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확산되는 월스트리트 점거운동

[국제통신] 1%에 맞선 99%의 반격...10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시위 계획

월가점거운동이 미국 전역 그리고 세계 곳곳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기업의 탐욕"에 맞서 빼앗긴 99%의 공동 행동을 외치며 시작한 뉴욕 월가 점거운동에 발맞추어 8일을 기점으로 미국 내 70개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으며 여기에 6백개 사회단체들이 참여했다. 세계 1000개 이상의 도시에서도 월가점거운동에 함께하는 시위를 진행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다.

[출처: http://www.marxist.com/]
전미주로 확산: "기업의 탐욕에 맞서라"

점거 시위의 거점인 뉴욕 맨하튼의 은행지구 주코티 공원 점거는 4주를 넘어서고 있다. 5일에는 2만 명의 사람들이 월가로 몰아쳤다. 시위자들은 광장을 막고 브로드웨이를 따라 시위했다. 경찰과의 대치 중 이날 7백여명이 연행됐다. 8일에는 시위대 1천여 명이 주코티 공원에서 그리니치 빌리지 중심에 있는 워싱턴 스퀘어 파크까지 행진했다. "계급전쟁, 모든 전쟁을 끝내라", "민중에게 권력을",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을 멈추라", "은행들이 지불하게 하라" 그리고 "모든 곳을 점거하라" 등의 구호와 푯말들이 나타났다.

<타즈> 9일자에 따르면 워싱턴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침략 10주년을 계기로 진행된 반전시위와 함께 진행됐다. 주말 2개의 공원이 점거됐고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재판 외 살인"과 전쟁에 맞서 약 1천명의 사람들이 워싱턴 도심을 통해 행진했다. 자유광장에서의 총회에서 점거자들은 비폭력 저항을 발전시키자고 결정했다. 무대에는 미국 헌법의 첫번째 문장이 걸렸다. "나는 나의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다. 아이들이 크면 이들은 다른 어머니들을 죽일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현수막이 보였다. 한편 8일 국립항공박물관은 시위자들이 미사일 전시 반대 시위로 문을 닫았다. 박물관 경비들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 스프레이를 뿌렸고 이에 따라 몇몇 시위자들은 부상당했다. 시위대들은 또한 "노동자에 대한 전쟁을 멈추라"라고 외쳤다. 9일 이 점거자들은 백악관으로 이동하여 시위를 벌였다. 시위자들은 대기업, 특히 은행과 로비스트들 편에 선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필라델피아에서는 약 1천명의 시위자들이 시청 인근에서 행진했으며 '기업은 정치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했다. 지역 노동조합은 이 운동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시위대들은 지난 5일부터 시청 앞에서 시위중이다. 일부는 캠핑을 시작했으며 8일에는 30여개의 텐트가 쳐졌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약 백명이 아메리카뱅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월가 범죄자들에게 신물난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노르트 캐롤리나의 윈스턴샐럼에서는 아메리카뱅크 그리고 웰스파고(Wells-Fargo)의 퇴거요구소송에 맞서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플로리다의 잭슨빌에서는 약 2백명이 시위를 벌였다. 시애틀에서는 노동조합의 제안과 함께 5백명이 시위를 벌렸다.

세계 곳곳에서 점화

특히 월가점거운동 초기부터 나타났던 국제공동행동 경향은 이제 뚜렷한 곡선을 지도에 그려가고 있다. "함께 점거를(Occupy Together)" 웹사이트에 따르면 9일 1000개 이상의 도시에서 1%에 맞선 99%의 운동을 계획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긴축조치에 반대하는 삭감반대운동(Uncut)과 함께 "런던증권거래소 점거운동"이 조직되고 있다. 이들의 페이스북에는 6천명 이상이 함께 했고 10월 15일 패턴오스터 광장 점거를 계획했다. 9일에는 영국공공의료제도(NHS)에 대한 신자유주의적 개혁에 맞서 웨스트민스터 교량이 점거됐다. 2천명의 삭감반대운동 활동가들과 보건노동자들이 함께 시위를 했다. <가디언> 9일자에 따르면 "오늘 모든 의사, 간호사, 환자, 대학생, 노동조합, 은퇴자 그리고 어린이들이 함께 시민 불족종 운동을 하고 있다"고 시위자 중 한 명은 말했다.

독일에서도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등 시위가 계획됐다. 특히 독일 좌파당은 월가 점거운동을 공식 지지하고 독일의 은행 점거 운동을 예고했다. 미국에서 월가가 점거된다면 독일에서 독일은행과 상업은행이 점거되는 것은 예측되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사민당의 랄프 슈테그너(Ralf Stegner)는 좌파당에 대해 시위를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독일 아딱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 중앙은행에 맞선 시위를 제안했다. 베를린에서는 독일총리공관 앞에서 시위가 진행될 예정이다.

스페인에서는 민주주의운동 네트워크인 "지금 진짜 민주주의를!(Democracia Real Ya!)"이 거리에서 시위할 계획이다. 이 네트워크는 이미 5월 높은 실업률과 긴축조치에 반대하여 전국적 시위를 벌인 바 있다.

호주 "멜버른 점거" 운동은 10월 15일 도시 광장에서의 시위를 계획하고 있으며, 유사한 운동이 시드니, 브리즈번과 퍼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스위스에서도 금융제도를 문제로 월가점거운동에 연대하는 시위가 진행될 계획이다.

경제불평등과 금융자본에 맞선 세계 곳곳의 저항행동은 10월 15일을 기점으로 공동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더블린, 마드리드 부에노스 아이레스 그리고 홍콩 등 15개국 이상에서 집회가 일어날 계획이다.

