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이집트 反군부 시위

[국제통신] 이집트 군부 유혈진압으로 9명 사망, 수백 명 부상

무바라크를 몰아낸 이집트 민중이 다시 군부타도를 위해 일어선 가운데, 군부는 유혈진압으로 대응해 사상자가 속출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20일(현지사간) 적어도 9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당했다. 주말 시위자들과 경찰 간의 충돌은 지난 2월 시위 이후 가장 심각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카이로뿐만 아니라 수에즈와 아스완, 알렉산드리아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알렉산드리아에서는 수백 명이 경찰서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돌을 던지고 차량에 불을 질렀다. 해커들은 일방적인 보도에 대한 항의로 이집트 국영방송 인터넷페이지를 공격했다.

[출처: http://www.nytimes.com/]

19일 경찰이 타흐릴 광장의 천막농성을 해산시킨 후 상황이 고조됐다. 지난 18일 수백여 명이 과도정부의 헌법기준안에 맞선 무기한 시위와 군부 타도를 위한 호소에 나서며 천막농성장을 세워졌다. 무슬림부터 자유주의자 등 모든 층이 참여했다. 광장 농성장 해산 후 경찰 진압 소식은 빠르게 퍼졌으며 19일 저녁에는 점점 많은 활동가들이 모여들어 광장을 다시 점거하려고 시도 했다. 이들에 대해 경찰은 곤봉과 최루가스 그리고 고무총으로 유혈진압을 자행했고 이때 2명의 사망자와 수백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시위자들은 군부가 행정권을 내놓을 수 있도록 가능한 빨리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도록 요구했다. 또한 군부의 위헌적인 규칙에 반대했다. 이집트 군사정부는 2월 11일 이집트 권력을 이양받았고 의회 선거 후 책임을 넘긴다고 밝혀 왔지만 이 일정을 여전히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에삼 샤라프 이집트 총리는 광장의 활동가들에게 떠나라고 요구했다. 그는 타흐릴 광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며 민족과 혁명의 과정이 위협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시위자들은 군부가 떠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알자지라>는 시위 참가자 말을 인용해 "우리의 요구는 단순하다. 군부는 물러나고 시민들에 의한 의회로 대치돼야 한다는 것이다"라며 "어제 폭력은 무바크가 여전히 권력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또한 시위에 참여했던 알 무아타짐 빌라흐(Al-Muatasim Billah)는 20일자 <타즈>에서 "우리는 정부와 군사위원회가 물러날 때까지 이곳에 있을 것이다. 우리는 민간에 의한 국가를 원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또한 경찰이 어떤 도구를 사용했는지에 대한 증거로 그는 미국산 최루가스통과 주머니 속의 고무탄들을 보였다.

한편, 선거 문제에 대한 <타즈>의 질문에 타흐릴 활동가 헤바 힐리미(Heba Hilimi)는 "낡은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투쟁은, 선거가 아니라 거리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지난 금요일(18일) 모든 정치적 계층의 사람들은 군부를 몰아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우리는 민간의 민주적인 국가를 원하며 이러한 합의는 군부를 굴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타즈>는 "선거를 일주일 남겨 둔 상황에서 경찰이 왜 하필 지금 그렇게 혹독하게 시위대에 맞서며 의식적으로 도발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광장의 사람들이 토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선거가 예정된 11월 28일 계획에 따라 개최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적어도 선거를 미룰 가능성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집트 군부는 애초 11월 28일부터 3단계에 걸쳐 총선을 개최하고 이후에는 새 헌법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20일 경찰의 진압 후 수백명의 시위자들은 다시 계속해서 군부에 반대하며 타흐릴광장을 재점거하고 있다. <알자지라>는 "시위자들이 떠나지 않을 것이 분명하며 그들은 경찰의 광장 재진입을 막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고 타흐릴광장의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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