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계열사 노조 간부 사망..."살려내라"

추모 촛불문화제 열고 회사와 첫 면담진행, 사장 안 나와

희망연대노조가 케이티씨에스(KTCS) 전 모 지부장을 추모하는 촛불문화제를 열고 회사의 책임을 촉구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KT의 계열사인 KTCS와 KTIS로 구성된 희망연대노동조합은 지난 26일 오후 8시부터 대전에 위치한 케이티씨에스본사 앞에서 전 모 지부장의 죽음을 애도하고 회사의 책임을 촉구하는 ‘추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희망연대노조 조합원과 민주노총 대전본부 조합원 등 약 150여명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

지난 10월 24일 공주경찰서는 지난 3일 밤 전소된 차량 안에서 발견된 시신이 전 모 희망연대노조 케이티씨에스지부장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유족들에게 통보했다. 사망 사인에 대한 조사결과는 이번 주 중으로 발표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희망연대노조와 유가족들은 지난 3일 사고 발생 이후에 케이티씨에스사측에 사태해결과 사과를 받기위한 면담을 요구했으나 단 한 차례도 이루어 지지 않다가, 이날 처음으로 공식적인 면담이 성사되었다. 하지만 면담 자리에 결정권자인 사장이 나오지 않아 반쪽자리 면담이 되었다.


면담과정에서 회사는 고인에 대한 공식적인 사인이 발표되면 문제해결에 나서겠다고 밝혀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의 분노를 샀다. 희망연대노조는 고인의 죽음이 단순한 자살이 아니라 KT와 계열사인 케이티씨에스의 타살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측의 인력 퇴출 프로그램에 따른 사직 강요, 원거리 발령, 임금 삭감 등으로 많은 노동자들이 고통을 받았으며, 유족들도 고인이 콜센터로 발령받은 이후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증언하고 있다.

유가족과 노조는 고인의 죽음에 대해 KT와 ktcs측이 사죄하고 현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질 때까지 장례절차를 진행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안병태 희망연대노조 케이티씨에스지부장직무대행은 “회사는 왜 노동자들을 해고하지 못해 안달이냐”며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모는 회사의 몰염치한 행동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해곤 KT새노조위원장은 “KT에서만 올해 14명이 세상을 떠났는데, 한 직장에서 이렇게 많은 노동자가 사망했다면 그 이유를 따져봐야 한다”며 “이석채 KT회장의 구조조정이 명백하게 사람을 죽인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회사에서 이번 죽음에 대해 직접사인이 무엇이냐고 묻는데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라 고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구조조정이 문제인 것이다”며 “이석채 회장이 가장 먼저해야할 일은 노동자들에 대한 사과이다”고 지적했다.

허영구 투기자본감시센터위원장은 “KT는 민영화되기 이전에 우리사회를 살맛나게 하는 훌륭한 회사였으나 이제는 해외자본이 유입되어 그들과 결탁하고 비정규직을 양산해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며 “결국 우리가 강력하게 투쟁할 수밖에 없으며 이 투쟁을 통해 고인의 원한을 해결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억 희망노조연대위원장은 “십여 년 동안 끊임없이 구조조정 되면서 300여명이 명예퇴직 되었지만 사실상 강제적인 것이었다”며 “직원들을 거리로 내몰고 임금삭감해서 임원들의 배를 채웠다”며 분노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고인이 죽음으로 내몰렸는데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 모 희망연대노조 케이티씨에스 지부장은 2008년 KT에서 명예퇴직을 한 후 계열사인 KTCS부여 플라자센터에서 일하다가 지난 6월부터 사직강요를 받았다. 이를 거부하자 회사는 그를 대전에 위치한 콜센터 파견업무로 전환 배치해 10월 4일 자로 발령을 내렸으나, 출근 하루 전인 3일 밤 연락이 끊겼고 공부-부여 방면 도로변에서 차량전소상태로 발견되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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