학생들과 노동운동 참여로 고조

[출처: www.guardian.co.uk]
처음에는 주춤했던 월가점거운동의 빠른 확산 뒤에는 학생들과 함께 노동운동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국제맑스주의경향(International Marxist Tendency)의 앨런 우즈(Alan Woods)는 6일자 기고에서 애초 "시위자들의 대다수는 학생이었다"고 "학생들이 계급투쟁에서 독립적인 역할을 할 수 업을지라도 그들은 항상 사회에 깊이 조용하게 축적되고 있는 긴장과 모순을 반영하는 민감한 바로미터이다. 역사적으로, 학생들은 항상 먼저 움직였다. 그들은 대중의 운동을 앞지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처음에 언론들은 광대와 좀비로 분장한 사람들을 조명하며 시위자들을 히피족과 별난 사람들의 집단으로 묘사하려 했"지만 "뉴욕 금융거리를 통해 행진하는 시위대들에 수천명의 노동자와 노동조합 조합원이 합류하자 (언론들의 왜곡은) 즉시 무시됐다"고 평가했다.

그에 따르면 적어도 39개의 노동조합과 사회운동조직들이 5일 행진에 참여했다.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노동조합회의(AFL-CIO), 뉴욕의료노조(SEIU) 그리고 미국화물트럭노조(the Teamsters)를 포함하여 상당수의 핵심 노동조합들이 월가점거운동을 지지했다. 통신노동조합, 자동차노동조합, 보건노동조합, 공공부문노동조합이 참여했다.

60만 교사를 대표하는 뉴욕공공교사연합도 참여했다. 4일 한 인터뷰에서 교사연합의 대변인 칼 콘(Carl Korn)은 월가점거운동을 지지하며 이는 불평등한 소득, 공공교육에 대한 투자 그리고 부자에 대한 지불에 문제를 제기하는 운동이라고 밝혔다. "교사들과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다른 99%를 대표한다. 그들은 1%가 아니다"라고 그는 강조했다.

앨런 우즈는 이에 대해 "조직된 노동자들의 참여는 가장 중요한 발전과 전환점을 나타낸다"며 "노동조합의 참여는 경제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보다 집중시킬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한편 총파업 기능성도 시사되고 있다. 월가점거운동 향후를 전망하며 <알자지라> 8일자에 기고한 니콜라스 코츨로프(Nikolas Kozloff)는 "'중단하라(shut it down)'을 외치는 월가점거운동을 보면, 많은 시위자들이 이미 특정한 생각을 하고 있다"며 "나에게, 그것은 맨해튼에서 제대로 진행됐던 경우, 뉴욕에서 일반적으로 사업에 매우 심각하게 나타났고 무거운 경제적 손실을 줄 수 있었던 총파업을 연상시킨다"고 기록했다. 이어 그는 "총파업은 월가점거운동에게는 노동자, 학생, 전문가 그리고 퇴직한 사람들을 몰입시키는 기회를 제공하며 완전한 고조를 야기할 것이다"라는 노동조합 컨설팅회사인 록커연합의 대표 마이클 록커(Mike Locker)의 말을 전했다.

공격하는 미국 공화당

월가점거운동에 미국공화당은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6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서 허먼 캐인 공화당 예비대선후보는 시위자들을 "반자본주의"라고 비난하고 "월스트리트를 욕하지 말라. 거대은행을 비난하지 말라. 일자리가 없다면, 그리고 네가 부유하지 않다면, 너 스스로를 비난해라"고 덧붙였다.

에릭 캔터 미국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7일 잇따라 시위자들에 대해 "월스트리트와 전국의 다시 도시들을 점거하며 증가하는 폭도들"이라고 묘사했다.

미국 공화주의자 올린 해치(Orrin Hatch)는 시위가 사회적 소요로 성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시위들은 오바마의 대중주의적 정책에 의해 선동됐다고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민주당은 이용

공화당과는 반대로 민주당은 이해와 공감을 표시하고 나섰다. 그러나 민주당은 금융자본과의 거리는 안정적으로 유지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월가점거운동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앨런 우즈에 따르면 오바마는 "사람들이 절망하고 있다. 시위들은 우리 금융제도의 기능방식에 대한 폭넓은 좌절을 표현한다"고 6일 말했다. 그러나 우즈는 오바마가 은행에 7500억 달러 구조기금을 옹호하고 "우리의 성장을 위해 강하고 효과적인 금융부문"을 위한 지원을 확언했다며 민주당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또한 <뉴욕타임즈>의 보도에 기초해 오바마 민주당 전략가들은 좌파 시위를 통해 전국 차원에서 "티파티"에 맞서는 정치적 상승기류를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것은 매디슨이다, 카이로다, 그리고 튀니스다"

앨런 우즈는 "시위자들은 경제적 불평등, 실업 그리고 생활수준의 후퇴에 분노하고 있다"며 "전례 없는 이번 시위는 수천명의 국회의사당 점거로 최고점에 달했던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의 대규모 시위와 동맹파업에서 이미 폭발했던 미국 사회에 축적됐던 분노, 괴로움 그리고 좌절에 대한 표현"이라고 시위의 맥락을 짚었다.

또한 그는 월가점거운동이 "아랍혁명이 가장 선명한 표현이었던 일반 세계적인 투쟁의 부분"이라며 그 미국 통신 노동자 밥 매스터(Bob Masters)가 작성한 성명을 전했다: "이것은 매디슨이다. 카이로다. 그리고 튀니스다."

그러나 앨런 우즈는 월가점거운동에 노동운동의 참여는 "중요한 시작점"이지만 "아직 충분치 않다"며 독립적 노동자정당 운동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노동자들이 민주당과의 모든 관계를 끊을 시기이며 노동조합에 기초한 독립정당을 세울 시기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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