 주목을 모아왔다. 거리 행진과 시위 중 학생들은 바리케이트로 공간을 확보했고 경찰과 대치 중 불을 지르고 투석전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로 무상교육을 요구하는 학생들을 내리 눌렀다. 거리에서의 시위행동과 함께 8월 24일을 기준으로 일부 고등학생들은 35일 동안 단식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폭발적인 시위 과정에서 현재까지 적어도 1천명의 학생들이 이미 구금됐으며 수십명이 부상당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100명의 경찰도 시위 진압 중 부상당했다.

칠레 교육사유화 과정은 군사독재자 피노체트 아래 시작됐다. <융예벨트>에 따르면 그는 1981년 무상교육을 폐지하고 교육제도에 대한 비용을 지방과 지역으로 떠맡겼다. 90년대 초, 법적으로 교육제도는 자유를 최고의 교육 원리로 정의한 교육법에 의해 사적 경제에 놓여졌다. 이 법은 독재의 마지막 날이었던 1990년 3월 19일 통과됐다. 이러한 교육 사유화 정책에 따라 현재 칠레 대학생들은 1년에 약 66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학생들은 아르바이트, 국가대부 또는 은행대부를 통해 이를 충당하고 있다.

학생들 뒤에는 교사, 교수, 학부모,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이 지원하고 있으며, 시위는 전국으로 퍼졌고 점점 많은 사회 단체들이 교육투쟁에 함께 하고 있다. 15만명이 거리에 섰던 지난 8월 10일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은 <유로뉴스>에서 “내 손녀는 대학생이다”라며 “나는 내 손녀를 지지한다. 나는 무상교육을 원한다. 지금 많은 학생들은 돈때문에 매우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시위로 인해 정부 지지도는 26%로 곤두박질쳤다. 시위가 확산된 후 이미 2번의 개각이 단행됐으며, 2번째에는 교육부를 포함해 모두 8명의 장관이 교체됐다.

<융예벨트>에 따르면 청소년과 대학생들의 시위 확대에 따라 칠레 정부는 공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 장학금 확대, 등록금 대부 절차 간소화 정책으로 회유했다. 정부의 발표안에 대해 학생들은 즉각 “겉핥기”라고 거부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학생 수십명의 단식투쟁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이후 교육부장관은 다시 등록금 대부이자를 5.3%에서 2%로 삭감하는 개선안을 통해 완화조치를 취하고자 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 또한 거부했다. 이때 학생 대표 카밀라 바예호(Camila Vallejo)는 “우리는 이 체제를 개선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변화되어야만 한다”고 대응했다. 최고 법원은 학생동맹 대표 카밀라 바예호에 대한 경찰 보호를 명령했다. 지리학을 공부하는 23세의 그녀는 코뮨주의 학생단체 소속이며 여러 달 동안 지속된 격렬한 시위의 상징적 인물이다. 이 때문에 그녀는 극우파로부터 살해위협을 받고 있으며 그녀의 집은 습격되기도 했다.

칠레의 교육투쟁은 애초 10대 청소년들의 봉기로 시작됐다. 2006년 100만 명 이상의 청소년들이 무상교육과 입학제한 폐지를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고 교육투쟁에 불을 지폈다. 이후 청소년들의 투쟁에 대학생들이 손잡았고 이제 노동조합까지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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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 교육투쟁 , 계급연대 , 청소년 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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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뎡야핑

    우와... 멋있다 실제로 돈을 내는 부모가 아니라 청소년들이 먼저 거리에 나온 것!! 투쟁이 확산되고 있는 것!! 그런데 암튼 무섭네염 극우파로부터 살해위협이라니-_-

  • 뎡야핑

    리트윗 눌렀더니 새창에서 같은 기사가 뜨는 것은 나 뿐인가...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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